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편 데뷔작 (2018)과 포크 호러 (2019)의 연이은 호평으로 천재 신예 감독으로 자리한 아리 에스터 감독의 세 번째 선택은 초현실적 블랙 코미디다. 2011년에 제작한 7분짜리 단편영화 를 확장한 영화 는 ‘보’(호아킨 피닉스)라는 인물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한 인물의 삶과 귀환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리 에스터 감독의 이전 작품들처럼 그의 여정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주인공 보가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리지 않으며 편집증에 시달리는 보의 시선으로 영화를 체험하게 만든다. 영
‘배변 알리미’와 ‘스마트 기저귀’ 아이템을 포기하면서 이 대표는 영유아 육아활동 중 가장 핵심적이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유’ 활동에 대해서 IoT 센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구상에 이르렀다. IoT 센서에 기반한 ‘스마트 바틀’을 제작한다면, 수유 온도, 수유량, 시각, 빈도 등을 측정할 수 있고, 이 같은 수유 기록 데이터는 영유아 발달과 성장에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수유 기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관리, 분석한다면 수유와 영유아 성장에 대한 종합적인 빅데이터로 활용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유아용 배변
대형 요양 병원을 주요 고객군으로 설정했던 거동 불편 환자용 ‘배변 알리미’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대표에게 남겨진 결과물은 배변 활동 감지 기능을 갖춘 IoT 센서와 연동 어플리케이션(앱)이 전부였다. 이 대표는 심혈을 기울인 배변 알리미 제품에 대해 다른 요양 병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더 진행할지, 아니면 창업을 포기하고 다시 회사원 생활로 돌아갈 것인지, 배변 알리미 판매 모델을 B2C로 전환할 것인지, 혹은 다른 아이템을 개발할 것인지 등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쯤에 이 대표는 막 첫 자녀를 양육하고 있던 지인의 고민을
대지진 이후 잿더미가 되어 버린 서울, 무너지지 않은 단 하나의 아파트 주민이 나라면? 영화 는 상상력을 무한히도 자극하는 작품이다. 천재지변 이후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은 무수히 많지만, 이 영화는 ‘아파트’라는 한국인에게 가장 민감한 소재 중 하나를 전면에 내세우며 나의 집을 지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영화는 기본적으로 나라면 과연 어떤 행동을 취했을지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 유일무이한 ‘유토피아’가 된 ‘황궁 아파트’는 본디 낡고 오래된 아파트다. 고가의 신축 아파트인 ‘드림 팰리스’
탕후루는 작은 과일 등을 꼬치에 꿰어 설탕과 물엿을 입힌 중국의 과자다. 이를 말리지 않고 얼려서 만든 것이 빙탕후루인데, 현재 한국에서 해당 음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탕후루 브랜드는 전국에서 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매장 수는 43개였다. 8개월여 만에 해당 브랜드의 탕후루 매장이 약 7배 늘어난 것이다. 기존에도 탕후루는 길거리 음식으로 만날 수 있었다. 홍대 거리를 지나다닐 때마다 딸기 탕후루를 팔았다. 평소 과일을 즐겨 먹지 않기에 먹을 생각이 없었다.
권여선의 「사슴벌레식 문답」(『각각의 계절』, 문학동네, 2023)은 ‘든’이라는 한 글자만으로도 소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사슴벌레식 문답」에는 30년을 격한 두 가지 시간층이 존재합니다. 30년 전, 서술자인 준희를 포함한 부영, 경애, 정원은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들이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같은 하숙집에서 생활한 넷은 늘 함께 어울리고는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넷은 말 그대로 남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원은 20년 전 자살로 이승을 떠났으며, 경애와 부영은 원수보다도 못
픽사의 27번째 영화 이 60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영화 (2019) 이후 600만 관객 수를 돌파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에 등극했다. 불, 물, 공기, 흙 등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4원소를 의인화한 의 배경은 그들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 ‘엘리멘트’다. 불 종족 앰버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부모의 상점을 물려받으려는 사회 소수자 중 하나이다. 불 종족은 물을 증발시키고 나무를 불태울 수 있다는 이유로 사회의 비주류로 자리하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 물의 종족 웨이드는 상류층 가정에서 자란 시청 공무원
지난 7월 27일은 6.25가 멈춘지 7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수백만의 사상자가 발생한 6.25만큼 우리 민족에게 큰 상처를 준 사건도 드물텐데요. 상처와 고통에 누구보다 민감한 작가들답게, 지난 세기 한국 작가들이 가장 많이 다룬 제재는 바로 한국전쟁과 분단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상국처럼 6.25 전쟁을 지속적으로 파고든 작가는 드뭅니다. 흔히 6.25소설은 세대를 기준으로, 크게 '체험 세대', '유년기 체험 세대', '미체험 세대'의 작품들로 분류되고는 하는데요, 1940년에 출생한 전상국은 유년기 체험 세대를 대표하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국내 굴지의 금융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던 이 대표는 거동 불편 환자인 조모를 담당하는 요양 보호사의 근무 패턴에서 한 가지 불만사항을 발견했다. 조모의 불규칙한 배변 습관에도 불구하고, 요양 보호사는 정해진 시간에만 기저귀를 확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요양 보호사에게 기저귀 확인 횟수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요양 보호사는 이를 추가 노동으로 여기는 듯했다. 결국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모와 같이 거동 불편 환자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함과 비위생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종종 놓인다는 것을 알
윤이형의 「고스트」(『릿터』, 2019·12,2020·1)는 문학이 결코 사라져 가는 낡은 예술 양식이 아님을 깨우쳐 주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 문단의 중심적 테마라고 할 수 있는 가부장의 폭력이나 여성 혐오와 같은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테마와 기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답게 이번에는 SF적인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읽는 재미와 함께 진지한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네요. 윤이형은 누가 뭐래도 한국 문단의 보배와도 같은 작가임에 분명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정애령은 소위 잘나가는 40대 중반의
지난 5일(금) 필자는 취재를 위해 전주에 방문했다(본지 1312호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우리는 늘 선을 넘지”’ 기사 참조). 한국 내 ‘맛의 고장’이 어디인지 아는가. 광주라는 말도 있고 전주라는 말도 있다. 전라도의 ‘맛 부심’이 뛰어나다. 필자가 만나 본 사람들은 전주가 ‘찐(진짜)’이라는 입장이었다. 토종 전주인 지인부터 전주에서 뵌 택시 기사님까지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어도 서울과 전주는 다르다”며 토종 서울인인 필자에게 전주 음식을 홍보했다. 전주 하면 무슨 음식이 떠오르는가. 비빔밥이 먼저일 것이다. 다만 필자
영화 은 샬롯 웰스 감독의 자전적 기억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다. 데뷔작부터 영국 아카데미, 칸 영화제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꼽은 2022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기도 했다. 영화는 부녀의 기록을 다루고 있다. 파편의 기억이 기반인 만큼 영화는 시점이 뒤섞이며 자유롭게 유영한다. 기억의 주체에 대한 정보도 전략적으로 불확실하게 전달된다. 영화는 어린 시절 아빠 캘럼(폴 매스칼)의 캠코더 속에 찍힌 딸 소피(프랭키 코리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내 어른이 된 소피가 캠코더를 바라보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