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실명,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했다. 그 중 단 한 사람만이 눈이 멀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장님을 자처하고 자신의 의지로 격리 수용시설로 들어간 의사의 아내이다. 정부는 발병 초기에 싹을 잘라야 한다는 명목으로 발병자들을 정신병원에 격리시킨다. 이것은 공동체를 위한 합리적 조치이며, 이후 어떠한 책임도 군에 없다고 말한다. 책임을 지지 않는 지도자에게 어떠한 권력이 있을 수 있는가? 심지어 사회를 더 타락하게 하는 것은 정부와 군인의 통제가 아닌, 약자들의 사회에서 다시 생겨난 지배와 착취의 문화였다
만약 죽음이 확정되어 있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사쿠라는 췌장에 걸린 불치병을 가족을 제외한 주변에 모두 숨기고 자신의 병과 삶에 관한 책을 쓰면서 살아가는 소녀다. 그런 사쿠라의 책 ‘공병문고’를 주인공은 어느날 우연히 보게 되고 그로 인해 둘의 관계는 시작된다. 의미 있는 시간이란 무엇일까? 사쿠라에게 주인공은 질문한다. 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느냐고 너의 친한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묻는다. 사쿠라는 그런 주인공에게 말한다. 어떤 시간을 보내든 자
집에 있던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던 중 한때 이공계열 진학을 꿈꾸며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봤다. 이 책은 그중 하나다. 책 사이에는 지난 2016년 전 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 대한 신문 기사 한 페이지도 끼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간과 인공지능의 지식이 동등해진 시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로봇이 친구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위와 같이 과학 발전이란 이름 아래 생각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몇 가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중, 이
책『 연금술사』에서 양치기 산티아고는 영적인 존재인 집시 왕을 만난다. 집시의 왕에게서 보물을 찾게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산티아고는 보물이 있다는 피라미드로 떠난다. 피라미드를 향하는 여행길에서 경비를 도둑 맞은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을 하여 돈을 모아 다시 피라미드로 여정을 떠난다. 본격적으로 피라미드로 향하던 산티아고는 사막에서 한 영국인을 만나고 그를 통해 연금술사에 대해 알게 된다. 오아시스에 도달한 산티아고는 사막의 여인 파티마와 사랑에 빠지지만 연금술사를 따라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파티마를 등지고 다시 피
는 직접 돈을 주고 산 첫 에세이 도서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의 특성 때문인지 구매하기보다는 서점에서 대충 훑어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를 처음 발견한 것은 베스트셀러 코너에서였다. 어느 서점에서는 아예 특정 코너가 로 도배된 경우도 보았다. ‘단지 광고를 많이 하는 유명한 책’,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온라인-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추천해줘서 늦게야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좋은 글에는 형광펜으로 표시를 하며 읽는 습관이 있다. 책을 읽은 뒤 ‘광고를 많이 하는
만약 이 세상에서 우리 모두가 눈이 멀고 나만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상상도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고 세상은 황폐화될 것이다. 이 책은 199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미구의 대표작이다. 특이한 점은 마침표(.), 쉼표(,)를 제외하고는 느낌표, 물음표 같은 문장부호를 사용하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이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처음으로 눈이 먼 사람 그 다음으로 눈이 먼 사람, 의사, 의사의 아내 등 고유명사가 아닌 그 사람의 특징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이 독특한 문체가 읽기
이 책은 저자인 채샘이 자신의 쌍둥이 오빠 현이 도박중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시점부터 단도박 가족모임에 꾸준히 나가고 있는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책의 맨 앞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 “위대한 힘이여 /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 이를 구별하는 지혜도 주소서” 이는 저자가 현의 회복을 위해 나가기 시작한 단도박 가족모임이 모임을 마칠 때마다 낭독하는 이다. “언젠가 ㄱ 선생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모임에 나가지 않으면
2016년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 농단을 입증하는 테블릿PC가 방송사 JTBC를 통해 보도됐다. 이후 대통령의 무능력과 그 측근들의 국정 농단이 밝혀졌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국가는 국민을 추운 겨울 광장으로 내몰았다. 이에 뜻을 같이한 국민들은 물었다. ‘이게 나라냐’ 결국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최다 득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누구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가 제 기능과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목적론에 따르면 만물에는
저자는 “자본주의가 고정된 제도의 묶음이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적응해온 사회체제”라면서, 역사를 보면 자본주의가 위기를 통해 재조정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1803년~1815년 유럽을 휩쓴 나폴레옹 전쟁, 1930년대의 대공황, 1970년대의 경제위기, 2007년~2009년의 금융위기가 대표적이다. 자본주의 1.0은 대공황으로 막을 내리는 ‘자유방임 자본주의’다. 유럽 복지국가 전성기, 미국 루스벨트의 뉴딜시기가 자본주의 2.0이다. 자본주의 2.0의 특징인 ‘사회민주주의’와 ‘복지자본주의’는 1970년대의 세계적인
은 많은 사람들이 접해본 적 있는 서적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본 순간 오만과 편견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알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엘리자베스는 당대 여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시대의 전형적인 여성은 수를 놓고, 꾸미며, 재력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려고 한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지성을 가지고 당당하며,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가 선택했다. 여기에서 현대 여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현대에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며, 결혼을 하더라도 본
영화 가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는 코믹스 영화 최초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주목 받은 작품이다. 영화 (2008)로 이미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캐릭터인 ‘조커’는 완벽한 조커로 변신한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과 함께 다시 한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전의 조커와 다르게 ‘토드 필립스’ 감독의 는 코믹북 기반이 아닌 새롭게 창조된 오리지널 스토리로 조커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인공 아서(호아킨 피닉스)는
책 ‘월든’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미국의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서 2년 2개월 동안 홀로 오두막에 살면서 생활한 긴 서사시다. 소로우는 일기 형식으로 자신의 인생관과 자연 속에서의 생활을 상세하게 묘사한다. 마음의 울림을 주는 많은 대목 중, 특히 ‘숲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부분의 종소리 묘사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그는 숲속에서 맞은 첫 여름, 온전히 자연에 동화되어 여름의 햇살, 새들의 노랫소리, 종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올봄 나는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과정을 한 번이라도 눈여겨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