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여러 소설을 탐독하는 학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때때로 각종 도서의 방대한 양에 치여 독서를 포기하는 학생들을 위해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를 통해 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였다. 이렇게 좋은 평가와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상상력, 간결한 문체, 읽기 편한 줄거리 등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공중그네는 나름의 강박증을 앓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공중그네에서 자꾸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뾰족한 물건만 보면 숨이 막히는 야쿠자 중간보스, 장인어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의사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은 개봉 당시 흥행에 참패한다. 80년대 말 90년대 초, 홍콩 영화라 하면 상당수의 지분이 느와르 물에 편향된 상태였다. 쿵푸영화 역시 인기 있었지만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등의 초호화 캐스팅이 주는 기대감이란, 의리를 진하게 녹여낸 느와르 물이 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극장 안은 습하고 음울한, 모노톤과 블루톤의 영상으로 가득 했다. 흥행 참패와 환불 사태는 당시 배신감을 느낀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은 왕가위 감독의 회심의 역작으로 인정받게 된다. 전례 없는 형식미는 왕가위 감독을 영화 작가로서 인식시킨다. 그리고 영화는 발 없는 새, 아비(장국영)를 탄생시킨다. 영화
이 책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 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아들과 나눈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슴에 와닿지 않는 숫자만 가득한 보고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들과는 거리가 먼 책이다. 이 책은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있는 묘안을 주지 않는다. 어쩌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루에 10만 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할 수있게 해준다. 가난한 나라는 ‘어쩔 수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가난한 나라가 된 거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은 비인간적인 기아 문제를 대부분이 외면하고, 오히려 세계의 일부는 이를 힘의 균형으로 생각하며 정치적,자본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한다.
DC의 야심작 (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이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배트맨 대 슈퍼맨’을 관람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영화 이다. 모든 이유에 앞서 ‘배트맨 대 슈퍼맨’ 은 영화 이후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삼는다. 또한 3부작과 ‘배트맨 대 슈퍼맨’의 가교로 제작된 영화가 이다. 그렇기에 잭 스나이더 감독이 리부트한 ‘슈퍼맨’은 이전 시리즈의 ‘슈퍼맨’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인다. 잭 스나이더의 슈퍼맨은 두 가지 키워드를 갖는다. 그것은 ‘신화’와 ‘정체성’이다. 과거의 슈퍼맨이 인간의 일에 발
1982년 일본에서 출시된 장편 SF대하소설 은 2000년대 중반까지 주요 대학도서관 대출순위에서 항상 빠지지 않던 인기작품이다. 애니메이션, 게임,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으며, 중2병스러운 제목 탓인지 흔히 영혼 없는 판타지소설로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제목의 유치함을 이겨내고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 속에 담긴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하영웅전설은 우주로 진출한 미래인류가 전제주의 ‘은하제국’과 민주주의 ‘자유행성동맹’으로 나눠져 대립하며 살아가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화려한 우주함대 전투,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암투 등이 주를 이뤄 내용이 전개된다.
잠에서 깨어나면 얼굴이 변하는 남자가 있다. 얼굴뿐만 아니라 외양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타인에게는 물론 스스로에게도 남자는 낯선 존재이다. 오늘의 나는 말 그대로 오늘의 나일뿐, 내일의 나와 동일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2012년 인텔&도시바의 노트북 광고 ‘The Beauty Inside’를 영화화한 는 십 년 넘게 하루살이 삶을 반복하는 남자 김우진의 이야기이다. 감독은 소재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영화 속 총 123명의 우진을 등장시킨다. 나이, 국적, 성별을 가리지 않고 변화하는 우진의 모습은 123번째 우진을 연기한 배우 유연석의 내레이션을 통해 통일성을 갖는다. 이 변화무쌍한 영화 속에서 내레이션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
공중그네는 유쾌한 정신과 의사 아리부와 그를 찾아오는 다섯 명의 환자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아주 매력적이고 재밌게 담아낸 책이다. 정신과 의사 아리부의 다섯 환자를 통해 현대인이 말 못하고 자신만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아리부가 그들을 치료해 나가는 다소 유쾌하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서 깊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보통 정신과 의사들은 약을 지어주거나 상담을 해주는 것으로 치료를 마치는데 아리부는 환자가 가진 문제에 정면 돌파하며 환자들을 치유한다. 이과정을 정말 유쾌하게 그려내어 아리부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장인의 가발을 보면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을 가진 의사, 1루 송구를 두려워하는 3루수 야구선수 등 5
제88회 아카데미 작품상의 영광은 영화 에 돌아갔다. 실제 발생했던 보스턴 가톨릭 사제의 집단 성추행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 는 저널리즘 그 자체를 올곧은 시선으로 조명하고 있다. 창간 이래 미국 동부의 대표 일간지로 손꼽히는 ‘보스턴 글로브’는 새로운 편집장의 부임과 동시에 탐사 보도팀 ‘스포트라이트’를 발동시킨다. 팀장 로빈슨(마이클키튼) 및 취재 기자 샤샤(레이첼 맥아담스)와 마이크(마크 러팔로), 그리고 연구조사원 맷(브라이언 제임스)으로 구성된 스포트라이트 팀은 철저한 외부자로서 언론사가 가진 위치와 소명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사건에 접근하는 그들의 모습은 이성적이지만 결코 차갑지 않다.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다시 말해 가톨
1789년 프랑스 시민 혁명을 배경으로 한 과 21세기 대한민국을 그린 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묘하게 닮아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이야기가 ‘복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에는 루이 16세 왕조의 방탕함과 부패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에 대한 주인공 로낭의 복수가, 에는 성실하게 살수록 지독하게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대한민국 평범녀 정수남의 복수가 있다. 이는 특정 인물에 대한 앙갚음보다는 행복하고자 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회’와 ‘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분노에 가깝다. 학점, 자격증, 해외연수 그랜드슬램을 달성해야만 졸업-취업-결혼의 안정적 코스가 보
영화는 시인 윤동주의 궤적을 조심스럽게 좇는다. 혹여나 누가 될까,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하는 순간에도 시 이전에 윤동주의 삶이 있음을 잊지 않는다. 시가 곧 시인의 삶의 흔적이듯 영화 속에는 윤동주(강하늘)의 주옥같은 시들이 등장한다. 내레이션을 통해 말이다. 영화 속 흑백 화면이 우리가 기억하는 사진 속 윤동주를 가시화한 것이라면 시인의 작품은 내레이션을 통해 생동한다. 속 내레이션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윤동주를 연기한 배우 강하늘의 목소리를 통해 영화의 서사 그 자체가 된다. 영화는 내레이션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동시에 빛보다 그림자에 가까웠던 윤동주의 삶을 무한한 가치로 빛나게 만드는 축이 되어 준다. 윤동주의 궤적을 좇다 보면 자
어떤 것이 더 나은 삶인가? 그리고 어떤 것이 올바른 삶인가? 지금까지 인간은 끊임없는 생각과 경험, 관찰을 통하여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단순히 이것은 인간들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고통받고 있는 인간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인간은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흔히 타임머신이라고 하는 기계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낳은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미래를 밝히기 위하여 존재하는 사람이 ‘예언자’라고 할 수 있다. 예언자는 일반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미래를 알 수 없는 인간들에게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삶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화 (2015, 이하 )는 홀로 남겨진 인간에 대한 이냐리투 감독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19세기 초, 모피 산업이 성행했던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 삼아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길잡이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맞이한다. 곰의 습격과 아들의 죽음, 동료의 배신을 비롯하여 설원의 대자연까지. 모든 것은 그에게 사투이자 생존 그 자체이다. 미국인과 아메리칸 원주민의 죽고 죽이는 사투가 시대가 되어 버린 현실 속에서 휴글래스와 원주민 아내에게서 태어난 그의 아들은 그저
황대권 작가는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13년간 옥살이를 합니다. 감옥에서 황 작가는 평소 앓던 만성기관지염을고치려고 풀을 뜯어 먹다가 풀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됩니다. 야생초편지는 이러한 감옥생활을 주위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어 만든 책입니다.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야생초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야생초편지는 생명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줬습니다. 야생초는 길거리에서 몇백 번의 짓밟힘을 당하지만, 당당히 꽃을 피웁니다. 이런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야생초의 모습에서 작가는 생명의 소중함을 발견합니다. 책에서 작가는 “야생초는 쓸데없이 태어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다 자연이 그 땅이 필요해서 그 자리에서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에게는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는 원작이 발표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파격적이다. 영화의 키워드가 그로테스크인 만큼 획기적인 미장센과 충격적인 서사 전개가 영화 전반에 돋보인다. 60년대의 하녀를 떠올려 보자. 하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가사 일을 도맡아하는 가난하고 수동적인 여성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영화 속 하녀는 과도하게 진취적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음식에 쥐약을 타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감독이 이러한 하녀를 영화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일차적으로 근대화 초기 중산층 가정의 허위의식을 겨냥하기 위함이다. 소위 단란한 가정에 찾아온 불청객이란 은폐된 내부의 문제에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영화 ‘하녀’는 이 은폐된 내부의 문제를 중산층이 가진 강박관념에서부터 발화시킨다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시인 호메로스에 의해 쓰여진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리아스의 시작은 그리스군이 트로이아를 얻기 위해 공격한지 10년이 되는 해에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에게 화가 나 전쟁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자기 함선으로 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가 없는 그리스군은 아가멤논의 지휘 아래 총공세를 펼치지만 헥토르가 이끄는 트로이 군대에 의해 대패하게 된다. 이때 신들은 자신들의 감정과 원한에 의해서 인간들의 전쟁에 개입하여 인간의 전쟁을 복잡하게 만든다. 아킬레우스는 계속해서 전투를 거부하고 그의 절친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입고 전쟁에 나선다. 그러자 아킬레우스를 두려워하는 트로이군은 그로 오인하고 퇴각하지만, 트로이군 깊숙이 들어간 파크로클로스는 결국 헥토르에게 최후를
안국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재조명 받고 있다. 제36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의 트로피가 이정현에게 돌아가며 다소 생소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는 중이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총제작비 2억 원 남짓의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배우 이정현의 노 개런티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는 전형적인 사회 풍자 성격을 지닌다.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는 신념으로 평생을 사는 성실한 수남(이정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그녀를 앨리스에 빗댄다. 앨리스가 그러하듯 수남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현실에 내동댕이쳐진다. 다만 그녀가 처한 현실은 ‘성실함’이 모순이 되어 버린 디스토피아다. 꿈을 가지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수남은 바보가 되고,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하버드대학교 교수라는 사실에 주목하지만, 나는 발 레리나에서 문학박사로, 그리고 법대 교수로 이어지는 경력에 더 흥미를 느 꼈다. 이렇게 쉽게 연결되지 않고 변칙적인 경력을 지닌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이 인생의 전환점에서 가졌던 그들 의 고민이나 열정의 동기가 궁금해진다. 꿈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바 뀐 꿈을 이루기 위해 여태까지 한 분야 에서 쌓아왔던 경험을 모두 버리는 것 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그녀의 경력에서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학문적 사고도 내 관심을 끌었다. 나는 오늘날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 한 요인을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넘어 여러 지식을 바탕으로 한 학문적 사 고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법학 교수로서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법학에 접근한 것으로 유
해안에서 만난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 타인(케이트 윈슬럿)은 서로에게 끌림 을 느낀다. 성격이 극명하게 다른 둘이 지만 그들은 만난 첫날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머지않아 눈물을 흘리는 조엘의 얼굴 위로 오프닝 크레 딧이 뜬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시작 이다. 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화려한 볼거리를 주지 않지만 누군가의 의식과 무의식을 ‘감각’하게 만드는 독 특한 연출을 선보인다. 이는 인간의 기 억을 제거한다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출 발한다. 기억을 지우는 순간 또 다른 나 의 자아가 내 기억을 응시할 수 있다는 특이점 역시 가지고 있다. 영화 속 라쿠 나(lacuna)는 기억을 선택적으로 지워 주는 가상의 회사이다. 누락된 부분이 라는 본래의 의미에 맞게 라쿠나에 방 문하는 사람들은
영화와 경제. 보통 생각하기에 영화는 재미있고, 경제는 어렵다. 저자는 경제 용어를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본인이 보았던 영화를 통해 연결점을 찾아 지루하지 않게 설명한다. 저자의 의도는 딱 나와 같은 사람을 겨냥한다. 경제가 중요하니 이해는 해야겠는데, 따로 공부하자니 어렵고 막막한 사람 말이다. 책의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어떤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화의 줄거리뿐만 아니라 본인의 경험이나 심리학적 실험결과 등을 근거자료로 제시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책의 목적과 무관한 내용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간혹 저자는 경제 용어보다 영화에 대한 평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영화의 내
영화 ‘검은 사제들’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화한 영화 ‘검은 사제들’은 한국형 오컬트 무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사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개봉에 앞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영화이다. 원작이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음이 분명하지만, 이를 상업영화화하는 것은 너무나도 큰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일 년에 수십 편씩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즉 국내 영화의 소재로 생소할 수 있는 엑소시즘이지만 대중들에게는 지나치게 식상한 소재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스크린을 통해 만나본 영화 ‘검은 사제들’은 익숙한 엑소시즘물 에 더 익숙한 한국의 정서들로 가득한 영화로 다가온다. 명동 한복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