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을 마치고 국내 굴지의 금융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던 이 대표는 거동 불편 환자인 조모를 담당하는 요양 보호사의 근무 패턴에서 한 가지 불만사항을 발견했다. 조모의 불규칙한 배변 습관에도 불구하고, 요양 보호사는 정해진 시간에만 기저귀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요양 보호사에게 기저귀 확인 횟수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요양 보호사는 이를 추가 노동으로 여기는 듯했다. 결국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모와 같이 거동 불편 환자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함과 비위생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종종 놓인다는 것을 알
윤이형의 「고스트」(『릿터』, 2019·12,2020·1)는 문학이 결코 사라져 가는 낡은 예술 양식이 아님을 깨우쳐 주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 문단의 중심적 테마라고 할 수 있는 가부장의 폭력이나 여성 혐오와 같은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테마와 기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답게 이번에는 SF적인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읽는 재미와 함께 진지한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네요. 윤이형은 누가 뭐래도 한국 문단의 보배와도 같은 작가임에 분명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정애령은 소위 잘나가는 40대 중반의
지난 5일(금) 필자는 취재를 위해 전주에 방문했다(본지 1312호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우리는 늘 선을 넘지”’ 기사 참조). 한국 내 ‘맛의 고장’이 어디인지 아는가. 광주라는 말도 있고 전주라는 말도 있다. 전라도의 ‘맛 부심’이 뛰어나다. 필자가 만나 본 사람들은 전주가 ‘찐(진짜)’이라는 입장이었다. 토종 전주인 지인부터 전주에서 뵌 택시 기사님까지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도 서울과 전주는 다르다”며 토종 서울인인 필자에게 전주 음식을 홍보했다. 전주 하면 무슨 음식이 떠오르는가. 비빔밥이 먼저일 것이다. 다만 필자
영화 은 샬롯 웰스 감독의 자전적 기억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다. 데뷔작부터 영국 아카데미, 칸 영화제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꼽은 2022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기도 했다. 영화는 부녀의 기록을 다루고 있다. 파편의 기억이 기반인 만큼 영화는 시점이 뒤섞이며 자유롭게 유영한다. 기억의 주체에 대한 정보도 전략적으로 불확실하게 전달된다. 영화는 어린 시절 아빠 캘럼(폴 매스칼)의 캠코더 속에 찍힌 딸 소피(프랭키 코리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내 어른이 된 소피가 캠코더를 바라보고 있는
가치 제안 캔버스는 목표 고객이 특정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고, 이러한 행동에서 고객이 경험하고 있는 불편함(pains)과 추구하는 혜택(gains)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고객 프로파일’과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무엇이고, 불편함을 해소하고 추구하는 혜택을 충족시키는 기능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가치 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치 제안 캔버스를 작성하는 방법은 의 오른쪽에 있는 고객 프로파일을 먼저 작성한 이후에 왼쪽에 있는 가치 맵을 작성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고객 프로파일의 첫 번째 요소는 “고객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타인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역사나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때문일까요? 타인을 향한 뜨거운 연민과 사랑 때문일까요?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김도일의 「어룡이 놀던 자리」(『어룡이 놀던 자리』, 득수, 2023)는 부끄러움과 죄의식이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 이기적인 인간을 역사의 현장에 머물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1980년대가 배경인 이 작품은 민주화 투사인 요한이 감옥에 갇혀 신부님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돼 있습니다. 요한은 이 편지
본교에는 봉사 단체 ‘십시일밥’이 운영되고 있다. 십시일밥은 지난 2014년 대학생이 힘을 모아 설립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올해 초 기준, 전국 15개 대학에 지부를 하고 있다. 이들은 식권과 생리대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교 십시일밥은 본교 생활협동조합과 연계해 식권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우선 학생 봉사자를 모집한다. 학생 봉사자는 교내 식당에서 일한다. 원래 일하면 그 시간만큼 임금을 받는다. 학생 봉사자는 임금 대신 봉사 시간을 받는다. 노동력의 대가는? 식권으로 교환된다. 그 식권으로 경제적으로 곤
어느덧 십 년의 세월이다. 저예산 영화로 시작한 은 ‘존 윅 유니버스’를 일궈 내고, 명실상부 기다려지는 시리즈물이 됐다. 물론 2편에서 3편으로 넘어오며 오롯이 액션에 의지하는 존 윅 시리즈에 피로를 느끼는 관객도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액션의 지지부진함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액션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영화 는 존 윅 시리즈 중 가장 긴 러닝 타임을 선보인다. 액션 영화에 169분의 기나긴 러닝 타임을 할애한다는 것은 감독의 자신감과 주연 배우 및 제작사의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우려 끝에 베일을
가치제안 디자인은 창업팀의 아이디어가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구체화한다. 가치제안은 고객이 특정 문제 상황에서 경험하고 있는 불편함과 기대 사항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경쟁사 제품 및 고객 스스로가 해결하는 방법들을 확인한 후 이보다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3년 이내에 창업팀이 실패할 확률은 90%가 넘는데 가치제안은 이러한 실패를 줄여 줄 수 있다. 창업팀들이 실패한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생각한 것들이 모두 옳다고 믿으면서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사업을
본 회에서는 고객 발굴 단계에 있어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고객 정의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고객 정의는 창업팀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요구 사항을 경험하고 있는 고객이 누구인지를 구체화시키는 단계다. 어떤 특징을 갖고 있으며, 어떤 문제와 요구 사항을 갖고 있는지를 여러분의 경험과 조사를 통해 가설로 정의할 수 있다. 고객을 정의할 때에는 [그림 1]과 같이 문제 및 요구 상황, 핵심 고객, 고객 역할, 빨리 이용할 고객의 4가지 사항을 순차적으로 고민해 보면 좋다. 첫 번째로는 문제 상황을 구체화해야 하는데, 문제 상황에 따라 요
‘슈퍼 마리오’ 게임은 오락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으레 익숙한 비주얼과 특유의 사운드로 어디선가 한 번쯤은 봤을 캐릭터로 손꼽힌다. 게다가 슈퍼마리오라는 게임을 접해 본 사람들은 한 번씩 게임 스테이지를 깨기 위해 수일을 쏟아 부은 경험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인 만큼 는 이미 1993년 실사 영화로 제작된 경험이 있다. 물론 결과는 참담했다. 슈퍼 마리오라는 특색 있고 귀여운 캐릭터를 거부감 없이 실사로 구현한다는 것에는 제약이 많았다. 2023년 돌아온 영화
최근 4D 영화관에서 영화 두 편을 봤다. 모두 영화관 ‘CGV’에서 ‘4DX 2D’를 관람했다. 4DX는 ‘CJ’의 4D 영화 상영 시스템 브랜드다. 놀랍게도 상업 영화를 4D로 제작해 상용화한 것은 CJ가 세계 최초다. 4D 영화관에서는 모션 효과와 환경 효과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의자가 화면에 따라 움직이며 적절한 타이밍에 물과 연기가 나온다. 4DX의 종류에는 해당 효과만 있는 2D와 여기에 입체 효과가 결합된 3D가 있다. 필자가 본 영화 두 편은 모두 2D였다. 지난 2일(화)에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4D
인간은 진실을 추구합니다. 때로 진실에의 열망은 목숨을 대가로 지불할 만큼 치열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인간은 진실과의 조우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애써 숨겨온 자신의 진실과 대면하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일일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서성란의 「내가 아직 조금 남아 있을 때」(『대산문화』, 2022년 가을호)는 불안하지만 불가피한, 혹은 불가피하지만 불안한 진실과의 대면에 대해 말하는 소설입니다. 여기 너무나 우아하고 평화롭게 사는 한 중년의 여인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박지영의 「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릿터 Littor』, 2021. 12.~2022. 1.)는 선(善)의 반대말이 악(惡)이 아니라 위선(僞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선동(善童, 착한 아이)은 겉에 드러난 모습만 본다면, 이름처럼 한없이 착한 사람이네요. 마흔 여덟 개의 포도알 스티커를 채우고 선행상을 받은 이후로 강선동은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줄곧 착한 아이로 살아온 강선동은 서른여덟의 미혼 남성인 지금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착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본교 캠퍼스에서 차량을 쉽게 빌려서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로 ‘카셰어링(carsharing)’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인 ‘그린카’를 통해서 가능하다. 카셰어링은 기존 렌터카와 다르게 짧은 시간 동안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체계를 뜻한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카셰어링 앱은 그린카를 비롯해 ‘소카’, ‘투루카’ 등 있다. △아파트 주차장 △대형마트 △기차역 △공항 등 다양한 곳에서 차량을 빌릴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본교에는 그린카 차량이 배치돼 있다. 그린카 차량이 주차된 곳인 ‘그린존’에서 차량을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데뷔작 (2015)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하고, 후속작 (2019)으로 천만감독 반열에 오른 이병헌 감독이 홈리스 축구 국가 대표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감독의 이전 작품들이 그러하듯 이번 작품도 인생의 반짝이고 아름다운 순간이 아닌,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상처와 아픔을 건드리며 그들이 깊은 수렁을 얼마나 유쾌하게 극복해 나가는지 주목한다.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동료들에게 한계를 느끼며 기자 폭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일로 은퇴를 당하고 다시금 연예계 데뷔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필요
우리의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고객 개발은 창업 실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창업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고객 개발의 핵심은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면서 사업성을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고객 개발은 [그림 1]과 같이 고객 발견, 고객 검증, 고객 창출, 회사 설립의 순서로 진행된다. 각 단계별로는 가설 검증 프로세스가 적용되어서 가설이 검증될 때까지 무한 반복하면서 사업성을 검증하게 된다. 가설 검증 프로세스는 가설정의 과정, 고객인터뷰 및 프로토타입/최
소희(김시은)는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하청에 하청이긴 하지만 어쨌든 소희는 졸업하기 전 대기업 콜센터에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열심히 해 보겠다는 밝은 인사와 함께 의지를 다지는 소희는 부당한 대우에 화를 낼 줄도 알고, 춤추기를 좋아하는 특성화고에 다니는 밝은 여학생이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콜이 무색하게, 사랑하는 고객들로부터 돌아오는 것은 야근과 실적에 대한 압박이다. 수습 급여도, 개인의 정체성도 바닥끝까지 추락한 소희는 어느 날 근처 저수지 바닥에서 시신으로 발견 된다. 영화 는 한국 영화 최초
안녕하세요. 숭실대학교 신문사 숭대시보 이다혜 기자입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본지에서 일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수습기자에서 정기자가 됐고, 지난해부터는 편집부장으로 있다. 햇수로 따지면 3년째 근무 중이다. 대학 신문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가. 대학마다 다르다. 본지는 시험 기간과 방학을 제외하면 1주마다 신문을 발행한다. 총 8면이다. △보도 △시사 △교양 △원형잔디(사설) △청춘예찬(쉬어 가는 면 느낌)이 일반적으로 고정이다. 특별한 주에는 △줌人(인터뷰) △르포(현지 보고) △특집 △대학 등을 싣기도 한다. 한
김연수는 21세기 한국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등단한 이후, 20여 권의 창작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한 김연수가 구축한 문학세계는 한두 마디로 정리하기 힘들만큼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정밀한 구성,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박학, 감각적이면서도 지적인 문체, 역사에 대한 관심 등을 김연수 소설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여기에 덧보태 소통과 공감에 대해 집요한 탐구 역시 김연수만의 문학적 인장(印章)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김연수의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