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삼각형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런데 실은 정삼각형을 본 적이 없다. 오차 때문에 변의 길이와 각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그려질 수 없기 때문이다. 수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수를 본 적이 없다. 다만 수를 표현한 숫자를 본 적이 있을 뿐이다. 또는 사과가 한 개인 것과 두 개인 것을 구분할 때 수를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사용하고 있지만 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우리는 당연히 안다고 생각한다. 감각적으로나 심상적으로도 존재하지 않지만 원리로는 있어야 하는 것, 그것이 관념이다. 관념은 아주 어렵게 배워야 할 플
이 영화에는 두 가족이 등장한다. 미라, 무신(미라 남동생의 아내), 채현(무신의 전남편의 전처의 딸)으로 이루어진 미라의 가족과, 선경, 경석(선경엄마가 내연남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으로 이루어진 선경의 가족이다. 여기저기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찾아보면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이 사랑으로 얽혀서 가족이 되었다고 많이들 강조하는데, 영화 속 가족 구성이 독특해서 그렇지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들이 가족이 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어쩐지 이상해 보이는 가족 구성원들 중에 민법상 가족이 아닌 사람은 채현뿐이다. 민법상 가족은 배우
최근 이태원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교육부는 결국 등교를 연기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아 학교들이 개학을 지속적으로 연기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 도입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월 학기제는 초·중·고교와 대학의 1학기를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하는 제도로, 이미 세계 주요 나라들이 실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봄 학기 개학을 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9월 학기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반
본교 중도탈락률이 지난 2018학년부터 감소하다가 2019학년도에 다시 소폭 증가했다. 본교의 2019학년도 중도탈락률은 2.7%로, 2018학년도 대비 0.2%p 증가했다. 지난 5년 동안 본교의 중도탈락률은 △2015학년도: 2.8% △2016학년도: 3.0% △2017학년도: 3.5% △2018학년도: 2.5%이다. 중도탈락률은 전체 학생 수 대비 중도탈락 학생 수의 비율로, 각종 대학 평가의 지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2019학년도에 중도탈락률이 상승한 이유는 미복학과 자퇴로 인한 중도탈락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먼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운 대학 캠퍼스의 특성으로 본교 교정에도 외부인들의 출입이 잦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전환되고 날씨도 화창한 주말이 오면 교정은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정작 학교에 적을 둔 학생들이나 교직원보다 어떤 때는 외부인들이 더 많은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립학교라 하더라도 교육시설은 공공적 성격도 갖게 마련이고 인근 주민들을 위한 공공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학교 시설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면 학교 홍보차원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아직 코로나19
종로구, 중구, 용산구가 고궁(古宮)과 박물관을 자랑하며 최고를 뽐낼 때, 다른 구들도 볼 것을 강조하며 자웅(雌雄)을 겨룰 태세로 말을 시작했다. 강남 3구 연합: 서울의 현대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서울하면 강남이죠. 빨리 한강에 있는 수많은 다리를 건너서 강남으로 넘어 오시죠. 강남은 ‘강남스타일’을 통해서 보듯 이미 세계인이 사랑하는 고유명사입니다. 기라성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강남에 몰려 있습니다. 그건 트렌드 변화의 중심이자 편리한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1988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서울 올림픽의 성화가
근 미래. 주인공 고렝(이반 마사구에)은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 불리는 최첨단 감옥에 스스로 들어간다. 6개월의 시간을 버티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기에 그는 개인 소지품으로 돈키호테 한 권을 들고 감옥에 입소한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감옥은 철저히 비윤리적인 계층 구도를 가진 공간이었다. 층에서 시작해 200 층이 넘는 수직 구조의 감옥은 30일마다 무작위로 거주하는 층이 바뀐다. 공간 중앙은 거대한 구멍이 나 있다. 그 공간으로 수백 명의 사람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이 담긴 거대한 식탁이자 플랫폼이 층부터 최하층까
“우리들은 모두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시 ‘꽃’의 마지막 연을 편집해보았다. 눈치 빠른 독자는 앞의 두 문장에서 ‘눈짓’이 ‘꽃’과 맥락화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수 있다. ‘눈짓’이든 ‘꽃’이든 그 원래 의미가 무엇일까. 은유(metaphor)는 문학적 해석의 대상이었다. 학교 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은유 해석은 롤랑 바르뜨(R. Barthes)의 은유 원리와 맞닿는다. 이 연재의 첫 호에서 소쉬르가 기호를 ‘표시체’와 ‘표시대상’의 결합으로 설명한 것을 소개한 바 있다. 바르뜨는 그 기호가 하나의 표시체로 전환되고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법은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위해 존재한다. 근대사법은 개인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판단하고 그가 원하는 바를 표시하여 자유롭게 법률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런데 무엇을 원하고 표시하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영화 『인사이드아웃』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 욕망이 겉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다채롭게 시각적으로 구현하여 보여준다. 주인공 소녀(라일리)의 머리에는 기쁨(joy), 슬픔(sadness), 버럭(anger), 까칠(disgust
본교 학생 A 씨에게 양말을 요구했던 본교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 B 씨가 2018년 1월 말에도 양말을 수집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직원 B 씨는 개인 사업의 일환으로 양말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본지 1247호 ‘본교 학생에게 양말 달라한 직원 B 씨, “개인 사업 목적”’ 기사 참조). B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사업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양말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작년 여름 장례식장에 갔다가 지인의 양말 한쪽이 찢어져 있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템을 착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학년도 국제화 사업 성과평가가 공개됐다. 본교의 국제화 사업은 △재학생 글로벌역량 강화 △우수 외국인 학생 유치 확대 △외국인 유학생 지원 체계 고도화 실행과제를 가진다. 앞선 4개의 실행 과제의 성과를 측정은 21개의 세부 지표로 이뤄진다. 세부 지표들은 이후 △중앙일보 대학평가 △QS아시아대학평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등 국내외 평가에서 활용된다. 이번 국제화 사업 평가 분석에 대해 본교 국제팀 양귀섭 팀장은 “전반적으로 약간의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해 2020학년도
오늘 18일(화)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날로 대한민국 민주화 흐름에서 귀중한 역사로 기억될 날이다. 그러나 이러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는 잊혀질 위기 속에서 살아왔었다. 1987년 12월 역사적인 직선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을 잡은 노태우 정권은 정치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 했다. 물론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학생과 민주화 세력 등의 요구로 청문회가 열렸으나 발포명령자 규명 등 완전한 진상 규명에는 실패했다. 이후 노태우 정권은 대대적인 민주화운동 탄압에 나섰다. 이러한 광주
날은 갈수록 풀리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책임 공방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배상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중국은 또한 미국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이 병의 시발에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소홀한 대처로 미국 사회에서 받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올해 대선을 치러야 하는 그에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일 것이다. 중국의 상황 또한 별반 다르지
영화의 주인공 재훈(이병헌)은 아들의 영어공부를 위해 가족을 호주로 보내고 혼자 산다. 그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회사가 부실채권을 대량으로 팔고 나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고객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분노에 찬 채권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주인공에게 욕설이나 폭력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지점장님을 믿었으니 한 번만 도와달라고 애걸하는 가난 한 채권자와 돌봐줄 이 없어 거기까지 따라온 어린아이의 눈빛이다. 잠 못 이루고 힘들어하던 주인공은 결국 아내와 아들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길에서 만난 워킹 홀리데이 여학
2020학년도 여름계절제부터 사전 수요조사 방식이 변경됐다. 또한 올해 여름계절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된다. 2020학년도 여름계절제부터는 1, 2학기를 포함한 전 과목을 대상으로 학생 수요 조사를 우선 실시한다. 기존에는 학과(부)별로 계절제 개설이 가능한 과목을 조사한 후 개설 가능 과목 중 학생 수요조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2020학년도부터 제60대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요청에 따라 전 과목 대상 학생 수요조사 후 15명 이상의 학생 수요가 있는 과목에 대해
지난 3월 25일(수) ‘민식이법’이 시행됐다. 민식이법은 시행 이전부터 처벌 강도의 적절성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민식이법 시행으로 경찰 측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사고가 감소했다는 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민식이법이란?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청남도 아산시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9세 어린이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법안이다. 해당 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민식이법의
본교 학생 A 씨에게 신던 양말을 달라고 요구한 직원 B 씨가 이에 대해 “양말은 개인 사업의 일환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본교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 B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양말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 씨는 “현재 양말 사업은 초기 단계이며 신던 양말을 대상으로 표본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B 씨는 “표본을 수집하면서 지난해 11월 섬유 공학 전공 교수와 식사 자리에서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표본 수집을 위해 본교 학생들에게 신던 양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직원 B 씨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뽑는 지난 4·15 총선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대부분이 봉쇄·격리의 마비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치러진 예외적 선거였기 때문이다. 언론에 의하면 총선으로 인해 발생한 코로나 확진 사례는 전무하다. 게다가 투표율도 66%로 평소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으니 K-방역과 시민의식의 성과를 대변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불편한 현실을 품고 있다. 위성 정당이라는 민주주의 정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꼼수 전략이 난무한 선거였기 때문이다. 위성 정당이란 원
현재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시대’에 해외여행을 언제부터 자유로이 다시 할 수 있을지 정확히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변종 바이러스가 생성될 때마다 국가 간 인적교류는 고사(姑捨)하고 국내의 지역 간 이동도 부담스러워진다.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넘어 괴담마저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크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사는 도시 서울에 대한 관심이 근래 들어 많아졌다. 그동안 간과했던 서울의 명소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초거대도시 서울은 크고 작은 구(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구에 산재한 명소들을 찾아다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