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배울 때였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수강생들에게 강사가 제일 먼저 가르쳐준 언어는 시쯔레이시마스. 실례합니다. 강의 도중 문제가 있을 때 사용하라는 것이다. 놀라웠다. 독일에서 유학한 선배의 얘기다. 오랜 유학생활을 통해 동아시아 3국 사람들의 차이를 느꼈단다. 조촐한 파티장이다. 일본 유학생. 날씨가 조스무니다, 옷 색깔이 느무 이쁘무니다. 쓸데없이 사소한 말을 낯선 사람과 잘도 나눈다. 중국 유학생. 술 한 잔을 들고 구석진 곳에 자리하여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음흉하다. 한국 유학생은 어떨까. 들어오자마자 왜
미국의 한 철학자가 감정에 대해서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아무런 의미 없이 발산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해 있고 그것에는 가치가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뀝니다. 그 감정은 때로는 나를 가리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을 가리키기도 하고, 또 때로는 사물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 감정의 지향성입니다. 그리고 그 지향성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이 가치가 얼마나 건강한지에 따라서 개인이나,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 판단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벤처중소기업학과의 교수로서 20년 동안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면 항상 물어오는 말이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건가요?” 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해 왔다. “창의적인 실무형 경영인재를 양성하여 미래의 벤처기업 및 유망 중소기업 경영자를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에 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라고 하면 대충 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교육을 하나보다 짐작을 하는지 잘 묻지 않는다. 지난 15년간 창업아이템개발
그해 겨울은 유독 추웠다. 대학신문 기자였던 나는 숭실대학교 어느 교수님의 원고를 받으러 상도동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추워 몇 정거장 못 가 근처 다방으로 피신하고 말았다. 얼마 후 다시 버스를 타 겨우 상도동 삼거리에 내렸다. 그때가 내가 숭실대학교와 처음 대면한 순간이 었다. 교수님은 원고를 내주시면서 내 전공을 물었고, “서군, 대성하시오”라며 덕담을 해주셨다. 과연 대성할 팔자였던지, 나는 10년 좀 지나 숭실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교수 지원서를 낸 다음 학과 교수들에게 인사하느라고 연구관을 찾아갔는데 거기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비교적 천천히 눈에 보이며 변해가는 것이 있다면 ‘골목’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연 단위로 생각해 보면, 골목길에 있던 작은 소매점이 카페로 변해있기도 하고, 오래된 다가구주택이 세련된 공유주택으로 재건축되기도 한다. 그러나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에 비하면, 직접 경험하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소소한 물리적 공간의 변화’가 고맙게 느껴진다. 국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도시재생’을 화두로 기존의 도시공간을 유지하고,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등 재생의 필요성과 가치를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정책이 있는가 하면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정책도 있다. 대내적으로 바이든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로 인해 증가한 재정적자는 법인세를 인상함으로써 어느 정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며, 확장적 재정정책의 운용 여력을 제고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08년 미 금융위기 직후 오바마 정부가 시행했던 바와 같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도 병행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을 이어갈
헌법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국가의 최고법이면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기본법이다. 현행 헌법이 개정된 지 33년이나 되었다.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겪고 있을 정도로 지난 9차 개정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현행 헌법은 국가의 기본 틀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헌법개정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헌정사에 비추어 몇 번에 걸쳐 개헌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되어 좌절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안타까운 전례를 통하여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기도 하고 정책적 관심을 요구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어렵다고 하니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를 탓하고 싶지 않다. 실제로 수혜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고 원대한 꿈을 이룰 젊은 대학생들이 입을 다물 필요는 없다. 이러한 각종 지원 정책은 모두 정치로 귀결된다. 예를 들어 일자리 정책을 보자. 청 년들의 일자리 부족은 그들을 고용할 대기업이 각종의 규제와 반기업 정서에 고통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들꽃 언덕에서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신다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유안진 시인의 ‘들꽃 언덕에서’ 입니다. 들꽃은 앉을 자리만 있으면 감사해 하고 바라봐 주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잎을 내고 자기 할 일을 하네요. 해충이 생길 때 약을 뿌려주는 돌봄도 없이 하루하루 살아내려고 싸워 야만 하지요. 내 자리를 빼앗으려는 잡초들과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는 벌레들과 바람과 추운 날씨
코로나19 대유행은 전 세계적인 충격과 불안을 지구의 모든 인류에게 가져다주었다. 우리의 일상은 멈추었고, 새로운 삶의 기준과 가치들이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많은 해외 석학들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적 변화와 그 동향을 설명하고자 애쓰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우선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는 자유무역이 퇴조할 것이라고 한다.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 마크 카니는 “코로나19 위기는 세계 경제의 파편화를 가속화”할 것이고, 전 미국 국무부 장관 헨리 키신저는 시대착오적 성곽시대(城廓時代) 사고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
현재 제가 담당하고 있는 일 중 GTEP(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GTEP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가 주관하는 청년무역전문가 양성 프로젝트로, 20개 대학이 선발되어 현재 제14기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본교 GTEP 사업단은 지난 2007년 제1기 글로벌 무역전문가 양성사업을 시작으로 지난 13년간 약 430여 명의 글로벌 무역전문가를 배출했으며 현재까지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2019년에도 전국 20개 대학 GTEP 사업단 성과평가에서 ‘상’ 등급을 취
2020년 2학기도 여전히 코로나 터널 속이다. 지난 학기 공인회계사 고시반 현의제는 5월까지 멈춰섰다. 상황이 완화되면서 철저한 방역과 함께 6월이 되어서야 운영을 재개했다.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남짓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매년 2월 말 1차 시험, 6월 말 2차 시험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려낸다. 1차 시험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수험생들은 보통 2월부터 박차를 가해 기본기를 완성단계까지 끌어올리고, 2학기에 본 시험을 위한 세부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고시반은 이에 맞춰 주간 모의고사, 선·후배 멘토링, 스
힘든 일이 계속되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힘겨움은 오래간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힘들어서 기대는 것이 아니라 기대지 않아서 힘들다. 견뎌야 하는 시간이 오래가는 까닭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다. 원제는 ‘나에게 날개를 건네주렴’이다. 주인공 소년은 수상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 인공 부화된 기러기들에게 철새의 이동 경로를 가르치기 위함이다. 그들과 함께 유럽 대륙을 가로질러 노르웨이까지 가야 하는 먼 여정이다. 소년은 무섭다. 하늘에서 비도 오고 천둥도 친다. 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중 어느 것을 마실까 짧은 고민도 선택으로 해결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후회를 덜 하는 대안을 기준으로 선택하거나,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정당화하기 쉬운 기준에 맞춰 선택하게 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만족하기 위한 선택을 위해 우리는 행동한다.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는 허버트 사이먼은 ‘제한적 합리성 모델’을 주장했다. 대충 “이만하면 만족한다(good enough)”는 주관적 만족에 이르게 하는 한계를 인정하면서 받아들이는 선택이다. 결국 완벽하진 않지만 가급적 최선의 선택을 원하는 게 인간이다.
미디어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스 세대와 Z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미디어 소비 행태는 확연히 다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숭실대 학생들은 아마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소비할 것이다. 그에 따라 쇼핑도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생각해보라! TV 홈쇼핑을 본 기억이 언제인가? 그만큼 미디어 커머스 시장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TV 홈쇼핑은 엄격한 규제 산업이다. 출범 당시 막대한 이익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정부의 허가를 득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고, 그 대가로 엄청난 규모의 방송발전 기금을 정부에 납부하고
WHO Coronavirus Disease(COVID-19) Dashboard의 자료를 활용하여 지난달 29일(금)까지 누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했다. 사망률은 ‘누적사망자 수/누적 확진자수’로 순위를 살펴보았다. △에멘(20.8%) △프랑스(20.0%) △벨기에(16.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116위로 2.4%를 나타났다. 전 국민 대비 높은 검사 비율에 비해 한국은 세계적으로 최저비율을 기록했다. 유럽 복지국가인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의 사망률이 높은 순위로 나타났고, 조합주의적 복지국가인 네덜란드와, 높은
참으로 힘든 학기이다. 코로나19는 교육 환경을 통째로 바꿔놓았고 교수, 학생, 교직원 모두 난데없이 닥쳐온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느라 힘들어하는 한 학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번 학기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음 학기부터는 건강하게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이 와중에 내가 이끄는 연구실이 과기정통부가 선정하는 증강현실 기반 헬스케어 연구실이라는 주제로 실감콘텐츠 랩 사업에 최근 선정되었다. 연구개발 과제로는 더 큰 성과들이 주위에 많이 있을 터이나, 이 사업이 연구개발이 아니라 상암DMC에
2001년 12월 중순의 어느 저녁, 대학교 1학년생이던 나는 학교 중앙전산원 건물 앞에 서 있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강 신청 때문이었다. 그 당시 동시접속이 많은 사이트의 경우 가정용 인터넷으로는 접근이 쉽지 않았고, 학점을 잘 주는 인기과목은 수강신청이 시작되고 오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마감됐다. 그래서 전산실의 통신망을 통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었다. 시험시간에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에게 분노하며 ‘감히 내 수업시간에 이런 행위를 하다니. 자네는 A-네!’라고 하셨다는 어느 전설적인 노교수님의 수업을 나는 꼭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뽑는 지난 4·15 총선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대부분이 봉쇄·격리의 마비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치러진 예외적 선거였기 때문이다. 언론에 의하면 총선으로 인해 발생한 코로나 확진 사례는 전무하다. 게다가 투표율도 66%로 평소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으니 K-방역과 시민의식의 성과를 대변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불편한 현실을 품고 있다. 위성 정당이라는 민주주의 정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꼼수 전략이 난무한 선거였기 때문이다. 위성 정당이란 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진심으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랍니다. 개학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신입생과 재학생들로 활기찼을 3월, 만개한 벚꽃과 사진 찍는 학생들로 북적였을 4월을 지나 이제 5월을 맞이했다. 대부분 수업이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면서 캠퍼스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균(菌)’은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이는 외로움이라는 마음의 상처를 냈다. 경제적 타격이나 신체적 손상은 쉽게 눈에 띄어 대처할 수 있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그 깊이가 깊어져야지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