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권민표, 서한솔 감독의 영화 은 세상의 끝을 찍어 오라는 동아리 선생님의 방학 숙제를 위해 여정을 떠난 네 소녀의 시간을 담고 있다. 약 75분이라는 러닝타임 속 네 친구는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의 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한 친구의 제안으로 지하철 1호선의 끝인 신창역에 가게 된다. 친구들이 떠올릴 수 있는 세상의 끝은 단순하다. 수원, 병점, 평택 등 어쨌든 집과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파란색 선의 끝이다. 그렇게 도착한 종착역은 네 친구들의 생각과는 달리 끝없는 철로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85세 정말임 여사(김영옥)의 삶은 순탄했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기 전까지는 말이다. 골절상과 더불어 섬망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말임 여사의 삶은 그때부터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꼬장꼬장한 성격 탓에 혼자가 더 편했던 말임 여사에게 자식들의 걱정과 요양 보호사의 돌봄이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을 돌볼 틈 없이 살아온 말임 여사에게 누군가의 케어가, 거기다 아들의 피 같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흔쾌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통장도 없어지는 것 같고, 음식도 사라지는 것만 같다. 요양 보호사 미선(박
2011년 가습기살균제 속 유독 물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며 수많은 사상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다. 특히 급성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유독 성분이 담겨 있었음에도 제품이 제재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 넣었다. 이 보이지 않는 살인자에 대한 영화가 11년만에 스크린에 등장했다. 영화는 현재 진행 중인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2011년에 시작된 가습기 사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는 미비하다. 관계 당국 또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다시
조앤 K. 롤링의 신비한 마법 세계는 여전히 건재하다. 해리포터에 이어 ‘신비한 동물 사전’까지 연이어 히트시키며 조앤 K. 롤링의 마법 어드벤처는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4년 만에 등장한 시리즈의 3편 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영화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축 중 하나인 덤블도어의 숨겨진 비밀이 풀리는 편인 만큼 전 세계 팬들의 수많은 기대를 모았다.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각색한 (이하 ‘신동덤’)은 노마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의 영예는 영화 의 제인 캠피언 감독에게 돌아갔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하여 30여 개의 상을 수상하며 12년 만에 돌아온 제인 캠피언 감독은 1993년 영화 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감독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한 복귀탄을 쏘아 올렸다. 영화 (1990), (1996), (2003), (2009) 등에서 억압과 폭력의 주제를 다루어 왔던 제인 캠피언 감독은 복귀작에
영화 (1995)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긴 방황의 시간을 거치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영화 로 화려한 복귀탄을 쏘아 올렸다. 영화 는 니콜라스 케이지를 위한 영화라고 느껴질 만큼 상실을 표현하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 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배우 인생의 빛과 어둠을 모두 경험했던 것처럼 소중한 것을 빼앗긴 채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주인공 롭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롭’은 포틀랜드의 요식업계의 전설적인 셰프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아내가 죽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 저서 이 2017년 영화화되며 헐리우드 초호화 캐스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성공 이후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다시 한 번 감독이자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로 분하며 영화 (2017)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작품이 모든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주목했다면 이번 작품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추리물이지만 ‘사랑’이라는 만국공통의 소재를 영화 전반에 짙게 깔며 에르큘 포와로라는 인물도 함께 평가할 수 있게 만든다. 영화는
영화 는 수학이라는 소재를 한국판 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내 상위 1% 자사고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한 지우(김동휘)는 고액 과외를 할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늘 하위권의 성적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지우를 괴롭히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수학이다. 설상가상으로 내신이 하위권에만 머물자 담임선생님은 지우에게 전학을 권한다. 그의 성적은 240명중 238등으로 쉽사리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점수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지우는 학교 경비원이자 탈북민인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영화 로 2017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새로운 장르로 돌아왔다. 델 토로 감독은 신작 를 통해 첫 누아르 장르에 도전했다. 델 토로가 구현해 낸 누아르는 미장센과 스토리의 구성에 있어 치밀하고 완벽하다. 주인공 스탠(브래들리 쿠퍼)의 등장부터 영화의 막이 내릴 때까지 모든 요소가 복선이자 암시이다. 거기다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헐리우드 톱스타 군단과 델 토로 감독의 만남은 연기에 있어서도 시네필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영화는 크게
천문학과 박사과정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미지의 혜성 하나를 발견한다. 지도교수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계산 결과 이 혜성은 지구를 파괴할 만큼의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다. 지구와 혜성이 충돌하기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뿐, 다시 말해 지구 종말이 반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지구 종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소수의 과학자들뿐이다. 혜성 충돌로 인한 지구 종말이라는 지극히 거대한 이슈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며 정치와 미디어의 활용하기 좋은 먹잇감이 된다. 영화 은 영화 와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가상 도시 블라제에는 미국에서 온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리)가 만든 주간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사옥이 있다. 이 잡지는 편집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폐간되고, 편집장의 죽음을 기리고 잡지의 마지막을 완성하고자 ‘프렌치 디스패치’의 최정예 기자 4인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들은 각자 한 편의 특종 기사를 써 마지막 호를 완성한다. 영화 는 잡지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널리즘을 향한 웨스 앤더슨의 존경이 담겨 있다. 4인의 기사를 영화로 한 옴니버스물인 는 잡지
주인공 티나(에바 멜란데르)는 뛰어난 후각으로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풍기는 냄새를 이용해 감정을 읽고 범죄자나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을 색출한다. 스웨덴 출입국사무소의 세관 직원인 그녀는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이다. 불법적인 일을 저지를 만한 사람들이 국경을 건널 수 없도록 막아내고, 스스로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티나는 특별한 능력만큼이나 특별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뭉툭한 이마, 뭉툭 한 코 그리고 뭉툭하고 큰 몸은 사람들의 혐오의 대상이 된다. 못생겼다는 말이 더
전화기와 컴퓨터 한 대면 충분하다. 2020년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금전 피해가 7,000억 원을 돌파했다. 누가 보이스 피싱에 속냐는 말을 하기에는 이 비대면 범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커져 버렸다. 영화 는 국내 최초로 보이스 피싱 범죄의 단면을 샅샅이 파헤친다. 사회 범죄를 다룬 영화이지만 동시에 범죄에 맞서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김선 감독의 의도처럼 영화는 왜 보이스 피싱에 피해자들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전직 형사인 주인공 서준(변요한)은 건설 현장 직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던 중 동료와 자
우주를 무대로 한 모험담을 담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 등의 범우주적 세계관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미래 세계의 전투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영화 은 사실상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시초이자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20세기 영미권의 대표 소설로 손꼽히는 만큼 영화화가 확정되고부터 수많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영화 이 여타
영화는 90년대 초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내전으로 고립된 대한민국과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탈출기를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UN 가입을 위해 소말리아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던 대한민국과 북한이 내전 상황에 처하며 생존을 위해 서로 협력했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100%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는 90년대 소말리아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낸 듯한 배경으로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호평 요인 중 하나는 남북 관계라는 진부한 소재를 절절한 신파로 포장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소말리아의 상황이 단
이준익 감독의 영화 은 실존 인물이었던 독립운동가 박열의 일대기를 다룬다. 1919년 일본으로 가 무정부주의 운동을 하고, 비밀결사 단체인 흑도회를 조직한 박열은 천황 암살을 실행하려던 중 일본 경찰에게 체포되어 22년 2개월이라는 장기간의 옥살이를 치른 인물이다.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이자 우리에게 생소한 인물인 ‘박열’의 전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의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가 그러하듯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배경과 사명감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1920년대를
필감성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은 ‘배우 황정민을 연기하는 황정민’이라는 번뜩이는 발상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거기다 ‘납치극’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 추가되며 무성한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은 모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하며 자칫 영화 속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는 상황을 영리하게 극복해 나간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한국 영화사에 굵직한 획을 그어 나가고 있는 배우 황정민의 발자취를 담아낸다. 이렇게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흐려질 즈음, 언론시사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배우 황정민이 괴한에게 납치
마흔 살의 영화 프로듀서 이찬실(강말금)은 갑작스럽게 직업을 잃는다. 함께 작업하던 감독(서상원)이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사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가주의 작품만을 연출했던지라 찬실은 일감마저 잃는다. 오로지 영화에 매진하느라 연애도 결혼도 하지 못했고, 돈도 모으지 못한 찬실은 그렇게 영화에게까지 이별 선고를 당한다. 하루아침에 찬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가 된다. 이후 달동네로 이사하게 된 찬실은 친하게 지내던 배우 소피(윤승아)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살아간다. 모든 것이 비워진 찬실의 삶은 남은 것이 하나도 없기
2014년 겨울. 하룻밤 사이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매일 밥값은 만원, 새치 치료 한약 값이 또 만원, 위스키 글라스는 만 이천 원에 난방도 되지 않는 좁디좁은 원룸의 월세마저 5만원이 인상된다. 일 4만 5천원을 받는 3년차 가사 도우미 미소(이솜)의 가계부에는 그렇게 빨간 불이 들어온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미소가 선택한 것은 ‘집’을 버리는 것이다. 미소는 자신의 오늘에 즐거움을 주는 담배와 위스키 다시 말해, 집 대신 ‘생각’과 ‘취향’을 선택한다. 물론 추운 겨울을 거리에서 보낼
영화 는 영화사를 통틀어 세기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941)의 시나리오 창작과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25세의 나이에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은 천재감독 오손 웰즈는 을 통해 영화사의 한 획을 긋는다. 영화 는 의 공동 시나리오 작가였던 허먼 J. 맹키위츠(게리 올드먼)의 눈을 통해 관객들이 몰랐던 1930∼40년대 할리우드의 이면을 보여 준다. 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사회 비평가인 맹키위츠는 알코올 중독과 도박에 빠져 있다. 수렁을 헤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