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 공원에서는 평화 기념식이 열린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떨어진 이 폭탄에 의해 20여 만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다시 3일 후 나가사키에도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 기념식은 이를 상기하며 핵병기의 축출과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행사에는 일본의 수상을 비롯하여 요인들이 참가하고 전국에 생중계가 된다. 2016년 5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여 위로의 말을 전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 폭탄 또는 도쿄를 비롯한 대공습으로 인
요즈음 올림픽에서 욱일기 논쟁이 한일 간 갈등의 고리가 되고 있다. 욱일기의 연장 선상에 일본의 전후가 있다. 동아시아의 전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냉전’이다. 냉전은 중화 인민 공화국의 수립, 한반도의 분단, 일본의 55년 체제로 상징된다. 중국 대륙을 차지하였던 장제스는 공산당을 섬멸시킨 후 온전한 통치자가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농민을 지지 기반으로 마오쩌둥이 부패와 경제적 혼란을 수습할 수 없었던 국민당을 무너뜨렸다. 이 결과를 미리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장제스도 상대인 마오쩌둥도, 미국과 소련까지. 패전국 일본은 연
우리가 자전거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균형 잡기였다. 핸들을 요리조리, 몸을 기울이며 균형을 맞췄어야 했다. 그런데 조금 익숙해지면 균형 잡기가 쉬워진다. 그저 페달을 원하는 만큼 굴리면 된다. 우리가 균형 잡기의 달인이 된 것이기 때문일까? 사실은 돌아가는 바퀴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돌아가는 바퀴에 대해 알아보자. 처럼 자전거 바퀴를 돌리지 않고 한쪽 축을 손에 올려놓으면 바닥으로 떨어지지만, 처럼 바퀴가 빠르게 돌아가는 상태라면 떨어지지 않고 손바닥 위에 한쪽 축이 놓여져 있다. 사진이 조작이라고 의심
아이들 그림책에서 동물이 주인공이면 반갑다. 등장인물에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줄거리를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종(種)과 언어를 초월하여 토끼와 곰, 호랑이가 아기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면 읽는 어른의 마음도 순화된다. 그런 맥락에서 쿵푸팬더의 세계(사마귀가 호랑이와 대련하고 거북이가 무술 최고수인)를 동화적 허용으로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있었건만. 갑자기 『쿵푸팬더 2』에서 주인공(포)이 “왜 나의 아빠가 거위인가?”하고 진지하게 고뇌하는 모습은 좀 뜬금없다. 어쨌든 거위는 순무상자 속에서 발견한 아기 팬더를 자기 아들로 삼
지난 25일(수)부터 27일(금)까지 본교 대동제가 열렸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축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본교 학생복지위원회에서는 대동제 주·야간 순찰대를 모집했다. 안전한 축제를 위해 주간순찰대에 자원한 최정섭(철학·17) 씨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숭실대학교를 애정하는 철학과 17학번 최정섭입니다. Q. 주간 순찰대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1학년 때 학과 학생회에서 주점을 운영했어요. 그때는 전반적인 분위기만 파악했었는데 축제에 대한 세부적인 상황도 알고 싶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실 2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며, 현재 국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1981~1996년 태어난 국내 밀레니얼 세대는 1,09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2%를 차지한다. 그들은 21세기 중요한 소비 추체가 되고 있다. 그중 1990년대생들은 타인의 가치보다 스스로의 확고한 기준으로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중요한 소비 주체가 되고 있다. 소비에 있어 내가 부여한 가치에 대해 아낌없이 소비하는 세대로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내가 사고자하는 제품 선택
히딩크 감독으로 친숙한 네덜란드를 우리는 은연중에 ‘오렌지 군단’이라 부른다.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언제나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환상적인 슛을 날려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네덜란드 사람들이 특별히 오렌지를 많이 먹고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부르는 이름에는 많은 역사적 에피소드가 깃들어 있다. 그런 것들을 하나둘씩 알아나가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여행은 물리적인 이동일 수도 있지만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인문학의 저장 공간이기도 하다. 오래 걸어서 발이 아파도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는 원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들에서는 어디든 어시장(魚市場)을 볼 수 있다. 어부들이 갓 잡아온 각종 해산물을 즉시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노르웨이의 현재 수도인 오슬로에서 옛 수도인 베르겐(Bergen)으로 이동하면서 감상했던 피요르드(Fjord)의 감동은 밥을 제대로 먹는 것조차 방해했다. 눈이 즐거우니 다른 감각이 무뎌진다는 것이 적어도 나한테는 실증(實證)된 것이다. 몽환적인 피요르드의 모습이 다른 욕구와 감각을 잠시 내려놓게 하다니.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그래서인지 베르겐에 도착을 하니 엄청난 허기(虛
“나는 사실, 락커(Rocker)였다” 나른한 오후 강의에 나의 기타 치던 추억을 얘기해주면, 후배들은 전공 내용보다 집중을 더 잘한다. 락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악기, 기타. 흔히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렉 기타(Electric guitar)’라고 부른다. 이번에는 울림통도 없는 일렉 기타가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알아보고 그 뒷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기장의 변화가 소리로 이과 후배들은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전자기 유도에 대해서 배웠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처럼 전선을 감고 그 안에 자석을 움직이면 전기가
1990년대에 영화관에 자주 간 사람이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영화 시작 전 자주 나오던 다이아몬드 광고가 있었다. 주변이 깜깜해지고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짧은 침묵의 시간이 오면 그 시절 기준으로도 촌스러울 정도로 단순명료한 광고가 거대한 화면을 꽉 채웠다. ‘Just tell me you love me’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남자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네자 여자가 눈물을 글썽이고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복적으로 클로즈업되는 중에 묵직한 남자 목소리로 “영원한 사랑의 약속...”운운하는 나레이션이 흘렀다. 아마도 영화 관람객의 성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