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의 기준 항목에서 혁신성에 대한 배점을 80점으로 대폭 상향하고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서부터 교과 과정 변화와 그 후의 유지 과정에 이르기까지 학사 운영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개편하는지를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혁신성의 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함에 따라 대학들은 7월 초에 제출할 보고서 작성으로 고민에 빠졌다. 혁신성이란 이름 아래 학생 선발을 학과별이 아닌 계열별로 선발하라는 의도가 다분하기에 특히 기초 학문을 담당하는 계열의 학과들로서는 자연스레 구조 조정을 떠올릴
지난해 12월 2일(금)과 지난달 8일(토) 음주운전 차량에 어린이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일(수)에는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한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이하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지난 2019년 9월 11일(수), 소중한 어린 생명이 별이 됐다. 충청남도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만 9세의 김민식 씨도 이 코란도 차량에 치여 끝내 숨을 거둔 것이다. 당시 김 씨가 숨을 거뒀던 스쿨존에는 신호등 및 과속 단속 카메라와 같은 최소한의 시설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
“밥 한번 먹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1위다. 우리는 ‘다음에 한번 보자’라는 의미의 가벼운 인사치레를 건네곤 한다. 정말 밥을 먹기 위해 약속을 잡자는 의미인지, 그냥 인사로 하는 말인지 알기 위해서는 고도의 맥락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실제로 만나서 시간을 보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다 당황한 적도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나는 이 상황이 이해는 됐지만, 직접 경험한 적은 없어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친구에게 충청도 사투리를 배웠다. 충청도에서는 대개 말을 돌려서 말한다.
기억하기 우리 대학 정문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다. 2020년 11월 20일에 건립한 “독립의 반석”-숭실의 유공자 88인 추모비가 바로 그것이다. 추모비 제막식을 알리는 현수막에 “미래를 향한 독립의 반석, 숭실 / 독립의 반석에서 대한민국의 반석으로 숭실의 역사와 가치는 흔들림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렇다면 숭실의 역사와 가치는 무엇인지 묻게 된다. 이 물음은 숭실의 역사와 가치는 어떻게 형성되고 전승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학교는 교사(校史)라는 형식으로 기억을 불러내고, 인쇄물과 학교 홈페이지에
교내에서 운영되는 학생 서포터즈는 총 10곳이 넘는다. 10곳이 넘는 만큼 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외국인 교환 학생 생활 지원이나 외국 귀빈 의전과 같은 것을 담당하는 서포터즈가 있다면,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홍보하거나 교양 수업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연구 및 홍보하는 서포터즈도 있다. 대부분 교내에서 운영되는 학생 서포터즈 프로그램은 홍보와 관련된 활동이 주 활동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서포터즈 자체가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포터즈 활동으로 인한 홍보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본교 진로취업센터 관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과 배점의 급작스러운 변경 때문에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변경된 항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대학이 얼마나 혁신성을 보이는가인데, 교육부는 대학들이 제출한 계획서를 보고 혁신의 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금을 배분하겠다고 한다. 교육부의 의도는 학생들을 모집하는 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구분하지 않는 방식을 대학들이 채택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인데, 지원금의 규모가 달려 있기에 결국은 반강제적으로 모집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들에게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변화가 단지 입학 당시에만 그치
중·고등학교와 다르게 대학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학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교 학칙시행세칙 제54조(학사경고)에 따르면, 학사 과정의 경우 매 학기 성적의 평균 평점이 1.50에 미달한 자에게는 학사 경고를 행한다. 학사경고를 받게 될 경우 다음 학기 수강 학점은 15학점으로 제한될 수 있고, 학사경고를 연속 3회 이상 받을 경우 학교에서 제적된다. 공부를 안 함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다. 경고의 사전적 정의는 ‘조심하거나 삼가도록 미리 주의를 주는 것’과 ‘운동 경기나 조직 생활에서의
우선 필자는 숭대시보 애독자로 이다혜 기자의 ‘다혜가 다해봄’ 이라는 코너를 상당히 즐겨 보고 있다. 이다혜 기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패러디 글을 써 내려가지만, ‘다혜가 다해봄’ 코너의 애독자로 기분 나쁘게 생각해 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쏜애플은 2009년에 데뷔한 한국의 인디 밴드로 사이키델릭 록을 음악하는 그룹 사운드이다. 필자가 이 밴드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로 시적인 가사다. 보통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해석하지 않고 그 음악의 분위기나 리듬을 즐겨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쏜애플의 노래들은 가사를
조직 사회에는 계층이 존재하고 소수의 명령하는 자와 다수의 복종하는 자로 나눠진다. 이때 명령하는 자는 궁긍적으로 자신의 이익(또는 욕구)을 위해 명령을 내리며 그로 인해 오는 가책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누군가에게 봉사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는다. 그 대상이 정치인은 국민이고 성직자는 신일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니체는 “명령하는 자의 도덕적 위선”이라고 했다. 학교에는 각 학과마다 학사 조교가 있어서 교수와, 학생, 그리고 교직원을 연결하며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한다. 그들은 다양한 행정적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업무들이 각기 다른 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사람은 1953년 힐러리와 노르가이였다. 그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고 실패하고 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매해 아마추어를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등반에 성공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산 중턱에 있는 베이스캠프에 있다. 예전에는 아래서부터 시작하여 제한된 체력과 물품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정상 도전을 마쳐야 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좋은 시설의 베이스캠프에서 휴식하다 가장 좋은 타이밍에 정상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을 우
한 번쯤은 우리 학교 신문에 글을 기고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온 지 3년 반 만에 지면 한 군데를 빌리게 됐습니다. 저도 모르는 새 하고 싶은 말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글감을 고민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3’이 1학년 학번이 되어 어느덧 20학번이 오래된 숫자처럼 느껴지는 요즘, 대학 입학 후 현재까지를 반추하며 몇 자 적어봅니다. 작년 한 전공 수업에서 정책 형성 과정을 설명하시던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렇듯 저희가 누리는 정책은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최근 국내 마약 중독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마약 중독자 수는 지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5배 증가했다. 이제 마약은 한 범죄 사건에 불과한 사안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문제가 됐다. 그중 마약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 투여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 마약 문제는 심각한 사안은 아니었다. 국가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만 10세부터 만 19세까지의 한국 청소년 중 마약 사용 경험이 있는 비율은 0.2%로
지난달 말에 17개의 대학이 학부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대학 등록금에 대한 논의나 논란이 워낙 오랫동안 이어져 이제는 진부하다시피 하지만 14년 만에 실제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국 대학가에 주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다. 많은 대학이 내년도에는 등록금 인상을 고려해 볼 만하지만 고물가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영향을 받는 학부모와 학생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 더구나 내년도에 치러지는 총선 때문에 정치권에서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유형무형의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다분하기에 실제 등록금
최근 마약과 관련한 사건과 그로 인한 피해 소식이 심심찮게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있다. 그동안은 마약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을 일부 클럽이나 은밀한 장소에서 극소수나 일부 유명인들이 벌이는 일탈 행위로 치부했었다. 하지만 최근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어난 ‘마약 음료 시음회’ 사건은 아직 보호를 받아야 할 학생을 교묘하게 속인 사건이다. 학생들의 부모까지 협박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받는 충격의 강도는 상당하다. 마약을 이용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어린 학생을 끌어들였다는 것은 이미 만인의 공분을 사기에 매우 충분하다. 이러한 사건은 마약이
지난달 13일(목)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제1차 인문대 학생총회(이하 학생총회)가 소집됐다. 해당 학생총회는 지난 2월에 발생한 인문대 새내기 배움터 잔금 처리 문제와 관련해 인문대 학생회 1학기 학생회비 예산안을 인준받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위임장 제출까지 이뤄졌음에도 학생총회 정족수를 넘지 못해 개회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총회가 소집된 지 약 14분 만에 인문대 학생대표자회의로 안건 위임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아무런 질의응답을 받지도 않았고, 학생총회 참여자들의 의결권은 묵살됐다. 몇 차례의 질의응
최근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챗GPT(ChatGPT)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 인공지능(AI) 연구소가 제작한 대화형 로봇, 즉 챗봇 서비스로 세상에 선보인 챗GPT는 ‘초거대 AI’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사람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 되었던 ‘창조’의 영역으로 진입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선보여 왔다. 갈수록 언어의 맥락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며 스스로 잘못을 수정하는 단계로 계속 진화하는 중이라 그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수준이다. 정보 검색에서부터 보고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품을 파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지난 2019년 12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발생했다. 그러나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일상의 변화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감염병이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닐뿐더러 21세기에 들어 감염병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보는 상황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선 생각은 틀렸다. 코로나19는 첫 발생 이후부터 약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 삶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에는 낭만 있는 청춘을 즐기지 못한 ‘코로나 학번’이라는 새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힘든 입시 과정을 거치며 막연하게 기대하던
11년 전인 2012년 11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2위를 달성했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됐다. 동시에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한국 가요계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하지만, 당시 대중은 이것이 ‘한국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가 사람들을 일회성으로 끌어 모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하지만 2023년인 지금 ‘방탄소년단’은 일곱 차례 빌보드 정상을 차지했고, 한국의 무명 걸그룹인 ‘피프티피프티’는 한국 음원 차트보다 빌보드 차트에 먼저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
최근에 ‘ChatGPT’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경이와 우려의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ChatGPT는 시작일 뿐 앞으로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혁신적인 10년을 보게 될 것이다. 5년 이내에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돼 세상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할 것이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잘 알려진 현상인 중첩과 얽힘 현상을 계산에 이용한 것으로 기존 컴퓨터와는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알고리즘은 이미 개발돼 있으나 기존 컴퓨터를 사용하면 몇백 년이 걸려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문제도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면 단 몇 분
“저는 무교입니다.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지만, 성경에 경제학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궁금해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올해도 ‘성경과경제학’ 수업 시간에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간단한 수강 관련 설문을 조사했다. 성경과경제학이란 다소 생소한 과목을 개설한 지 5년이 흘렀다. 개설한 동기는 두 가지다. 우선 숭실대학교의 학교설립 이념에 충실한 교육을 가능한 전공영역에서도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신념이었다. 숭실대에 입학하여 1~2학년때 성경관련 기초과목과 채플을 수강한 것으로 끝난다. 자신이 공부하는 전공영역이 기독교 가치관과 어떤 관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