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되면 독일에 있는 학교들은 체육관을 개방한다. 그곳에서 축구를 하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유소년 선수들이 축구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연습게임을 보고 있으면 자유롭고 자신 있는, 그야말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독일 유소년들과 청년들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달리 축구를 진정으로 즐긴다. 누군가가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해도 이들은 전혀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박수를 치고 격려를 해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소년 축구 문화는 대체적으로 경직돼 있다. 특히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을 너무 앞세운 나머지 이기지 못하면 팀에게 책임을 엄하게 묻는다. 그리고 팀이 이기지 못하는 데 원인이 되거나 큰 실수를 하는 당사자에게 비난을 하며 질책하는 것이 우리나라 축구 교육의 실상
한 팀이 매년 우승을 하는 리그는 보는 재미가 없다. 그런데 현재 바이에른 뮌헨이 3년 연속으로 분데스리가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심지어 이번 시즌에도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바이에르 뮌헨을 둘러싼 독일인들의 각기 다른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한 사람은 분데스리가는 항상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이 예정돼 있어 긴장감이 없다고 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재정상태가 좋아 구단이 원하는 선수를 마음껏 데려올 수 있다고 불만을 늘어놓았다. 나도 이에 동의했다. 사실 바이에른 뮌헨을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유감스러운 일은 있다. 라이벌 구단인 도르트문트의 핵심 선수였던 괴체와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한 것이다. 라이벌 구단의 핵심 선수를 영입하면 그 라이벌 구단은 경쟁력을 잃는다. 다른 뛰
정말 ‘어메이징’ 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세계에서 10대 더비(라이벌) 매치 중 하나로 꼽히는 도르트문트와 샬케04 경기를 직접 봤다.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내 마음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을까? 기쁨은 무한하지만 이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유한한 언어의 한계와 이 유한한 언어마저 다 알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탓할 뿐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는 수많은 관중들로 붐볐다. 경기장에서 독일인들은 나만 보면 “카가와”라고 외쳤다. 일본인 선수인 카가와 신지는 귄도간과 함께 도르트문트의 허리 라인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독일인들이 나만 보면 왜 카가와를 외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나는 한
이번에는 분데스리가 2부 리그를 준비했다. 한국과 달리 독일에는 축구 리그가 2 부·3부에 걸쳐 잘 구성돼 있다. 특히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지역은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에 소속된 클럽이 있다. 팀의 이름은 FC 하이덴하임. 작지만 강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2부 리그는 표 가격이 24유로 정도(원화 3만 원)로 1부 리그에 비해 저렴하다. 1 부 리그는 35, 40유로를 줘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약 하이덴하임 회원이 라면 6.5유로만 부담하면 된다. 우리 돈으로 약 8천 원이다. 1부 리그보다 규모가 작은 경기장이지만, 관중들이 많았다. 할머니와 소녀 관중 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왜 이리 많이들 경기장을 찾는지 한 번 생각해 봤다. 먼저 독일은 인터넷이 우리나라만
드디어 만났다. 요즘 도플갱어 찾기가 유행한다고 하던데, 나도 찾았다!(필자는 구 자철 선수와 닮은 꼴) 독일 교환학생을 위해, 사실은 잃어버린 형(?)을 찾기 위해 1 년을 고생했는데 정말 보람을 느낀다. 아우크스부르크 경기장 맨 앞좌석에서 태극기를 들고 경기를 관전했다. 옆에 있 던 많은 관중들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Koo, Koo’라고 말했다. 우 리나라 선수 이름과 그 선수의 국적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 독일 관중들을 보며, 한 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앞으로 다양한 한국 선수들이 외국으로 진출해 우리 나라를 많이 알렸으면 한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과 노년층 관중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는 여성 축구팬 보는 것만 해도 신기할 정도였는데, 이곳은 경기
이번 학기 상식축구는 ‘독일 특파원’의 독특한 칼럼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난 10월 3일, 독일로 교환학생을 와서 처음 호펜하임 경기장에 방문해 김진수 선수를 만났다. 그는 현재 연속으로 3경기 째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벤치에 앉아 있는 그의 표정에는 ‘왜 날 출장시키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독일로 진출한 뒤, 처음에는 선발이 아니었지만 기스돌 감독에게 인정을 받아 시즌 중반부터는 계속 선발로 출전했었다. 그런데 최근 경기부터는 계속 나오지 못하니 심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근질근질할 것이다. 그에겐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간이다. 시합이 끝나고 김진수 선수가 경기장을 나올 때 태극기를 들고 ‘김진수 선수’라고 외쳤다. 반응이 바로 왔다. 경기장에 있는 한국인은 나와 김진수 선수뿐이었기 때
독일 무대를 휩쓸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멋진 세트피스 중거리슛까지 터트렸던 손흥민이 드디어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떴다. 지난 13일 손흥민은 선덜랜드를 상대로 처음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61분 동안 활약했다. 이영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토트넘 선수가 탄생한 것이다. 이영표 때와는 너무 달라진 토트넘. 그때보다 강해졌지만 막상 이번 시즌 토트넘은 아직까지 정체된 상황이다. 사실 토트넘의 팀 전체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축구 팬들은 손흥민에게 온갖 비난을 해대고 있다. 언론이 부추기는 건지, 축구 팬들의 냄비근성 때문인 건지. 손흥민은 최선을 다했고 데뷔전이었기 때문에 이만하면 됐다. 우선 선수들이 기존에 있던 리그에서 다른 나라 리그로 이적을 하면 적응하기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