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서 마주친 부제는 내게 궁금증을 남겼다. ‘어째서 실패가 성공보다 더 위대한것일까?’ 이러한 궁금증과 함께 펼쳐든 이 책을 마치 한편의 장편 영화를 보는 듯 몰입했다. 남극 항해의 생생한 사진들과 대원들의 일기를 정독하면서 소름이 계속 끼쳤다. 그 전율의 이유에서 궁금증에 대한 답이 풀렸다. 바로 결과보다는과정 속의 위대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1914년 8월, 영국의 탐험가인 어니스트 섀클턴은 27명의 다른 대원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횡단에 나섰다. 그러나 목표지점을 몇 킬로미터 앞두고, 인듀어런스 호는 얼음들 사이에 갇혀버린다. 배는 곧 부서져버렸고, 28명은 이제 전원 생존이라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부빙위에 몸을 맡긴다. 육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식량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감정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거짓된 마음은 언제나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감정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오만과 편견』이었다. 사람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사소한 오해로 시작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단지 19세기 연애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두루 꿰뚫는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작품 중반까지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관계는 제목 그대로 오만과 편견 그 자체였다. 하지만 다아시의 갑작스런 청혼으로 이 둘의 관계는 180도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둘의 성격과 가치관이 송두리째 변하는 과정은 이 소설의 백미이다. 다아시
나는 우리나라 전통 미술작품의 대부분을 강렬한 인상 없이 여백이 많고, 색감도 화려하지 않아 투박하다고만 생각해봤다. 그러나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묘사, 때론 과장되고 역동적인 장면, 호랑이 털을 한 가닥씩 섬세하게 그렸으며 심지어 거대한 병풍까지. 내가 모르는 한국의 아름다운 미술작품들은 정말 많았고 다양했다. 많은 과거의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역사를 아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사진과 같이 실사를 묘사할 방법이 없던 시절, 우리는 당 시대의 그림을 통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는 조선왕조의 민본주의 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왕이 능행차를 할 때의 긴 행렬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 임금을 상대로 일반 국민이 꽹과리와 징을 치며 ‘격쟁’했다고 한다
이 책은 산업화와 기계에 열광하고 있는 인도에 대해서 인도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과 간디가 꿈꾸는 미래의 인도의 모습을 설명해 놓은 책이다. 간디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는 카스트 제도가 없는 사회, 수직적 구분은 없고 오직 수평적 구분만 있는 사회이다. 이 사회는 도시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집약적인 소규모 농업협동체로 경제적으로 자립하며 개인의 자유의 범위가 최대로 확대된 스와데시의 세계이다. 간디가 이 책에서 주로 사용하는 핵심 단어는 스와라지와 스와데시이다. 스와라지는 자기통치, 자기억제를 뜻하고 권위가 남용되었을 때 모두가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에 의해 실현 된다. 이는 대중들에게 권위를 규정하고 통제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교육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스와데시는 우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그가 전선에서 틈틈이 기록한 일종의 수상록이다. 후세에 와서 그것을 명상록이라 지었다. 수상록이란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는 글이다. 그래서인지 서술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명상록』을 읽던 중 함정임의 단편소설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이 연상되었다. 함정임의 『기억의 고고학』은 유년시절의 기억을 흩날리듯 풀어헤친다. 기억의 조각을 연결하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이러한 서술방식에서 동질감을 느낀 것인지 어느 순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남겨진 조각을 맞추고 있었다. 난해하고 모호한 문장들.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감정에서 기록되지 않은 부분을 그려보았다. 사방으로 흩어진 그의 인생에 질문을
라는 제목은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대를 말하는 거라 학력과 스펙에 집중해야 하는 우리 세대로선 눈이 갈 수 밖에 없는 제목이다. 처음엔 단순히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던 저자가 구글에 입사할 수 있었던 비결을 다룬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무척 평범한 사람이고 그가 입사할 당시엔 ‘구글’이 작은 벤처기업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다. 그 점이 저자가 IT관련 공부와 영어공부를 추천할 때 진실되게 다가와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기, 지금의 나를 인정하기, 다른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기, 좌절하기 말기 등 저자가 소개하고 실천을 추천하는 내용들도 인상적이었다. 협업, 커뮤니케
빨리 읽는 것은 올바른 독서법이 아니라고 한다. 책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선비들이 읽는 독서법을 예로 들었는데 그들은 여러 번 읽으면서 끊임없이 생각했다고 한다. 나아가 저자는 눈으로만 읽지 말고 필기하면서 읽으라고 강조했다. 이것을 초서 독서법이라 하는데 특히 독서 중 노트는 책 내용에 대해 작성하고 독서 후 단계에서 독서 중 노트를 토대로 다시 요약하는 점이다. 자신의 단어로 새롭게 창조하라는 것이다. 이같은 습관은 처음에는 책을 베끼는 느낌이 들지만 점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쉽게 느껴진다고 한다. 또한 일본인은 1년에 약 72권을, 중국인은 약 30권을 읽는 반면 우리는 1년에 약 10권을 읽는다고 한다. 지난겨울
개인적으로 참 역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사랑을 하는데 이유가 어딨겠나. 하지만 한편으론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 물어봤을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사랑할까? 나 또한 그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때로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해서 그랬고 또 때로는 그 사랑이 지나간 다음이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참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었던 사랑은 시작도 끝도 항상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도 결국 어떤 답을 주진 못한다. 하지만 책 속 주인공과 클로이의 얘기를 통해 나는 나를 많이 되돌아봤다. 처음에 사랑하기 시작하면 어떤 사람을 이상화시키고 그 이후 그 사람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론 점점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친숙감을
오늘을 즐겨라! 자신들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누구나 다 불명확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기는 고통을 즐기는 건 어떨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지 아니한가. 생각·관점의 차이다. 자신에게 긍정의 주문을 걸어본다. 고민하는 시간으로 금쪽같은 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특별한 선물(Present)과 같은 현재(Present)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보면서 지도자와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많은 선생님들께 배워왔지만 정말 진정한 스승이라고 떠오르는분은 몇 분 되지 않는다. 만약 내가 키팅 선생님 같은 스승을 만났다면 지금과 다른 더 특별한 길을 가고 있진 않을까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중 가장 흔히 겪는 고민은 아마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것 사이에서 겪는 것 같다.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하고 싶은 대로만 살면 어떨지. 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 故 김영갑 선생님은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하셨던 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으면 저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순간 김영갑이라는 사람과 제주도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지만 외롭기도 했던 섬과 사람. 솔직히 고집쟁이 선생님의 이야기는 때때로 내 마음을 답답하게 했지만 어쩌면 그는 그래서 더 제주도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얼핏 보면 참 멋진 인생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참 풍진 인생이었다
정약용의 자기 독백적 한시를 접하기 전까지는 그가 남긴 위대한 업적만이 떠올라 인간적인 고뇌가 이렇게 클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젊은 날 호기롭게 꿈꾸었던 미래가 허상이 되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갈등했으리라. 자연을 관찰하고 동식물에 자신과 세상을 빗대어 보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세상을 원망하다 체념하고, 다시 다짐하는 모습들이 그를 더 친밀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했다. 그는 옛사람 중에 그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도 위대한 정신을 드러냈던 위인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또한 “지금 내가 불행하고 불편한 것은 내 것인 줄 알고 쥐었다가 놓친 것 때문일 터. 원래 가진 것 없는 저들은 드넓은 천지를 제 집 삼아 구김살 없이 산다.”라는 구절에서 정약용의 심정을 헤아려 보았다. 지금 가
의 주요 내용은 결혼에 환멸과 권태를 느낀 여자가 외도를 한 후 자살하게 되는 이야기다. 엠마는 낭만적인 연애를 하고 싶어 하고, 일상적인 삶을 견디지 못해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불륜이라는 소재는 그 당대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수 있다. 그런데도 플로베르는 굉장히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플로베르가 엠마를 묘사하는 태도만 보더라도 그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그저 독자의 몫으로둔다. 이미 문학이 도덕성이나 윤리적인 것을 넘어와서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플로베르는 그 전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형식, 그리고 새로운 문체를 만들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