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사회에서 일어나는 상호 간의 의견 다툼은 한 쪽이 잘못됐다고 말하기 어렵다. 만약 그러한 의견 다툼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양측의 주장과 근거를 모두 들어보아야 한다. 한 세기 전부터 양측의 주장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안건이 있다. 바로 ‘낙태’라는 사안이다. 지난 9월 약 23만 명의 시민들이 낙태죄 폐지를 청원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여성들과 태아의 인권 등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하다. 이에 본 기자는 역시 양 측의 주장을 모두 고려해보았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이 옳거나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낙태죄 폐지를 찬성하는 측의 근거는 태아가 여성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영역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아픔이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 개념에 대해 알고 있으며 때때로 타인의 것을 공감할 수 있는 감각이란 점에서 누구나 어떠한 형태로든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만한 것이다. 4차 산업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현대에서 그러한 아픔은 육체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더 이상 먼 과거처럼 사냥을 나가다 다칠 필요도 없으며, 근대에 그랬던 것처럼 공장에서 장시간 근무를 해 몸을 망칠 일도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정신 질환은 감기만큼 익숙한 것이 됐다. 이는 본교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본교생들이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이유에서 점점 자신의 정서(불안, 우울 등)에 관한 상담을 받기 위한 횟수가 늘고 있었다. 상담센터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6학년도 졸업생 중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은 학생은 △서울대: 64.2% △포항공대: 62.3% △한국외대: 55.5% △한양대: 54.5% △이화여대: 54.5% 순으로 많았다.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은 전국 대학 졸업생이 34.9%인 것을 감안하면 위 대학들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서울대 외교학전공학과의 2016학년도 졸업생 전원이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도 학점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이다. 학점의 가치 하락은 학점이 신뢰도와 변별력을 잃어버린다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
최근 유기견 문제 해결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후원 등이 증가하면서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동물 보호 관리 시스템에 공시된 정보에 따르면 작년에 유기되거나 유실 상태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약 8만9천732마리다. 이 숫자는 유실‧유기 상태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의 수에 불과해 발견되지 못한 유기동물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도 정부는 3개월 이상 된 반려동물을 의무적으로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하는 ‘동물등록제’를 시행했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효율적으로 찾아주고, 의도적 유기를 방지하고 적발하기 위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둔 본교는 여느 때보다 비상이다.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전국의 대학을 모아 평가했던 1주기 평가와 달리 2주기 평가를 ‘권역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본교의 정량지표 점수는 수도권 대학 내에서 매우 열악한 수준에 있어 학교 본부는 하루빨리 정량지표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학교 본부는 대대적으로 학사제도를 변경해 여러 정량지표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학교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학사제도 변경은 예산을 과도하게 투입하지 않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학생의 입장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오히려 학교가 처한 상황을 두둔하고 학사제도를 변경하려는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달 31일(수)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숭실대는 교양필수 과목 몇 가지만 없애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추측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많은 학생들의 동조를 얻었으며, 그곳에는 채플 및 타 교양 과목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학생서비스팀이 시행한 학생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교양 과목에 대한 만족도 수준은 최하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아 본교생들은 본교의 교양필수 과목들에 대해 다소 불만을 가진 듯하다. 그러나 본 기자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먼저 학생들은 교양필수 과목이 무엇인지, 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교양필수 과목이란 숭실의 정신과 가치관을 가르치는 수업이다. 이는 교양필수 과목 자체가 본교의 정체성을 드러낸
숭실(崇實). 본교의 자랑스러운 이름은 직역하면 열매를 받든다는 뜻이 되며, 의역하면 열매를 진리에 비유하여, 진리를 섬긴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뜻깊은 이름을 바탕으로 본교는 120년, 즉 한 세기가 넘는 긴 시간 동안 명문 민족 사학으로서의 자긍심을 지켜왔다. 오늘날까지도 숭실은 명명에 충실하여 끊임없이 학문 탐구에 매진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했고, 봉사의 정신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러한 숭실의 정체성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숭실이 섬기고 있는 열매는 한참 썩은 열매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진리와 봉사보단 자본주의의 논리와 물질에 가깝다. 본교 구성원 모두가 그렇다. 학생들은 취직을 위한 학점에 급급하며, 대학 본부는 재정난 탓에 당장의 재정사업에 참여하여
지난달 주요 언론매체 K사가 ‘30여 개 대학 해킹…’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뒤 본교 사이트가 해킹당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 기사의 자료화면에 본교 학사관리 시스템인 유세인트가 등장했고 인터뷰에 본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답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본교 사이트는 해킹당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한동안 혼란스러워했다. 여기서 언론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가 드러난다. 바로 대중에게 정확한 사실을 제공하고 대중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올바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지난 3월 10일자로 탄핵됐다. 그 과정에서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본 기자는 언론이 지나치게 격양된 분위기에 휩쓸려 올바른 정보 제공의 의무를 계속 유
캠퍼스에 만개했던 벚꽃도 이젠 흩날려 땅으로 지고 있다. 그리고 벚꽃이 떨어짐과 동시에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준비하려 도서관을 드나들고, 등‧하굣길에도 책을 붙잡는 등 학업에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간절기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든 것인지 학생들이 공부하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기침 소리나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부디 학생들이 몸조리하여 건강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학생들의 건강관리 능력은 차치하고,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학생들의 건강에 다소 엄격한 유고결석계 규정 때문이다. 본 기자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본교는 며칠 동안 입원을 하거나 법정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면 질병 및 사고를 이유로 유고결석계를 받을
본 기자는 지난해 1학기에 교양필수 과목인 ‘숭실인의 역량과 진로탐색1’을 수강했다. 해당 수업에서 본 기자는 한경직 목사의 업적을 배웠다. 이후에 본 기자는 따로 한경직 목사에 관해 조사하다가 매우 당황했다. 한경직 목사가 제주 4.3 사건 당시 제주도민을 학살했던 ‘서북청년단’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 4.3 평화재단’에 따르면 한경직 목사는 1945년 소련군의 침략으로 인해 월남하게 됐고 오늘날 ‘영락교회’의 시초인 ‘베다니교회’를 서울에 세웠다. 베다니교회는 이북에서 월남한 개신교인들이 모여 만든 교회였고 공산주의에 반하는 성향을 띄었다. 그 다음 해에 베다니교회 청년들을 중심으로 서북청년단의 시초인 ‘서북청년회’가 결성됐다. 서북청년회에서 비롯된 서북청년단은 공산주의자라
이번 학기도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중앙 분수대 옆으로 꽃이 고개를 내밀며, 이따금씩 날어오는 황사는 다가오는 봄을 알린다. 달갑지만은 않은 질 나쁜 봄바람과 함께 신입생들도 점차 대학이 어떤 곳인지, 대학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이 알아가는 것은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꿈이 아닌 청년에게 한없이 냉혹한 현실이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는 과연 신입생들이 진정으로 봄을 맞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본 기자는 16학번으로서 지난해에 본교에 입학했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본 기자는 대학 생활에 대한 꿈을 품에 안은 채로 3월을 맞이했다. 동기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강의, 조금은 버거운 과제까지, 그 모든 것이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