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리 스콧 감독의 저주받은 SF 걸작 가 (이하 2049)의 타이틀을 달고 속편으로서의 화려한 귀환을 이룩했다. 전편이 도시와 복제인간이 공존하는 2019년의 로스엔젤레스를 다뤘다면 에서도 역시 어둡고 무거운 도시사회의 디스토피아를 드러내고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LA, 빽빽하게 자리한 마천루와 네온사인, 인간과 복제인간이 인파 속에 자리하며 드러나는 필름누아르의 감성은 이제 2049년의 캘리포니아로 시선을 돌린다. 반란을 일으킨 복제인간으로 인해 복제인간 제조에 주력했던 타이렐사는 파산을 맞는다. 그러나 니앤더 월레스(자레드 레토)가 유산을 손에 넣으며 그는 복제인간으로 우주를 장악하는 꿈을 꾼다. 한편 블레이드 러너들은 인간
영화 로 로맨틱 코미디의 새 지평을 열었던 ‘마크 웹’ 감독이 이번에는 천재 소녀와 함께 돌아왔다. 마크 웹 감독의 신작 는 수학 천재 소녀 ‘메리 에들러’(매케나 그레이스)의 성장기다. 영화는 미적분을 손쉽게 푸는 7살 천재 소녀의 양육권을 둘러싼 할머니와 삼촌의 법정 공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실 할리우드 영화 속 ‘천부적인 재능’은 전형적이다 못해 식상한 소재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마크 웹 감독은 영화 속에 지나친 갈등과 뚜렷한 선악 구도를 배치하는 대신 정공법을 택한다. ‘메리’의 천재성만큼이나 그녀의 삶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흔히 천재가 등장하는 영화에서는 그 재능을 발현시키는데 집중하지만 는 천재성 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
강원도 산골과 뉴욕을 넘나들며 봉준호 감독의 2017년 추격전이 시작된다. 목적은 납치당한 슈퍼돼지 ‘옥자’를 집으로 귀환시키는 것, 이를 위해 옥자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인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가 신발 끈을 고쳐 맨다. 영화 는 봉준호 감독이 공인한 첫 번째 ‘사랑 영화’이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전원의 파라다이스를 연상케 하는 강원도 산골 속, 소녀 미자와 옥자는 서로가 서로의 친구가 되어주며 끈끈한 유대를 쌓아 나간다.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쓸 줄 아는 이들의 낙원은 욕심내지 않기에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옥자’의 존재 자체가, 영화가 가지는 모든 모순의 시발점이 된다. 유전자 변형에 의해 탄생한 ‘옥자’는 현대 자본주의 탐욕의 산물이다. 다시 말해 식품으로서의
동생이 사라졌다.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형이 만들어 준 종이배를 빗물에 띄우러 나간 동생 조지는 다시 형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음에도 빈번하게 실종사건이 이어지는 마을 ‘델리’, 여전히 동생에 대한 죄책감을 간직한 형 빌(제이든 리버허)은 직접 동생을 찾아 나서기로 결정한다. 그의 동행에는 자신들을 ‘루저 클럽(Loser club)’이라 부르는 6명의 친구들이 동참한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 ‘그것’은 동명 영화로 탄생되어 2017년의 호러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1986년 출간 이래로 2주 만에 100만 부 이상의 수익을 올린 ‘그것’은 스티븐 킹의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가 135분의 러닝타임으로 영상화되며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공포들이 본격적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실사 영화가 탄생했다. 바로 프랑스 덩케르크에 고립된 영국 군인들을 대대적으로 구출했던 다이나모 작전을 실사화 한 영화 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첫 장편 실사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놀란 감독이 의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두고,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의 결과물이라고 말한 만큼, 영화는 현실의 시간을 재구성하는 생존형 드라마의 형태에 가깝다. 그렇기에 (1998)의 스펙터클한 전쟁 씬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를 다소 심심한 영화로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놀란의 첫 실사 영화 는 실제 전쟁에서 사용된 군함을 공수하는 등 당시 전쟁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호러 장르가 담아낼 수 있는 보편적 테마 중 하나는 바로 ‘타자에 대한 공포’이다. 낯선 존재의 위협, 외지에서의 공포와 같이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오는 공포야말로 우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영화 역시 타자에 대한 공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이 영화가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장르 영화로서의 특성에 있다. 45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흑인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조던 필레의 연출 데뷔작이다. 단순한 호러 영화로 치부하기엔 영화 속에 담긴 사회 비판적 메시지와 시각이 거미줄처럼 조밀하고 단단하다. 흑인 감독의 두 눈에 비친, 여전히 잔존하는 인종차별의 문제가 각 시퀀스마다 의미와 상징을 부여하며 얽혀있다. 조던 필레 감독
SF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이 압도적인 존재감과 함께 돌아왔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40년 전 에이리언이 관객들에게 모습을 선보인 이래로, 다섯 편의 작품이 등장하며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 영화는 프리퀄이자 수많은 해석을 낳았던 ‘프로메테우스’ 이후 5년 만의 후속작이기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시리즈’가 지니는 특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프로메테우스’ 그 이후로, 감독은 ‘에이리언: 커버넌트’와 ‘프로메테우스’의 연관성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지만 이 영화가 에이리언 시리즈의 징검다리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인류의 기원과 인류의 창조주를 찾는 내용으로 진행된 것이
시종일관 유쾌하다.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미스터 블루 스카이’가 광활한 우주에 울려 퍼지며 가디언즈는 우주 괴물과의 첫 번째 전투를 치른다. 목숨이 걸려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전편보다 압도적으로 아담해진 ‘베이비 그루트’(빈 디젤)는 노래에 맞춰 귀여운 댄스를 선보이며 전투 현장을 누빈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화려한 cg로 점철된 전투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 영화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이하 ‘가오갤2’)이다. 일촉즉발의 상황마저도 웃음을 유발하며 마치 하나의 쇼, 오락 뮤직비디오처럼 유쾌하다. 속편으로 돌아온 ‘가오갤2’은 전편이 가지는 오락성과 휴머니즘을 정통성으로 갖되 훨씬 더 유쾌해 지고 가벼워졌다. 전편이 가디언즈의 결성을 주 플롯으로 삼는다면, 이번 시리즈는 ‘스타로드’(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 감독은 영화 을 통해서 제6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의 쾌거를 거둔다. 평단의 반응이 썩 좋지 않았기에 자비에 돌란 감독의 수상을 두고 논란이 컸지만 마리옹 꼬띠아르, 뱅상 카셀, 레아 세이두, 가스파르 울리엘 등 프랑스의 대표 배우들과 자비에 돌란의 만남만으로도 영화는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의 시작은 예술가로 성공한 ‘루이’(가스파르 울리엘)가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면서부터다. 그의 귀향 목적은 가족들에게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한 것에 있었지만 그는 옛날에 살던 집이 보고 싶어 왔다고 말한다. 여전히 가난한 집에 돌아온 그를 대하는 태도는 가족 구성원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한결같이 루이를 맞이하는 엄마(나탈리 베이), 어느
디즈니의 첫 뮤지컬 실사 영화 가 흥행 순항 중이다. 디즈니는 17세기의 프랑스 동화 ‘미녀와 야수’의 스토리를 재해석하는 대신 원작의 뼈대에 살을 붙이고, 화려함을 더한다. 이미 잘 알려진 아름다운 동화는 21세기의 첨단 그래픽이라는 날개를 달며 익숙함과 새로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영화의 플롯은 커다란 변화가 없다. 만화 영화에 비해 상영 시간이 40분가량 늘어났을 뿐, 저주에 걸린 야수와 미녀의 사랑 이야기임은 변치 않는다. 단, 엠마 왓슨이 연기한 ‘벨’의 캐릭터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변했다. 벨의 어머니 이야기가 영화 전반에 포함되며 마음씨 착한 시골 소녀였던 ‘벨’은 입체적인 캐릭터로 긍정적인 변화를 꾀한다. 영화 에서 ‘벨’
백타산의 황무지 주막에 몸을 숨긴 채 구양봉(장국영)은 암살을 사주하는 중개인으로 살아간다. 그런 그의 주막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슬픈 과거를 가진 인물들. 잊고 싶은 사랑에 고통받는 모룡연(임청하), 자객임에도 눈이 멀어가는 맹무살수(양조위), 살인 청부를 할 돈이 없는 여자(양채니), 무인으로 권세를 얻고 싶은 가난한 무사 홍칠(장학우)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영화 는 김용의 무협지를 원작으로 가지지만 인물들만 차용했을 뿐, 이라는 원제에 충실하다. 불꽃처럼 화려하게 타올랐던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 식어버린 ‘재’만이 남을 뿐이기에, 는 여타 무협 영화들과 달리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바야흐로 히어로 영화의 전성시대다. 2000년대 이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히어로들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를 떠올려 보자면 상당수가 ‘휴 잭맨’의 ‘울버린’을 생각할 것이다. 양손에 칼날 같은 발톱을 지닌, 불로불사의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를 대중화시키며 함께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들을 스타로 만들어 놓기까지 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은 ‘울버린’의 삶도 영화 속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그렇다. ‘울버린’의 마지막은 ‘울버린’이 아닌 ‘로건’이다. 영화 은 (2016)로부터 40년이 흘러간 2029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울버린은 재생 능력을 잃어가며 리무진 기사 일을 하고 있다. 자비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