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금융권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핀테크(Fintech)’이다. 핀테크는 단어그대로 파이낸셜(Financial) 과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은행의 주요업무를 기술적 기반, 특히 IT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주변의 쉬운 예를 들자면 요즘에 화제가 되고 있는 ‘xx페이’ 등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들은 명백하게 은 행의 기존업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수수료 또한 없다시피 한다. 이렇게 변하는 환경에서 은행은 앞으로 어떠한 식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에서는 위와 같은 환경에서 우선 은행들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먼저, 저자는 은행에 대 한 개념을 새로이 한다. ‘은행은 돈이 아니
외화의 집중 공세를 뚫고 천만에 도달 한 영화가 있다. 바로 류승완 감독의 아홉번째 장편 영화 ‘베테랑’이다. 엄청난 능력치의 영웅들이 강세를 보였던 2015 년 상반기의 영화판에서 류승완 감독이 내세운 영웅은 현실에 발을 내딛고 있는 평범한 형사 서도철(황정민)이다. 영화 속 서도철은 아내에게 구박 받는 남편이 자 소시민, 그렇지만 가오를 가진 베테랑 형사로 등장한다. 그의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념과 의리를 잃지 않는 다소 푼수 같은 정의의 수호대로서 서도 철을 받쳐준다. 선으로 똘똘 뭉친 그들 과 대립하게 되는 인물은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이다. 그는 절대 권력이자 분명한 악으로 재벌 사회가 탄생시킨 가장 큰 부작용의 사례이기도 하다. 영화는 하청업체로부터 임금을 떼인 배기사(정웅인)가
「시경」에 ‘내가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해서 후에 환란이 없도록 조심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징비록」도 이에 비롯하여 저술됐다. 책은 1592년 임진왜란부터, 일본이 재차 쳐들어 온 1597년 정유재란까지 조선의 전시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유성룡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도체찰사에 임명돼 군무를 총괄한다. 선조의 피난길에 왕을 보좌하고 임진왜란 말에는 훈련도감을 만들어 군비를 강화한다. 「징비록」은 전쟁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요한 임무를 도맡아 수행하던 유성룡이 썼기 때문에 상당히 입체적이고 사실적이다. 보통 임진왜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다. 한산도와 명량, 그리고 노량해전으로 이어지는 통쾌한 승리가 연상된다. 하지만 「징비록」을 읽으면서 승
‘가족의 탄생’은 세월을 통해 완성된 ‘관계’에 대한 영화이다. 혈연도 아닌, 그렇다고 온전한 가족도 아닌 이 범상치 않은 관계는 독립적인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누나와 남동생, 어머니와 딸, 그리고 연인의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가족들은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가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새롭다 못해 낯선 이들의 독특한 관계는 다르기에 곧 갈등으로번진다. 누나 미라(문소리)는 5년간 소식조차 없었던 남동생 형철(엄태웅)의 스무살 연상녀 무신(고두심)을 올케로 인정해야 한다. 선경(공효진)은 아버지가 다른 동생을 갑작스럽게, 진짜 동생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경석(봉태규)과 채현(정유미)의 사랑도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상처를
어릴 때는 선과 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지만 점점 그런 것들에 대한 구분이 생기기 시작하고 도덕적인 삶을 지향하는 것을 인생의 최고의 덕목이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더 나이가 들고 현실과 부딪치면서 그러한 삶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선과 악은 과연 무엇를 기준으로 구별되며, 도덕이란 것조차 과연 어떤 잣대를 기준으로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던 차에 니체의 책을 읽으면서 그 또한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반가웠다. 니체가 저술한「 도덕의 계보학」의 핵심은 ‘도덕의 가치’이다. 도덕 그 자체에 대해 의심하며, 도덕이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마취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 주제다.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다고
권리를 향한 인간의 행진은 시대를 불문하고 역사의 한 편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간과 환경, 형태는 변하고 있지만 인권을 향한 행진은 여전히 진행 선상에 놓여있다. 영화 ‘셀마(Selma)’를 보며 느낄 수 있는 다름 속의 공감 역시, 바로 이 모든 것이 현재진행형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영화 ‘셀마’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이자 인권 영화이다. 필연적으로 무거울 수밖에 없는 소재이지만 흑인 여성 감독 에바 두버네이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신격화 대신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주력하며 영화의 짜임새를 더한다. 리 대니얼스,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거장들을 제치고 메가폰을 잡게 된 여류 감독인 만큼, 그녀는 연출과 각본, 촬영, OST하나까지 현실에 가깝게 60년대 중반의 미국을 재현해 낸
거의 중반부에 들어선 나의 20대를 뒤돌아보자면, 지극히 평범한 청춘이었다. 가장 보통의 것을 해왔고, 흔히들 있는 질풍노도의 시기도 없었다. 이런 나와는 달리 소설의 주인공인 와타나베는 말 그대로 혼돈의 청춘을 보낸다. 그래서 마치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친구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나오코와 미도리, 그리고 와타나베의 삼각관계가 주를 이룬다. 와타나베는 절친한 친구인 가즈키의 여자 친구인 나오코를 만나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이내 소식이 닿지 않게 된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와타나베는 미도리와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시큰둥했지만 미도리의 발랄한 모습에 와타나베도 마음을 주면서, 와타나베의 내적 갈등도 시작된다. 읽으면서 독특했던 점은 인간관계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여섯 살 난 아들 케이타에게 멋진 아버지가 되고자 한다. 져본 적 없는 인생을 산 료타이기에 그는 멋진 아버지가 되는 방법은 자신의 성공한 인생을 대물려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완벽한 듯 보이지만 인간미 없는 아버지 료타의 성장을 다룬다. 영화는 ‘6년간 키운 내 아들이 바뀐 아들이라면?’이라는 진부한 설정에서부터 시작하지만 이를 시종일관 담담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아들이 바뀌었다는 소식에도 료타는 평정심을 유지한다. 심지어 자신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케이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한다. 아이와 있어주는 시간보다 일을, 사랑과 따듯함보다 체계적인 교육의 틀을 강요한 료타에게 있어 멋진 아버지 역시 자기만족을 위한 도
도덕적 인간은 왜 비도덕적 사회를 만들까. 개신교 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버가 저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통해 던지는 질문이다. 책을 읽으며 이 질문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 사회에는 윤리 ‘교육’이 존재한다. 동시에 윤리는 ‘문화’로 존재한다. 이는 인간이 얼마나 이타성을 갈망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리가 교육과 문화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니버의 질문이 암시하듯, 우리 인간 사회는 퍽 이기적이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는 게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다. 그는 인간이 이기적 속성을 갖는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기에, ‘선한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니버가 제시한 ‘도덕적 인간’이라는 전제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반론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하는 것. 주인공 월터(벤 스틸러)의 유일한 취미는 상상하기다. 잡지사 ‘라이프’의 사진 관리부서에서 16년간 일하며, 마땅한 경험도 흥미도 없이 백일몽만을 꾸던 월터는 구조 조정을 앞두고 일생일대의 시련을 맞이한다. 바로 ‘라이프’ 종간호 표지에 들어갈 25번 필름이 사라진 것이다. 필름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자유로운 영혼의 사진작가 숀 오코넬로부터 원본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숀은 그 흔한 휴대폰 하나 가지고 있지 않다. 카메라와 필름만 있으면 그 어떤 분쟁 지역으로도 발을 옮기는 숀은 진정성과 창조성을 상징하는 인물이자 월터가 존경하는 대상으로 표현된다. 25번 필름의 주인인 숀을 찾아 시작된 여정은 월터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그가
철학 수업을 듣던 날이었다. 그 날의 주제는 데카르트였고, 발표자는 나였다. 철저히 이원론자인 그가 ‘송과선’이라 는 개념을 내세우다니 황당하다고 비판을 했는데, 교수님께서 송과선은 오히려 지금 주목을 받는 개념이라고 하면 서, 뇌과학 분야에 비슷한 설명이 있다고 덧붙이셨다. 그 날 이후 나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철학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 말씀 덕분인지, 내 관심은 자연스레 뇌과학에 쏠렸고, 그 분야를 전혀 모르는 내가 읽을 만한 책을 찾던 중 우연히 「커넥톰」을 발견하게 되었다. 글쓴이는 ‘당신은 당신의 커넥톰이다.’라는 명제를 시작으로, 뉴런과 시냅스, 뇌의 작동방식과 구역 등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각종 사례와 적절한 비유를 통해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
⌈총, 균, 쇠⌋를 읽고인류는 결국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게 됐다. 어떤 상황들에 의해 다른 민족처럼 보이도록 됐지만 근원은 같은 것이 아닐까? 외모와 언어가 다른 것은 주어진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다. 「총, 균, 쇠」는 제목 그대로 총과 균과 쇠가 인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서술한다. 하지만 역사의 발전과정 이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4부에서 인류사의 과제와 방향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역사를 고민하게 한다. 다른 내용들도 훌륭하지만 4부 때문에 책이 호평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류사는 계속해서 언급되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시 조화의 과정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지는 않았다. 책은 조화의 과정을 고민하게 한다.
대니 보일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할리우드와 발리우드(인도 영화 사업을 총칭하는 말)의 장점을 조화롭게 살린 영화이다. 인도라는 나라의 생경한 풍경이 대니 보일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편집과 만나며 작품성만큼이나 대중성에서도 성공을 거둔 영화로 손꼽힌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인도 빈민가 출신의 고아 자말(데브 파텔)이 퀴즈쇼에 참가하여 우승을 차지하고, 사랑마저 되찾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제대로 교육도 받아보지 못한 그의 승승장구는 고위층의 의심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일궈낸 우승이 ‘지식’을 넘어선 ‘삶’에 있었기에 그의 퀴즈쇼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의 ‘삶’은 퀴즈쇼 현장을 통해 드러난다. 진행자가 질문을 던지고, 자말이 답을 말하기 전의 시간
무한 이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세대를 함께 겪는 이 사회 안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 소리친다. 마치 탈무드 속 집주인처럼 손님이 자신의 침대를 넘어가는 신장을가지고 있다면 다리를 잘라버리고, 자신의 침대보다 짧은 신장을 가지고 있다면 억지로 늘려 맞추듯 스스로의 기준으로 타인을 재단한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무지를 인정하기 두려워한다. 소통을 강조하고 복지를 소리치지만 말할 준비만 되어있고 누구도 들을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가족오락관(KBS오락프로그램)에나 나올법한 큰 귀마개를 쓰고 자기 얘기만 끊임없이 소리쳐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세상을 이끌어 가는 리더들에게 경청은 물론 어려운 일이다. 백 명의 말을 한 사람이 들으면 백 마디가 되는 정
찌그러진 중절모에 진한 콧수염, 자루처럼 보이는 바지와 꽉 조이는 재킷, 손에 든 지팡이를 휘둘러대며 팔자걸음을 걷는 한 남자, 그는 바로 찰리 채플린이다. 영화 ‘황금광 시대’ 속에도 그는 여전히 가난하고, 또 어딘가 모자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화 속 찰리는 그간 보여 졌던 그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지만, 황금을 찾기 위한 여정만큼은 순탄치 않다. 사실 영화는 코미디가 탄생되기 힘든 소재에서부터 시작한다. 1890년대 후반, 클론다이크에 황금을 찾으러 간 시굴자들의 궁핍한 삶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기 때문이다. 채플린은 이 중에서도 죽은 동료의 시신을 먹으며 고립을 견뎌낸 이민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다. 살벌한 상황으로부터 소재를 얻은 채플린이지만, 그는 그만의 페이소스가 담긴 코미디 영화를
힘든 일은 한꺼번에 온다. 어디선가 위로를 받으려 했지만 모든 곳이 상처뿐이었다. 지독하게 추웠던 지난 겨울, 상처를 안고 그렇게 강신주 다상담 1권을 만났다. 다상담 1권은 온갖 가슴에 못 박히는 말들, 잔인한 말들로 상처의 끝을 보게 했고, 보고 싶지 않았던 나를 보게했다.그 후 다시 만나게 된 다상담 3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가면’이라는 주제는나를 더욱 자세히 보게 했다. 그 중 착한딸이라는 가면을 벗고 싶다던 한 40대아주머니의 사연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내가 얼마 전까지 그렇게 살아왔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딸, 아빠의 딸. 온전히 내가 아닌, 누군가의 누구로 살았다. 착한 아이였고, 반듯한 아이였다. 하고싶은 것이 많았지만, 부모님을 위해 참아야 했고, 힘들고 외
가면을 벗는 것세 청년의 눈앞에 두 갈림길이 놓여있다. 그들은 길 언저리에서 서성이기만 할 뿐, 어느 한 쪽으로도 발을 떼지못한다. 선택이 주는 무게만으로도 부담스러워 지는 시간이 있다. 개인마다편차는 있지만 다수는 그 지점을 ‘스물’이라고 부른다.영화 ‘스물’은 스무 살의 성장통을가볍고 유쾌하게 다룬 코미디 영화이다. 살다 보면 때로는 심각한 메시지와 교훈보다 한 바탕 웃고 지나가는 것이 미덕인 순간들이 있다. 이병헌 감독은 한 번쯤 겪어 봤을, 혹은 한 번쯤은만나 봤을 세 인물들을 통해 스무 살의리얼한 희로애락을 웃음기 넘치게 풀어낸다.갓 스무 살이 된 치호(김우빈), 동우(이준호), 경재(강하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한 베스트 프렌드이다. 물론 그들에게 주어진 스무 살의 시작은판이하게 다르
영화 '명량'을 보고 대규모 전쟁 장면보다 이순신 장군이 홀로 방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난중에도 그는 일일이 배우며 생각하고 기록했던 것이다. 그러한 그의 생각이 궁금하던 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전쟁을 포함한 삶의 위기의 순간을 극복한 이순신 장군의 마음가짐과 참된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지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지침을 소개하고 삶의 멘토가 되어준다. 먼저 리더로서의 이순신 장군은 모두의 의견을 모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들에게 단호한 처벌을 내리는 엄한 리더였고 강한 자기 확신으로 때때로 왕명에 반대하는 장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호한 이순신에게 많은 이들이 따랐다. 이것은 '이익-위로-감동-교훈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는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데뷔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금껏 본적 없는 기괴한 상상력으로 도배된 이 영화는 한국형 SF이자 블랙 코미디이며 스릴러 영화로서의 면모 역시 톡톡히 보여준다. 무엇 하나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사는 병구(신하균)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불행이 외계인들의 ‘음모’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 한다. 설상가상으로 지구는 외계인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 일식 때까지 외계인을 제압하지 못하면 지구는 멸망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병구가 복수의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화학 공장의 강 사장(백윤식)이다. 병구는 강 사장을 외계왕자라고 믿으며 그를 납치하고 고문한다. 고문의 방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외계와의 교신을 막기 위해 머리를 밀고,
‘ENDURANCE’ . 우리말로 ‘인내’라는 단어다. 인내는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것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만약 딱 하루만, 그리고 그 하루 종일 공부만 하라고 한다면 이를 참아내기 힘들어 할 것이다. 그리고 하루가 아닌 일 년을 해야 한다고 하면 이를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 남극 한가운데에서 7개월을 참아낸 위대한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보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자연의 힘에 대한 놀라움이다. 자연은 늘 우리 주변에 녹아있지만 그것을 깨닫기에 우리가 사는 사회는 너무 인공적인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남극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부빙으로 인한 고립, 해류와 바람으로 인한 표류,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