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대시보 여행칼럼을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다. 2012년 2학기에 예루살렘으로 시작한 것이 이번 학기의 제천까지 이어졌다. 남극 대륙은 아직 가보질 않아서 다루지 못했지만, 6개 대륙에 있는 도시들 중 인상 깊었던 도시들은 나의 글감이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했던 도시, 처참한 모습에 잠시나마 우울해졌던 도시, 먹는 것 하나하나가 나를 새로운 미각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던 도시, 영적인 감동으로 숙연해졌던 도시. 여행했던 도시 하나를 선정하여 원고지 12매에서 15매 정도의 분량으로 핵심만 뽑아서 묘사하는 일에는
요즘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내 집을 장만하는 것’만큼 절박하면서도 성취가 어려워 보이는 과제는 없어 보인다. 자신의 집을 소유하는 것은 안정된 주거의 권리를 누리는 것으로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주거공간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에 충분한 크기와 쾌적한 상태를 갖춰야 한다. 1980년대 중후반 철거를 앞둔 사당동의 판자촌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한 조은과 조옥라의 은 제목 그대로 사당동 주민들이 그 당시 살아
이번 호에 다룰 기본 항목은 입사 후 포부이다. 다른 항목들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모습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이라면, 입사 후 포부는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내 모습과 계획에 대해 서술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현장에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다가 보면 가장 천편일률적으로 적어오는 항목이 바로 입사 후 포부다. 이 항목에서는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서 작성해야 하는지, 자신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고민해봐야 하는 영역은 지원동기와의
코드(code, 부호)란 기호를 해석하기 위한 규약이나 그 체계를 말한다. 예컨대 로마자는 그것을 사용하는 각 국에서 읽는 방식대로 읽어야 그 나라의 언어가 된다. 한글의 경우에도 물론 그것을 어떤 소리로 읽어야 할지에 대한 규약이 있는데, 는 그 코드의 생성 원리까지 밝히어 적어 놓았다. 물론 코드는 문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코드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전언(message)에 대해서 같은 의미로 파악하도록 하는 약정이다. 그런데 코드화(coding, 부호화)된 층위에 따라서 실제 의미는 달라질 수도 있다.
일본 최고의 관광지는 오키나와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수학여행으로 한 번 정도 다녀오는 곳이다. 이런 풍광과 달리 오키나와의 근현대사는 오욕과 아픔으로 점철되어 있다. 오키나와의 풍습을 우리에게 잘 알려준 이는 홍어장수 문순득이었다. 1801년(순조 1년) 전라도 우이도의 홍어장수 문순득은 흑산도에서 홍어를 사서 돌아오다 풍랑을 만나 표류를 하게 되었다. 제주도 옆을 지나면서도 해류를 거스르지 못해 결국 도착한 곳은 오늘 날 오키나와 섬인 유구였다. 유구국은 명이 바다를 막는 해금 정책으로 동아시아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다. 유구는
1985년에 완공된 충주댐은 아름다운 인공호수를 만들어냈다. 충주와 제천, 그리고 단양에 걸쳐져 있는 꽤 커다란 호수를 충주 사람들은 충주호라 칭하고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淸風湖)라 부른다. 그런데 충주호보다는 청풍호가 더 낭만적으로 들린다. 공식적인 명칭은 댐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충주호지만, 청풍호라고 하면 어디선가 신선한 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느낌이다. 청풍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댐 건설 당시에 가장 많이 수몰된 지역이 제천시 청풍면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예컨대, 지하철 숭실대입구역이 살피재역
취재를 의뢰받아 실로 오랜만에 대구에 왔다. 지인의 경조사와 2002년 한일월드컵 행사를 사전조사하러 몇 번 오긴 했는데 이렇게 대구의 곳곳을 돌아보러 온 건 처음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음을 이번 여행에서도 다시 깨닫는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서성로 일대의 적산가옥(敵産家屋)은 그것이 가진 역사를 따지기 이전에 꽤 고풍스럽게 보인다. 적산가옥이란 식민지 시절 일본인이 소유했으나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하면서 남기고 간 주택을 의미한다. 적산가옥의 대부분은 정부에 귀속되
세상에 나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가정해보자. 이 가정에는 모순이 있다. 배경으로 설정한 세상은 이미 나 이외의 것이기 때문이다. 말장난은 삼가고 계속해보자. 오로지 나, 즉 주체만 있다면 나는 나를 인식할 수 있을까? 무엇을 인식한다는 것은 이 세계의 것을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우리의 감각은 이 세계를 인식하는 데 쓰인다. 내 밖의 세계가 없다면 감각이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인지적 내용도 없다. 우리의 살갗과 시각을 통해 발생하는 감각 자체도 세계와의 소통에 쓰이는 것이지, 그 자체로 주체는 아니다. 라캉(Jacques Lac
이번 호에 다룰 기본 항목은 성격의 장단점이다. 최근의 기출 문항들은 기본 항목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출제되는데, 이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성격의 장단점이다. 지원한 직무 관련 경험을 묻는 항목,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항목, 그리고 역경 극복에 관한 항목들은 성격의 장단점 항목의 변형된 기출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몇 해 전, 한 기업에서는 본인을 0~100점 범위에서 평가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2,500자 이내로 작성하라는 자기소개서 문항을 출제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항목이다. 90
캠퍼스타운거점센터는 창업자를 위해 입주 공간, 사업 자금 등을 지원하며 본교 주변에서 창업지원건물을 조성해 ‘동작 창업캠퍼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창업자들의 첫 걸음에 날개를 달아주는 캠퍼스타운거점센터를 운영하는 창업지원단 최자영 단장을 만났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최자영 교수입니다. 현재 본교 창업지원단장과 함께 캠퍼스타운거점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캠퍼스타운거점센터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나요? A. 캠퍼스타운 사업의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책임자라고
자신의 소유물을 그것을 필요로 하는 타인과 나눠서 사용하는 것은 규범적으로도 바람직하며 경제적으로도 낭비를 줄이는 일이다. 이것이 미디어뿐만 아니라 항간의 대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공유경제’의 기본 정신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은 수십 년 전부터 있었으나 그것이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화된 결정적 계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늘날 우버나 애어비앤비 같은 장소 및 차량 공유 서비스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소유자와 사용자의 연결을 통해 가능해지며, 이들을 이어주는 회사들도 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