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러시(Gold Rush)는 1848년 미국의 새크라멘토에서 금이 발견되자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수십만의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을 말합니다. 금을 찾아온 이들 중에는 간혹 금을 찾아 부자가 된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빈털터리로 남았습니다. 오히려 금을 찾아 부자가 된 사람보다는 이들에게 청바지를 팔아 부자가 된 사람이 많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서수진의 「골드러시」(『현대문학』, 2021년 1월호)는 “빛나는 순간”(gold)을 찾아 캘리포니아가 아닌 적도 아래의 호주까지 간 진우와 서인의 이야기입니다. 호주는 한국인들이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부족 문제의 해법을 창업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성장에 기여했던 대기업 중심의 추격형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서서히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새로운 성장과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창업 활성화와 강한 중소기업의 육성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별로 없다. 최근의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창업은 양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창업 성공률은 그다지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
2010년 이후 급등한 부동산 가격, 취업난과 비정규직의 증대를 비롯한 고용의 불안정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임금 및 자산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대시켰다. 불평등 상황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특히 한 세대의 자원이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계급 재생산의 문제와 맞물려 수저계급론에 대한 대중적 공감이 커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실제로 심각한 수준인가? 또 그것은 과거에 비해 오늘날 더욱 심화되었는가?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불평등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사회학자 이철승의 노작
필감성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은 ‘배우 황정민을 연기하는 황정민’이라는 번뜩이는 발상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거기다 ‘납치극’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 추가되며 무성한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은 모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하며 자칫 영화 속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을 영리하게 극복해 나간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한국 영화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 나가고 있는 배우 황정민의 발자취를 담아낸다. 이렇게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흐려질 즈음, 언론시사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배우 황정민이 괴한에게 납치
마흔 살의 영화 프로듀서 이찬실(강말금)은 갑작스럽게 직업을 잃는다. 함께 작업하던 감독(서상원)이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사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가주의 작품만을 연출했던지라 찬실은 일감마저 잃는다. 오로지 영화에 매진하느라 연애도 결혼도 하지 못했고, 돈도 모으지 못한 찬실은 그렇게 영화에게까지 이별 선고를 당한다. 하루아침에 찬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가 된다. 이후 달동네로 이사하게 된 찬실은 친하게 지내던 배우 소피(윤승아)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살아간다. 모든 것이 비워진 찬실의 삶은 남은 것이 하나도 없기
일본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한국인 교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과반수의 대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제대로 수업을 듣지 않고 딴전을 피우며 우리 학생들처럼 학점에 목을 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기업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서 어떻게 하든 졸업만 하면 기업에서 모셔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림]과 [표]의 대졸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50대의 총인구 대비 연령대별 인구비중을 보자. 한국의 비중은 일본보다 무려 11%나 초과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객관식 문제이다. [①20% ②40% ③60%]의 세 보기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 책은 위와 같은 3지선다 13문항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질문들의 평균 정답률은 16%이다. 찍어도 33%가 나올 수 있는 3지선다 문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심각한 수준이다. 인간은 주관적이다. 최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해도 결국 주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나 정도면 객관적인 사람이지’라고 자부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러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
고향은 스스로 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할 수 없이 떠나는 것일까요? 고향을 떠날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좋다는 마음에 저 멀리 캐나다의 벤쿠버까지 간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통영」(강, 2021)의 현택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현택은 지금 수십년 만에 자신의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런 귀향형 소설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 세기 우리는 식민지, 분단, 전쟁, 산업화 등으로 이어지는 급격한 변화를 헤쳐 왔으니까요. 이 격랑 속에서 온전히 고향을 지키며
오래전 정주영 창업론 수강 학생들과 현대자동차 견학을 갔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부지는 매우 넓어서 버스를 타고 제1공장과 제2공장 순으로 투어를 하는데, 공장 별로 승용차 조립생산 능력이 연간 25만 대 내외였다. 그렇다면 현재 현대자동차의 연 생산 대수는 얼마나 될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현대차의 판매 대수는 450만 대에 육박했다. 따라서 이러한 판매 대수를 맞추려면 얼추 잡아도 생산공장이 20개는 있어야 할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공장은 모두 20개로 국내 9개, 해외 11개이다. 수년 전
구로공단을 아십니까? 구로공단은 산업화 시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단지대였습니다. 어린 여공들이 가발을 만들고, 옷감을 만들어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던 곳이지요. 동시에 야근과 저임금, 그리고 벌집으로 상징되는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이름부터 구로디지털단지라는 매끈한 모양새로 바뀌었고, 수많은 고층 건물이 가득한 최첨단 산업의 메카로 변신하였습니다. 얼핏 보아서는 산업화 시절의 아픔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랬던 것인데 지금 한 작가가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여전히 그곳
2014년 겨울. 하룻밤 사이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매일 밥값은 만원, 새치 치료 한약 값이 또 만원, 위스키 글라스는 만 이천 원에 난방도 되지 않는 좁디좁은 원룸의 월세마저 5만원이 인상된다. 일 4만 5천원을 받는 3년차 가사 도우미 미소(이솜)의 가계부에는 그렇게 빨간 불이 들어온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미소가 선택한 것은 ‘집’을 버리는 것이다. 미소는 자신의 오늘에 즐거움을 주는 담배와 위스키 다시 말해, 집 대신 ‘생각’과 ‘취향’을 선택한다. 물론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보낼
동서양 비교철학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 양승권 교수의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를 만났다. 장자와 니체를 하나의 틀에 놓고 비교하기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무릇 진리는 비교를 통해 탐구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동서양을 관통하는 철학의 세계는 우리에게 늘 어렵게 다가온다. Covid-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만남으로 시작되는 대면의 세상에서 디지털을 통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 세상의 공간이 좁아지듯이 문화와 문화 사이 사고의 벽도 낮아지고 있을까. 보이지 않
영화 는 영화사를 통틀어 세기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941)의 시나리오 창작과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25세의 나이에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은 천재감독 오손 웰즈는 을 통해 영화사의 한 획을 긋는다. 영화 는 의 공동 시나리오 작가였던 허먼 J. 맹키위츠(게리 올드먼)의 눈을 통해 관객들이 몰랐던 1930∼40년대 할리우드의 이면을 보여 준다. 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사회 비평가인 맹키위츠는 알코올 중독과 도박에 빠져 있다. 수렁을 헤매던
홍의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가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제 등 굴지의 시상식에서 수상을 거듭하며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배우 유아인이 대사 한 마디 없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생존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홍의정 감독의 독특한 시각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나아가 영화는 을 모티브로 선과 악에 대한 새로운 시선까지 선보이고 있다. 주인공 태인(유아인)은 창복(유재명)과 함께 오전에는 트럭에 계란을 싣고 다니며 판매를 한다. 말을 하지 않는 태인과 다리가 불편한 창복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얼핏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이 많이 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다. 필자 또한 사람을 사귀는 데 그 폭이 너무 좁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에서 발견한 좁고 깊은 인간관계의 힘에 대해 강조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도 일과 인생이 성공하는 인간관계의 법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진화인류학과 교수인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던바의 수’라는 인간관
20세기에 들어서며 물리적인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근본부터 바꿔 놓은 두 가지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다. 상대성이론은 20세기 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 한 사람의 깊은 통찰의 결과물이다. 조금 복잡한 수학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고전역학의 영역이고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정지해 있는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르고, 낮은 지대에 사는 사람의 시간은 높은 지대에 사람의 시간보다 느리게 흐른다는 등의 재미있는 결과를 얻는다. 많은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쓰여
영화 은 우리에게 친숙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단 복제인간을 바탕으로 화려한 CG와 블록버스터 장르로서 쾌감을 선보이는 영화들과는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더 깊게 초점을 맞추며 액션 장르보다는 드라마적 요소가 더 강한 작품이다. 교모세포종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은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성된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이송하게 된다. 기헌은 서복을 이용해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임무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나 영생 그 자체인 서복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40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최대 규모의 강제 수용소다. 이 책의 저자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 수용소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자신이 목격한 일들을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은 프리모 레비에게 어떻게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물었다. 그는 수용소의 굴욕과 부도덕한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인간으로 살아남겠다는 의지와 자신이 경험한 일을 수용소 바깥의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존의 원동력이었다고
하루 14시간이 넘는 회사 일에 매몰된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평범한 직장인 닉 코민스키. 어느 날 그는 “나사렛 예수와의 만찬에 초대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한 장의 초대장을 받았다. 친구들의 장난일 것이라 생각하면서 초대받은 식당으로 간 닉은 그곳에서 자신이 예수라고 말하는 어떤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그 남자는 자신이 예수임을 믿지 않는 닉에게 “불신을 중단하고 자신이 진짜 예수인 것처럼 대화를 해 보자”고 제안한다. 그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닉은 “누구도 나[예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하나님]께로 갈 수 없다”는 성경
영화 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의 쾌거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영화 제목에도 언급되어 있듯 노매드(nomad)란 자유롭게 이주하면서 생활하는 유목민을 뜻한다. ‘노매드 랜드’ 속에는 풍족하지 못한 삶 속 집 한 채 없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US 석고의 수요 감소로 네바다 주의 엠파이어 공장이 폐쇄되었다는 자막과 함께 시작된다. 하나의 공장이 문을 닫는 것을 넘어 도시 전체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속 주인공 펀(프란시스 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