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나는 하얀 새를 만났어, 벽마다 부딪히는, 창문마다 부딪히는, 하얀 새를. 나는 하얀 새를 불렀어, 새는 어딜 가도 창문이었지, 새에게는 하늘에 비친 창문, 창문, 창문밖에 없었던 거야, 새는 날았어, 창문을 향해, 나는 하얀 머리통으로 각진 지구를 두드리던 새를 만났지, 나는 하늘의 뼈를 쪼고 있는 새를 만났지, 나도 한 번 두드려볼까,맞아, 나는 붉은 새야, 어디를 가도 문, 문, 문밖에 없었으니까, 나는 날았어, 문을 향해, 그리고 붉은 머리통으로 뾰족한 우주를 두드리는 새가 되었지, 나는 말머리성운 입속에 들어가 식도를 쪼았어, 그러다 검은 새를 불렀지, 날개가 없어도 좋아, 두드릴 뼈가 있다면, 검은 새는 바람처럼 나무를 흔들며 왔어, 덫에 걸려 발은 잘린 채, 구름에 엉켜 뚝뚝 떨어지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