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과 아세안의 정상이 모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렸다. 그런데 포털이나 언론에서 이를 제대로 다루는 것을 보지 못했다. 1면 기사를 장식한 것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단식 농성이었다. 언론의 쏠림 현상은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이다. 조국 국면에서 몇 장에 걸쳐 지면과 방송을 쏟아대던 언론은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잠잠했다. 미국, 중국이나 일본 같았으면 벌써 1면을 장식하고 각종 기사를 쏟아내었을 것이다. 왜 이럴까? 필자는 언론의 무지와 사대 인식 때문이라 생각한다. 언론은 이들 국가의 중요성이나 그들의 문화에
‘임진전쟁’이라는 용어는 들어 보았을지 모르겠다. 이미 짐작은 하겠지만 우리가 보통 ‘임진왜란’이라 부르는 용어를 달리 부른 것이다. 이와 함께 병자호란도 ‘병자전쟁’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왜 나타나게 되었을까? 동아시아라는 것은 국가의 틀을 넘어 동아시아를 크게 조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한 조망을 넘어 상대에 대한 배려도 담겨 있다. ‘왜란’과 ‘호란’이라 부르는 개념에는 이들 나라나 민족에 대한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다. ‘왜(倭)’는 일본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기 전까지 일본 열도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제국주의와 침략을 이야기하다 웬 ‘홍어 장수’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제국주의 침략의 과정에서 동아시아는 침략과 수탈의 상대가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문물의 왕래와 교역을 통한 교류가 있었다. 전근대 사회는 국가의 허락 없이 타국을 여행할 수 없었다. 교역도 국가의 허가가 필요하였다. 국가의 틀을 개인이 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한 인물은 여러 나라를 넘나들었다. 그 인물이 홍어 장수 문순득이다. 문순득은 19세기 초 인물로 오늘날 전남 신안군의 우이도에 살았다. 1801년 문순득은 흑산도에 홍어를 사러 갔다가 표류를 당했다.
1840년 영국 함대의 공격으로 아편 전쟁이 시작되었다. 청이 영국에 무너진 이후 동아시아는 세계에 문을 열게 되었다. 1853년 미국의 페리가 가나가와의 한 항구에 도착하면서 일본도 개항했다. 조선은 이보다 20년도 더 넘은 1876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문호를 개방하였다. 동아시아의 개항의 공통점은 모두 위협 속에 마지 못해 열었다는것과 불평등 조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서양 세력에 개항을 하였던 반면 조선은 이웃 나라 일본에 개항 당했다는 차이가 있다. 본의 아니게 개항을 하였으나 이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 변
최근 유니클로의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는가’가 논란을 촉발시켰다. 최근 한일 관계와 관련지어 해당 기업에서는 광고를 내리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이 의도적이었는지 여부를 떠나서 가해의 편에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 있든지 자기 검열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아베 정부가 툭툭 던지는 말이 자기들은 별생각이 없다고 해도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비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언을 처벌하는 독일과 대비되는 일이다. 18세기 유럽 열강의 아시아 침략이 전개되는 시기에 만국공법도 함
매년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 공원에서는 평화 기념식이 열린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떨어진 이 폭탄에 의해 20여 만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다시 3일 후 나가사키에도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 기념식은 이를 상기하며 핵병기의 축출과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행사에는 일본의 수상을 비롯하여 요인들이 참가하고 전국에 생중계가 된다. 2016년 5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여 위로의 말을 전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 폭탄 또는 도쿄를 비롯한 대공습으로 인
요즈음 올림픽에서 욱일기 논쟁이 한일 간 갈등의 고리가 되고 있다. 욱일기의 연장 선상에 일본의 전후가 있다. 동아시아의 전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냉전’이다. 냉전은 중화 인민 공화국의 수립, 한반도의 분단, 일본의 55년 체제로 상징된다. 중국 대륙을 차지하였던 장제스는 공산당을 섬멸시킨 후 온전한 통치자가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농민을 지지 기반으로 마오쩌둥이 부패와 경제적 혼란을 수습할 수 없었던 국민당을 무너뜨렸다. 이 결과를 미리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장제스도 상대인 마오쩌둥도, 미국과 소련까지. 패전국 일본은 연
서양 문명을 이끌었던 로마가 멸망한 후 세계 문명은 중국 대륙이 이끌었다. 세계의 4대 발명품이라 할 수 있는 종이, 인쇄술, 나침반, 화약 등이 모두 중국에서 유럽 지역으로 넘어갔다. 산업 혁명 이후 제국주의 침략을 경험했던 동아시아는 현재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18년 무역액 최상위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미국이고 뒤를 이어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가 있고, 7위에 한국이 있다. 한중일 3국은 자유 무역의 기조 아래 상대방을 5대 수출국 안에 포함시키며, 역내 교역은 비약적으로 증가하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 했으나 어떤 학생의 질문이 있어 이 부분을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 한일 갈등의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정부는 7월 수출 규제가 ‘징용 판결’문제와 관계가 있다느니 없다느니 말을 바꾸지만 이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핵심은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도록 한 판결에 대하여 일본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 이라 맹공을 하며 대국민 선전을 강화 하였고, 결과 일본인들은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따라서 ‘수출 규제’를 지지한다는 공식으로 연결되어 버렸
2019년의 여름은 아베 정권의 한국 공격으로 뜨거운 공방이 진행 중이다. 한국의 시민들은 자발적 불매 운동, 여행 자제 등을 통해 이에 맞섰다. 이러한 일은 이미 21세기 시작부터 있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지칭되는 역사 전쟁이 있었다. 20세기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극복하고 새천년을 맞이하려는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이분법적 배타주의를 극복하고 우리들의 동아시아를 만드는 것이다. 유럽에서의 화해에는 독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에세이집 제목이다. 대중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강수진은 전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예술 감독이다. 그녀는 발레리나로서는 늦은 1967년 중학교 2학년에 발레를 시작해,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당시 최연소의 나이로 입단했다. 현역 발레리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나이 50세가 되는 해인 2016년, 그녀가 가장 사랑한 작품인 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우리들에게 그녀는 울퉁불퉁한 발사진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발레이기 때문에 조급함이 생길 법도 한
마시멜로 실험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실험이다. 즉시 먹을 수 있는 한 개의 마시멜로를 선택할 것인지, 15분 후에 먹을 수 있는 두 개의 마시멜로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참을성과 끈기를 실험하는 연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후자를 선택한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성공한다는 연구 결과만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마시멜로 실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참을성과 끈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실험의 핵심은 아니다. 마시멜로 실험은 스탠퍼드대 워터 미셸 교수가 1960년대 스탠퍼드대학교 부설 빙 유치원에 마
학기가 중반을 넘어가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중간 피드백을 듣는다. 그리고 그 의견을 후반부 수업과 다음 학기 수업에 반영한다. 지난주에 중간 피드백 시간을 가졌다. 이제까지 수업에서 좋았던 점, 아쉬운 점, 보충하고 싶은 점에 대한 의견을 학생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는 늘 의외이다. 학생들이 학습내용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낼 것 같지만, 흥미롭게도 대부분 피드백은 같이 수강하는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다. 처음에는 조별활동이 싫다고 했던 학생들도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의견을
“2~3만원하는 음식을 아무렇지 않게 사먹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그 돈이면 5일 점심값인데 말이죠. 요즘에는 친구들과 약속도 잘 안 잡고 친구들 눈치를 보거나 피하게 돼요. 그런 날이면 나는 왜 이렇게 궁상맞게 살까하는 생각에 너무 우울해져요.” 날씨가 따뜻해졌다. 활동하기도 좋은 시기이다. 중간고사가 끝난 대학생들에게는 학기중에 조금의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여유시간을 즐기며 대학의 낭만을 즐기기에 좋은 시간이다. 그러나 여유도 돈이 있어야 즐길 수 있다. 학생들이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중간고사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학생들에게 시험을 잘 봤는지 물어보면, 잘 봤다는 대답보다 ‘망했다’는 답변이 많다. ‘망한’ 이유를 물어보면, ‘공부하려고 마음은 먹지만 1시간을 꾸준히 공부하지 못해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 은 하지만 정작 책상에 앉아 딴 생각만하다 시간을 보내요’, ‘마음을 독하게 먹고 공부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등 자신의 의지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려고 굳은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 아니, 작심하루로 끝나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흔히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의지를 강하게 할
우리는 일이나 학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못난 자신을 탓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면 우리의 자존감은 바닥을 헤매게 된다. 여러분들의 자존감이 높은가요? 낮은가요? 이 질문에 자신있게 높다고 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를 증명하듯이, 요즘 서점가에서는 자존감 관련 책들이 오랫동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면 굳이 자존감을 높이는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보다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무엇을 잘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으면 참 다행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를 머뭇거리거나 잘하는 것이 없다고 머쓱해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정말 잘하는 것, 즉 강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일 것이다. 긍정심리학에서 강점은 가치 있는 성과를 위해 최적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역량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인간의 강점에 대하여 고대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토론해왔지만, 심리학자들이 강점을 중요하게 다룬 것은 꽤 최
노력과 재능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설문조사를 미국에서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재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신입사원을 고용할 때 어떤 자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서 근면성을 선택한 응답자가 재능을 선택한 응답자의 다섯 배나 많았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타고난 재능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음악 영역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는데, 음악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음악인들은 선천적 재능보다 후천적 훈련
“아침에 눈을 뜨지만 학교는 가기 싫고 어질러진 방은 정리할 엄두도 나지 않아요. 하루 종일 누워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학점을 생각해서 꾸역꾸역 가방을 챙겼어요. 학교 오는 길에 문득 대학만 오면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았던 새내기 시절이 떠올랐고, 나도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어요. 그런데 나는 지금 왜 이 모양이지 하는 생각에 긴 한숨이 나고 우울해졌어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우선 대학생 시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
이제 개강이자, 따뜻한 봄이다. 캠퍼스는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우리 마음도 자연스럽게 밝고 따뜻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내 마음이 내 마음같지 않다. 특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늘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면 더 힘들다. 심리학자 토리 히긴스(Tory Higgins)는 자기불일치 이론(self-discrepancy theory)에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히긴스는 자기의 영역을 현실적인 자기(actual domain of self), 이상적인 자기(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