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수도 없이 많이 모인 상태를 두고 ‘인산인해(人山人海)’라고 한다. 사람이 산으로 이루고 바다를 이뤘다는 말로, 사람을 한 명 한 명 분간할 수 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을 때 쓰는 표현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이르는 다른 말 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것으로는 ‘인파(人波)’가 있다. ‘사람의 물결’이라는 뜻을 가진 이 말 역시 ‘인산인해’와 마찬가지의 의미로, 사람이 넘쳐가는 거리 등을 나타내고자 할 때 쓰이곤 한다. 인파로 넘치는 거리,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저마다 발걸음을 바쁘게 옮기는 출퇴근길을 가만히 바라보노라면
일곱 번째 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마음에 드는가? 이 세상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계속해서 열심히만 살면 행복해질 것이라 기대가 되는 세상인가? 내겐 그렇지 않다. 특히 청년들 가운데는 아니라고 대답하고픈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바꾸고 싶다. 확 바꾸고 싶다. 세상을 확 바꾸는 것을 ‘혁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있는 세상을 두들겨 부순다고 그것이 혁명이 되는가? 애꿎은 물건들을 부셔봤자 세상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질서를 바꾸어야 보이는 세상이 바뀐다. 혁명은 존재하는 질서를 존재
루르(Ruhr)지방은 유럽 최대의 광공업 지대여서 그런지 공장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슐레지엔(Schlesien) 지방과 더불어 독일의 ‘굴뚝산업’을 책임졌던 곳의 모습은 이곳저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서독의 수도였던 본(Bonn)을 필두로 도르트문트, 뒤셀도르프, 에센, 오버하우젠 등의 기라성 같은 도시들이 루르 지방에 포진해있다. 철과 석탄은 말한 것도 없고 아연, 구리, 납 등의 광물이 이 지역의 전역(全域)에서 발견되면서 독일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였던 독일이 급속도로 영국과 프랑스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
가짜뉴스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누구나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의 네트워크 환경은 ‘편리한’ 정도를 넘어 ‘위험한’ 수준까지 치닫는다. 요즘의 네트워크는 개개인에게 지나치게 가깝기에 그 속에서 왈가왈부 되는 것들의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을 흐린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듯하다. 그러한 ‘문제’를 논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가 그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논하고 싶다. 우리는 가짜뉴스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정부에 의한 ‘규제’라는 방식을 택했다. 가짜뉴스 생산 가
나라의 크기에 비해 스위스에는 유명한 도시들이 워낙 많아서 도시들끼리 용쟁호투(龍爭虎鬪)를 벌이는 것 같다. 네 가지 언어가 사용되는 다언어 국가인 스위스는 지역별, 언어별, 문화별로 도시의 색깔이 모두 달라서 마치 도시열전(都市熱戰)을 보는 것처럼 이채롭다. 취리히, 제네바, 로잔, 루체른, 인터라켄, 루가노, 베른 등 기라성 같은 도시들이 작지만 큰 나라 스위스를 수놓고 있다. 같아 보이지만 세세히 살펴보면 많이 다른 각각의 도시들이 스위스 연방의 깃발 아래 똘똘 뭉쳐있다. 그러나 어감(語感)상 독일의 도시처럼 들리고 때론 프랑
살다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겪게 된다. 억울한 일도 당할 수 있고,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욕먹을 때가 있고, 잘못해서 욕먹을 때도 있다. 세상살이가 평탄하지가 않다. 뒤로 넘어졌는 데도 코가 깨질 때가 있다. 기다리면 다 잘 될 때가 올 것 같았는데, 가도 가도 태산인 경우를 살다 보면 경험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는 힘들게 보내야 한다. 힘들게 지나가야 하는 과정을 쉽게 가려다 보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힘든 상황을 외면해 버리면 조금 지나 똑같이 힘든 상황이 다시 다가온다. 그러니 외
유교와 맹자(孟子)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古事)에 대해서는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란, 유교의 대사상가 중 하나인 맹자의 어머니가 어린 맹자가 훌륭하게 자라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세 번 이사한 일을 말하며, 전한 때의 학자 유향(劉向)이 지은 열녀전에 실려 있는 것이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 은 맹자 사후 수백 년 뒤에 엮인 것으로, 맹자 사후부터 이 쓰여지기 전까지는 비슷한 일화가
어딘지 아실 것 같나요?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강의실이 아니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에 위치한 낯선 건물들을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죠. 맨 윗 사진은 연구관이랍니다. 연구관은 교수 연구실이 모여 있는 건물입니다. 건물 앞에 나무가 쭉 줄 서 있는 곳이 있는데, 산책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두 번째 사진은 어디일까요? 바로 창신관입니다. 창신관의 이름은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인 ‘법고창신’이란 사자성어를 본떠 지어졌습니다. 창신관은 연구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글로벌브레인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으니, 늘 긍정적이고 밝게 마음을 먹고 남을 비판하지 말고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면 행복해진다는 말이다. 흔히 이런 태도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 말은 항상 미심쩍은 말이다. 사회의 구조적인 악으로 피해를 보고 제도적 문제로 인해 삶이 곤고해진 사람을 두고 “그게 모두 당신이 제대로 마음을 먹지 않아서 얻게 된 결과야”라고 말을 한다면, 그것은 기만적이기 때문이다.
‘대전 오월드 퓨마 탈출사건’은 지난 9월 18일(화) 대전광역시의 동물원인 오월드에서 보유하고 있던 퓨마 중 ‘호롱이’라는 이름의 개체가 퓨마사에서 탈출, 추적 끝에 사살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온·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말을 쏟아내었다. 어떤 이는 인간의 이기심 충족을 위해 평생 이용만 당한 동물이 인간의 실수로 사살되어 버린 상황에 분노했고, 어떤 이는 포획을 시도하지 않고 사살한 것은 합당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말과 말이 쌓여가는 가운데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의 자유를 박탈하는 동물원
본교 근처 위치한 카페인 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봤죠? 배우 ‘이시언’이 운영하는 카페로 유명해진 카페인데요. 이번 기회에 다녀왔습니다. 중문으로 나와 숭실대입구역 3번 출구를 등지고 약 5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상도목장’이라고 적힌 젖소 인형과 함께 옛 된 분위기의 카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젖소 인형 외에도 카페의 외관은 잘 꾸며져 있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경우를 대비한 대기 좌석은 흰 타일 위에 방석 두 개와 은색 테이블로 꾸며져 있어, 익숙하고 편안해 보입니다. 내부는 복고풍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지금은
오스트리아의 언어는 독일어이지만 스스로를 독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독일의 성(姓)을 가진 사람도 참 많지만 독일인이 아닌 ‘오스트리아인’임을 강조한다. 어떤 사람은 조국을 묻는 질문 자체에 불쾌함을 표시한다. 예컨대, 한국 사람과 똑같이 생긴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나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답을 듣는 상황과 비슷하다. 현재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모국(母國)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큰 것이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모국에 대한 자부심은 참으로 대한 것이어서 영화에서도 잘 묘사된다. 나의 ‘명
모피 금지 운동이나 채식주의자 관련 상품 증가 등의 동물 보호 이슈들을 보면 잠깐 따듯한 마음이 들다가도 인간의 이중성을 성찰하게 된다. 그렇게 동물을 ‘보호’하자는 태도가 마치 그들의 행복을 인간의 손으로 좌우할 수 있다는 게 전제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동물의 가죽을 이용하는 것도, 사육하는 것도, 먹는 것도, 보호하는 것도 모두 인간의 마음이라면 그들의 주체성과 권리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물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비건 패션’을 추구하는 취지는 좋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동물들의 권리
현대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음료는 바로 커피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우리가 즐겨 찾는 종류는 아메리카노다. 이는 대학생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본교에서도 복도를 거닐며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학생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메리카노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됐을까? 아메리카노는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 갔던 미군 병사들이 묽은 커피를 즐기던 취향에 맞추려 진한 에스프레소를 물로 희석한 데서 유래됐다. 당시 유럽에서 자주 마시던 커피는 진한 맛과 향의 에스프레소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인들의 입에는 맛과 향이 너무 강했고,
법은 정의를 지향하지 않는다. 다만 합의를 지향할 뿐이다. 최근의 심신미약 판결에 의한 형벌 감형 이슈를 보면 드는 생각이다. 그렇게 법이 합의를 지향하는 이유는 국가의 본질에 맞닿아 있다. 국가는 존재가 아니다. 국가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합의이자 우리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다. 인간 개개인의 힘은 온갖 자연물에 비해 미약하기에 우리는 함께 살아남고자 집단화됐고, 그 집단이 거대화하면서 국가가 됐다. 즉, 국가의 존재가 우선이 아니라 인간이 우선이다. 이때 수많은 인간이 모여 살게 됐으므로 개개인은 스스로의 권리나 주관만을
책 좋아하시나요? 책은 요즘 시대에는 조금 뒤떨어진 콘텐츠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즐길 거리는 모두 기기에 직결돼 있죠. 가끔 그런 기계로 가득 찬 자극적인 생활에 지치면 책 속의 세계로 도망치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만 읽으면 아무래도 자극이 부족하지 않나요? 시원한 맥주나 따듯한 음료 한 잔이 그 심심함을 메워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신대방삼거리역 인근에 '대륙서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들어가기 위한 길목에는 시장 거리가 있습니다. 마치 책처럼 낡았지만 따듯한 느낌을 주는 길
본교 인근에도 드디어 ‘따릉이’가 생겼다는 것을 아시나요? ‘따릉이’는 서울시에서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시내 곳곳에 배치한 자전거입니다. 시내에 있는 지하철 주변에는 종종 연두색의 자전거 거치소를 볼 수가 있는데요. 숭실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 생긴 이 연두색의 자전거 거치소가 바로 ‘따릉이’를 대여할 수 있는 곳입니다. ‘따릉이’는 어플로 대여할 수 있는데요, ‘따릉이’ 대여료는 한 시간에 1,000원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는 일반 대중교통 요금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빠르게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본교생들도
이 칼럼의 제목에 ‘꼰대’라는 말을 넣은 것은 달짝지근한 행복을 말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글을 읽는 순간 잠시 행복감을 맛보지만 우리에게 행복의 길로 이끌어주지는 않는 그런 글들은 참 많다. 우리를 속이는 글들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의 노예가 되어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점에서는 행복의 강박에서 벗어나 뭔가 할 수 있는 일, 행동할 수 있는 무엇을 찾는 것. 그것이 행복의 길일 수 있다 싶어서 썰을 풀기로 했던 것이다. 노예는 행복할 수 있는가? 이는 아주 오랜 과거에
장기해외봉사자를 모집합니다! 본교 사회공헌팀에서 2019학년도 1학기 7+1 프로그램 장기해외봉사자를 모집한다. 봉사 파견지역은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이며 파견 기간은 내년 2월에서 6월까지다. 해당 모집의 서류 접수 기간은 오는 21일(수) 오후 5시까지이며 관련 서류를 지참해 미래관 106호 사회공헌센터로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내용 및 제출 서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인턴십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본교 경력개발팀에서 2019학년도 1학기 해외인턴십(호
올 한해를 통틀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문화예술 이슈를 꼽아보자면, 지난 10월 영국에서 발생한 뱅크시의 파쇄사건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파쇄사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세계미술시장 거래의 주 무대라고도 할 수 있는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서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는 뱅크시의 작품이 경매로 나왔다. 라는 제목 그대로, 어린 소녀가 손에 쥔 빨간 풍선을 놓쳐버리는 모습이 뱅크시가 즐겨 사용하는 스텐실 기법으로 그래피티된 작품이었다.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