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남미의 에콰도르에 다녀왔다. 에콰도르는 OPEC에 가입했던 시절이 있을 정도로 석유 매장량이 상당한 데다가 광물과 가스 자원도 상당한 자원 부국이다. 그런데 필자가 머물렀던 호텔에는 각국에서 원조 사업차 온 전문가들로 득실거렸다. 내가 만나 본 공무원, 사업가, 교육종사자 모두 지적 수준이 높고 의욕이 넘쳤다. 도대체 수력 자원과 천연 자원까지 풍부한 이 나라가 못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방문한 수도 키토시는 일년 내내 평균 기온이 섭씨 10~
장욱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문인입니다. 러시아 문학 전공자이면서, 시인으로 소설가로 때로는 문학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더욱 놀라운 것은 각 분야에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나름의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그의 소설은 난해하고 관념적인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고대의 암호문을 접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이장욱의 「크로캅」(문학사상, 2022년 11월 호)은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어깨의 불필요한 힘을 덜어내고 정확히 급소만 가격하는 간명한 형상의 작품입니다. 이
필자는 지난 6일(월)부터 7일(화)까지 제주특별자치도에 갔다 온 바 있다. 목적은 여행이다. 현재 17학점 수강 중이며 휴학생이 아니다. 여행은 개강 다음날인 3일(금)에 결정했다. 여행지를 제주로 결정한 이유는 비용과 낭만 때문이다. 후보로는 제주를 포함해 △부산 △여수 △포항 등이 있었다. 가능한 교통수단으로는 비행기와 기차가 있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내일로'를 이용하려 했다. 내일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패스형 철도 승차권이다. 그중 한 승차권에 따르면 만 29세 이하 이용객은 7일 동안 3일을 선택해 △KTX △IT
그야말로 전설의 귀환이다. 1996년 연재 종료 이후 26년 만에 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다시 연출과 각본을 맡고, 성우 캐스팅에 직접 참여하며 1992~2000년대 초반에 걸쳐 '슬램덩크'를 사랑했던 수많은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초반에는 주요 캐릭터가 아닌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하고, 산왕전 단 한 경기를 영상화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영화 는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N차 관람 열풍의 주역이 됨과 동시에 Z세대 팬덤들도 새로이 집결시키고 있다. "
수년 전 HBO에서 '왕좌의 게임'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진 경험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 중 물불을 안 가리고 전투에 임하는 용감무쌍한 용병단이 등장했는데 그 이름이 '차남 용병단'이었다. 영어 명은 분명 차남들(Second Sons)이었다. 왜 용맹무쌍한 용병단에 차남들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차남들이 용맹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차남들이 다소 반항적이라는 편견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나? 나는 호기심이 생겨서 알아보았더니 차남 용병단은 드라마 허구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어느 정도 근거하고 있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
작년 12월 25일은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78)의 작가 조세희가 그토록 염원하던 달나라로 간 날입니다. 흔히 ‘난쏘공’이라 불린 이 작품이 독자들과 만나온 역사는 하나의 사건이라 부를 만큼 이례적입니다. 1978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1996년에 100쇄를 넘었고, 2022년까지 무려 320쇄 148만 부가 팔렸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이러한 지속성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혹시 독자와의 이러한 깊고도 지속적인 만남이야말로 문학의 죽음이 운위되는 오늘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난쏘공』에서
본지는 교양 면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창업 △영화 △소설에 관한 코너가 연재 중이다. 옆집 영화 코너 ‘무비 인사이드’는 지난 2013년에 시작해 올해까지 11년째 연재 중인 장수 코너다. 필자는 게임 리뷰로 코너 연재를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보다 폭넓게 리뷰해 보라는 의견을 받았다. 코너의 정체성이 흐려질까 우려됐다. ‘교양’이 무슨 뜻을 갖는지 아는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라고 한다. 오히려 폭넓은 지식이기에 교양이 될 수 있는 것인
뮤지컬 영화는 소위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불려 왔다, 영화 , , 등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한 번쯤 들어 봤을 작품들이 그 예이다. 그렇기에 영화 은 한국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물론 과거에 영화 가 창작 뮤지컬을 기반으로 개봉한 적 있지만, 이는 앞선 뮤지컬 영화와 다르게 스토리만을 차용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오리지널 뮤지컬 작품으로서 은 라이브의 감동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국내 ‘쌍천만’ 감독으로 불리는 윤제균은 영웅으로서
최근 ‘마켓컬리’가 기업 공개를 철회한 반면, 같은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 마켓’이 주식 상장을 추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점포는 인근 거주민이나 오피스족 등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또 이들 고정 고객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직접 접한 상품을 온라인에서도 자연스럽게 구매하기에 온라인 전환이 용이하다. 신선 식품은 재고 관리가 까다로운데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재고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해 재고 관리
숭실대학교에는 낭만 가득한 7개의 분과, 70여 개의 중앙동아리가 있으며, 2022년 기준 3,500명 이상의 학우들이 중앙동아리에 가입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학우들이 동아리에 가입하는 이유가 있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대학생활의 로망이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글의 독자가 대학생활의 낭만을 꿈꾸고 있다면, 동아리를 추천한다. 지난 1년간 숭실 중앙동아리를 위해 봉사한 필자에게 동아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낭만’이라고 답한다. 동아리의 장점을 풀어 당신을 동아리로 꼬셔보겠다. 먼저, 동아리는
영화 (이하 )이 지난 24일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외화 영화로 자리하게 되었다. 영화는 는 의 개봉 이후 13년 만의 기다림을 관객들에게 안긴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를 통해 감독을 넘어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인물이 되었다. 어느덧 비주류에 속해 버린 3D 기술의 완벽한 구현을 위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켜켜이 쌓아낸 시간은 결국 영화사의 새로운 신호탄을 쏘고 있다. 실제 를 관람한 관객들이라면
규모의 경제란 용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범위의 경제는 다소 낯설지도 모른다. 규모의 경제는 기업이 기존 제품을 통해 기존 시장에 침투하는 동시에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고객을 유치 및 유지하는 단위당 평균 비용을 절감할 때 만들어진다. 한편 범위의 경제는 기업이 현재 전략적 위치나 역량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거나,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도입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동시에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고,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단위당 평균 비용을 줄일 때만들어진다.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대체로 두 단계를 거
영화 〈헤어질 결심〉은 형사가 용의자에게 점차 마음이 기우는, 어쩌면 뻔한 클리셰로 시작한다. 한 남자의 추락사, 죽은 이의 시신을 확인하러 온 아름다운 중국인 아내의 이름은 서래(탕웨이)다. 마침내, 죽을까봐. 남편을 걱정했다고 말하는 서래를 보며 경찰 해준(박해일)은 의구심을 가진다. 그녀의 ‘마침내’가 그녀의 오랜 염원을 담은 결말인지, 혹은 그저 한국어가 서툴러서 발생한 실수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해준은 용의자로 유력한 서래의 잠복 사 를 시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래에 대한 수사는 곧 서래를 알아가는 심문이 된다. 영화
1997년 어느 때인가 박사논문을 쓰면서 학교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는 자료를 찾기 위해 야후!를 이용했는데 찾는 내용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서너페이지는 넘어 가야 내가 찾고자 하는 내용이 그것도 간헐적으로 나와서 피로감이 높았다. 그런데 누가 구글을 추천하여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더니 달랑 검색창만 있는 것이 아닌가? 미심쩍게 생각하면서 사용해 보았더니 ‘이런! 그렇게 찾아도 수 페이지 지나서야 가뭄에 콩 나오듯이 나오던 자료들이 첫 페이지 최상단부터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 가?’ 구글의 창립년도가 1998년이니 내가 사용했던 구글
증자(曾子)가 말하였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에 대해 반성한다”유학 경전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다. 조선의 국왕 중에 어린 시절 『논어』의 위 구절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던 이가 있었다. 이에 그는 세손(世孫) 시절부터 자신의 학업과 행실을 돌아보고 반성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국왕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일기를 작성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국정 운영을 돌아보고 반성했다. 그리고 위의 『논어』 구절을 인용하여 일
소음이 커지면 폭발한다. 그 대상은 직관의 열기로 가득한 축구장과 주말의 워터파크,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등이다. 소음이 무조건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공간 속 설치된 특수 폭탄은 ‘데시벨’에 따라 폭발 유무가 결정된다. 영화 은 소음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사운드 액션 테러 장르로서 장기를 발휘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소음과 폭발음이 대비되며 영화는 초반부터 거대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동시에 참신한 소재를 흥미로운 네러티브로 연결한다. 폭탄이 청각적 긴장감을 담당한다면, 잠수함이라는 또 다른 네러티
남극에 서식하는 펭귄은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서는 바다에 뛰어 들어야 한다. 그러나 바다에는 펭귄들을 노 리는 바다표범과 범고래들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망설일 때 한 마리가 용감하게 바다에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도 두려움을 이기고 잇따라 뛰어든다. 이와 같이 두려 운 상황에서 용기를 내서 도전을 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람을 바다에 처음 뛰어든 펭귄에 빗 대어 ‘퍼스트 펭귄’이라 부른다. 퍼스트 펭귄이 선구자 역할을 해야 하는 “모두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 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을 펭귄
기업가는 항상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길버트와 아이링의 논문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의 위험관리는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신생 스타트업의 앞길은 위험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위험들을 제거해야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시장에 도달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가장 치명적인 불확실성이 무엇인지 알고, 그 위험을 초기에 제거해야 한다. 위험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사업결렬(deal-killer) 위험은 말 그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을 악화시키는 위험이다. 이러한 위험은 재앙이 닥
사랑은 신비롭고 복잡하며 극히 개인적이다. 우리는 자신의 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모성애로부터 신에 대한 사랑까지 다양한 대상에 사랑이란 이름을 붙인다. 사랑이란 결코 철학적으로 분석될 수 없어 보이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의 주제는 처음부터 사랑이었다(철학 philosophia의 뜻도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흔히 최초의 철학자로 꼽히는 소크라테스 역시 사랑을 최고의 연구과제로 삼았고,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 무엇보다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한순간도 없었다”라고 말하면서, 사랑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는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최초의 뮤지컬 영화다.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 뮤지컬이 원작이다. 이후 로버트 와이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며 제3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관왕의 영광을 얻은 작품이다.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오른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거장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스필버그 감독은 1950년대가 주는 향수와 여전히 미국 내에 존재하고 있는 인종 갈등을 어우르며 또 다른 명작을 탄생시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