월트 디즈니의 역대 애니메이션 작품 중 가장 히트한 ‘효자 작품’을 꼽아보자면 을 빼놓을 수 없다. 은 뮤지컬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는데 뮤지컬 라이온 킹은 97년 5월 브로드웨이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7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고, 브로드웨이에서 최초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흥행작 기록을 얻는 등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16년 개봉된 실사 영화 의 연출을 맡은 존 파브로 감독이 의 실사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하니, 이라는 콘텐츠의 위용과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이 갈 만하다. 그런데 의 빛나는 성공 뒤에 저작권 분쟁 이슈가 있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잘 만들어진 문화콘텐츠는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이 바래지 않는다.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긴 양질의 문화콘텐츠에 우리는 고전(古典)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으로 삼는다. 문화유산이라는 표현이 거창하게 보일 수 있고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콘텐츠가 문화유산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는 우리 현대인이 ‘문화유산’이라고 부르는 고전 작품을 최신 유행의 것으로 즐겼을 과거인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주제와 내용을 다룬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오늘날로 치면 유명 TV 예능프로그램이나 다름없었으며, 우리가 ‘고전 작품’이라고 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소비하는 저작물 중 대표적인 것을 하나 고르면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을 선택하고, 음악을 즐김에 있어 시간이나 장소에 제한받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거리를 걸을 때 주위를 둘러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은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면 반드시 음악이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핑을 하러 가든 병원에 가서 대기석에 앉아 있든 카페에 가든 그 장소에 어울리는 음악이 나온다. 그러나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음향기기와 기록 매체 등이 고가인 탓에 음악은 소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었다. 70년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악다방’이나 ‘감상실’은 어릴 적부터 CD플레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된 핼러윈데이는 일종의 축제적 성격을 띤 기념일로 자리잡은 듯하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핼러윈데이를 따로 챙겨 기념하는 이들을 향해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인 의견과 입장을 표명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 핼러윈데이는 우리가 소비하는 대중문화에 깊이 들어와 비교적 친숙한 느낌을 가진다. 본래 핼러윈데이는 어린이가 귀신 복장 등을 하고 이웃을 방문해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군것질거리를 받는 날이지만, 우리나라의 핼러윈은 주로 20대 젊은이들이 주역이 되어 파티를 즐기는 날이라는 것이 대중적인 인식이다. 지난 10월 마지막 주 주말은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 핼러윈데이를 즐기기 위해 클럽이나 행사장 등으로 이동하는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핼러윈데이는 기본적으로 귀신 분장을
지난 3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승부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대 인간’의 대결이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은 새로운 법적 쟁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대국 이후 알파고의 ‘기보(棋譜)’는 누구에게 저작권이 있느냐가 논란이 되었다. 기보란 바둑에서 두는 수의 순서와 형태의 기록이다. 바둑 교재나 게임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재산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한국기원에 의하면 ‘바둑기사가 땀 흘려 이룩한 기풍이나 철학이 들어가 있으며, 창의성이 발현된 저작물’이다. 바둑의 세계에서 ‘기보’는 상대의 역량과 기풍을 가늠해 볼 수도 있고, 향후 자기가 두게 될 바둑에 참고할 수 있는 간접 경험 데이터이기도 하다. 허나 국내외 현행법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베스트셀러 소설 의 주인공 그루누이는 향기를 구분하고 판별하는 재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인물이다. ‘향기의 천재’라고 불리는 재능에 힘입어 그루누이는 인기 향수의 향기를 그대로 재현함은 물론, 자기 임의로 향을 추가해 더 훌륭한 향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루누이의 향수는 다른 향수 제조자들이 만들어 낸 그 어떤 향수보다 더 큰 인기를 끌게 되고 그루누이(엄밀히 말하면 그루누이의 고용주)는 부와 명성을 얻는다. 이를 현대 저작권법의 관점으로 봤을 때 그루누이가 저작권법을 침해한 게 아닌지, 향수는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향수는 조향사가 자신의 감각과 연구를 기반으로 합성한 것이니만큼 당연히 저작물로 인정될 것 같지만 현재까지 향기를 카피한 경우는 불법으
국가경제의 규모와 개인의 소득수준이 증대하면 할수록 소비의 기준은 자연히 양에서 질로 옮겨지게 된다.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사람은 그 이상의 만족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문화콘텐츠다. 문화콘텐츠는 설령 그것이 단순해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동원되어 자기 역량을 집중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 사회의 경제적·문화적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우리는 수백 년 전에 난파한 무역선의 잔해에서 건진 고려청자를 통해 고려사회가 청자를 구워낼 정도로 기술력과 생산력이 우수했음은 물론, 차(茶)를 즐기는 문화가 있었으며 해상을 통한 대외무역이 이루어질 정도의 경제·외교 수준이었음을 짐작해내지 않는
대학 강의실에는 종종 강의 내용을 녹음하거나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학생이 있다. 지식 습득은 물론 A학점까지 받겠다는 각오와 목표를 갖고 강의를 듣는 것이다. 학구열에 불타는 자세는 모두에게 본이 될 만하나, 안타깝게도 이 또한 저작권 침해가 되기 쉬운 사례 중 하나다. 노트 필기가 불법이 아니듯, 강의 내용을 기록매체에 저장하는 것은 강의를 듣는 학생의 당연한 권리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등록금을 납부했는데, 강의 기록에 대해서는 추가로 돈을 내야 되는 것이냐고 화를 낼 법도 하다. 허나 강의 내용을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정리해체화 하는 것과 그대로 기록해 소유하는 것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님은 강의 내용에 대한 저작권자이자, 강의 내용을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공모전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거나 도전할 계획이 있을 것이다. 학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팀원들과 밤낮으로 머리를 맞대 짜낸 아이디어로 공모전에 참여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자 추억거리다. 그러나 공들여 만든 작품의 저작권이 주최 측에게 제출 즉시 귀속되거나, 혹은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수상이 취소된다면 쓰라린 상처만 될 것이다. 공모전과 관련해 일어나는 저작권 이슈는 대체로 방심에서 나온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혹은 ‘설마 이게 문제가 되겠어?’하는 마음에 저작권 관련 법령이나 규정을 알아보지 않고 넘어가 저작권 침해를 하거나 침해를 당하는 것이다. 공모전은 기본적으로 공모 요강을 제시한다. 주최 측은 공모 요강 전문에 동의한 경우에 한해서만 작
눈에 보이지 않고 형상을 갖추지 않았다고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자연계에서는 비가시광선이나 무색의 기체 등을 예로 들 수 있겠고 우리 사회 내에서는 ‘권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사람은 고도로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에 물리적 한계나 법칙에 제한받지 않는 ‘권리’라는 개념을 고안해 냈고 상호 간의 약속, 사회적 계약에 따라 이를 존중하여 지키기로 했다. ‘권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자신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억지주장을 펼치는 사람은 없다. 어떤 권리란 그것이 명시된 문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 내에서의 인식과 인정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권리’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종류와 이름으로 존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