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미래의 사자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아나 로샤 감독의 영화 은 ‘강제 입양’이라는 어두운 현실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한 가족의 비극을 단조로운 색감으로 연출하며 이 같은 비극도 특별한 비극이 아닌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임을 역설하고 있다. 주인공 벨라(루시아 모니즈)는 가난한 포르투칼 이민자 출신으로 런던 교외에서 3남매를 키우며 살고 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살던 가족에게 오해가 불러일으킨 비극이 찾아온다. 청각장애를 가진 딸 루(메이지
벤처를 지속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스타트업을 지속가능한 벤처로 만드는 주요 단계마다, 기업가들은 중대한 변화를 하거나 직원이나 협력업체를 자르거나 제품을 포기하는 등의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변화하지 않거나 못하는 신생기업은 5년 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은 통계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비영리기관 역시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한계와 침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의 지속과 성장이 매우 어려움을 알 수 있다. 경영학의 대가인 하버드대 로자베스 칸터 교수는 2011년 기고한 논문에서 성장하는 스
수많은 가짜뉴스를 물리치고,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실로 인정된다. 대기 중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불소화합물 등) 농도가 높아지면서 온실효과가 증가하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기후변화 중 하나이다. 그리고 우리의 질문은 지금 이 시점에서 왜 기후변화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이다. 지구의 자연환경은 지속해서 변하고 지구의 기후도 계속 변해오고 있다. 즉,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어느 시기까지는 자연적인 현상이었던 기후변화가 인간의 총체적 개입에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영화 에서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속칭 ‘다니엘스 듀오’가 , 등 굵직한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작사 A24와 만났다. 이번 영화 에서는 ‘멀티버스(다중우주)’ 세계관을 중심으로 특유의 상상력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미국 이민 후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에블린(양자경)의 삶은 말 그대로 대혼돈에 가깝다. 세무 당국에 생계 그 자체인 세탁소가 넘어갈 위기 속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는 이혼 요구를 한다. 딸(스테파니 수)
통념에 따르면 모든 창업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입, 이익, 현금흐름에 대한 5개년 예측을 하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계획은 사업가가 제품을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전에 책상에 앉아서 혼자서 작성한 연습에 불과하다. 사업계획에 깔려있는 가정은 돈을 구해서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도 전에, 사업에 대한 미지의 것들을 대부분 미리 아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설득력 있는 사업계획을 가진 기업가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얻으면, 제품을 개발을 시작한다. 개발자들은 고객의 의견은 거의 반영하지 않은 채 출시 준비
1948년생인 김훈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입니다. 그런 그가 올해 무려 두 권의 소설책(소설집 『저만치 혼자서』와 장편 소설 『하얼빈』)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하얼빈』은 민족의 영웅인 안중근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김훈이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에서 보여 준 인물 중심의 역사 소설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 것은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에 수록된 「손」입니 다. 「손」은 특수 강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죄를 저지른 철호의 어머니가 주인공 ‘나’로 등장하는 소설이네요. 「
은행원 ‘가이’(라이언 레이놀즈)는 ‘프리시티’에 사는 평범한 남자다. 그는 매일 아침 파란색 셔츠를 입고, 미디엄 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한다. 퇴근 후에 그는 해변가에 나가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신다. 평범한 일상의 반복 중 특별한 것이 있다면 가이가 일하는 은행에 매일 강도가 들이닥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기함할 만한 사건이지만 가이는 이 모든 것이 익숙한 듯 행동한다. 가이가 살고 있는 ‘프리시티’는 게임 속 세상이고, 가이는 NPC(논플레이어캐 릭터·게이머가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가이는 본
대개 스타트업은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 매달리면서 이것만 해결하면 바로 모든 문제는 저절로 풀릴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초기에 발생하는 이러한 위험은 프로젝트를 제시간에 그리고 사양대로 이행해야 하는 데 집중된다. 이렇게 혁신을 주도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파악하려면 제품 자체의 타당성,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익, 관련 경쟁, 공급망의 적절성 및 프로젝트 팀의 퀄리티를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주도적 위험 외에도 다음 두 가지 위험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 하나는 상호의존위험이다. 개발 중인 기술 혁신이 더 큰 솔루
최근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투자 및 판로가 절실한 스타트업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대기업에게는 혁신 창출의 원천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민간 주도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역할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연구개발 및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이다. 근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은 바이오엔텍과 화이자의 COVID-19 백신개발 사례가 있다. 바이오엔텍은 2008년 터키
2004년 단편 「피어싱」으로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 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가 윤고은은 기발한 상황 설정과 발랄한 표현으로 독자와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왔습니다. 일테면 돈을 받고 꿈을 대신 꿔주는 사람 이 등장하거나(「박현몽 꿈 철학관」), 뉴욕의 노숙인들이 동사하지 않도록 비행기에 실어 하와이로 보내거나(「알로하」), 혼자 밥 먹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이 등장하는 식(「1인용 식탁」)의 이야기를 선보여 왔던 것 입니다. 2021에는 장편 『밤의 여행자들』(민음사, 2013) 로 영국의 대거상을 수상하여, 그 문학성을 세계적으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이자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등 국내 톱스타들과의 만남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기도 한 영화는 배우 송강호에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영화는 여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등장시 킨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베이비박스’라는 민감한 사회적 문제를 내세우며 유사 가족 로드무비에 주제 의식을 싣는다. 영화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암거
2022년은 그야말로 이정재의 해이다. 드라마 으로 비영어권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영화 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도 마쳤다. 게다가 의 국내 관객 수 가 430만을 돌파하며 작품성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사로잡았다. 성공의 동력에 많은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무엇보다 1999년 영화 이후 정우성과 이정재의 만남을 예로 들 수 있다. 4년간의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김정도 캐릭터 에 정우성을 낙점해 두고 공들인 만큼 영화 는 캐릭터와 연기, 연출에 있어 높은 완
모든 신생 벤처기업은 먼저 기존 사업자와 협업할 것인지 경쟁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존 업체와 협력하면 신생 기업이 더 크고 잘 구축된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는 자원 및 공급망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한 지연을 겪을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더 큰 파이에서 작은 부분만을 차지할 수도 있다. 반대로 기존 업체와 경쟁한다는 것은 더 큰 재정적 자원과 확립된 비즈니스 인프라를 가진 경쟁자들을 상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에서 이긴다면 잠재적인 파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지만, 경쟁이라는 과정 속에서 상당한 자원과 시간
우리가 창업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꼭 창업을 하거나 벤처기업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어떤 조직에서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기 마련이며, 조직구조, 전략 등 다양한 경영 분야에 대해 창업과목에서 배울 수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 혁신적인 신사업 도입에 조직구조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1995년, USA 투데이는 USAToday.com라는 온라인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뉴스 부문은 기존의 종이신문부서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여 뉴스를 즉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종이
최근 한국문학계에는 노년의 인물을 주요 인물로 내세워 그들이 당면한 문제와 갈등을 천착하는 노년소설이 적지 않게 창작되고 있습니다. 청춘의 감각과 인식에 의해 뒷받침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던 한국현대소설사에서는 낯선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노년(문학)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한국 현대문학의 성숙과 발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노년소설은 노인들이 겪는 질환이나 외로움 혹은 다가올 죽음 등의 문제를 다루고는 합니다. 이때 소설은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조던 필 감독의 세 번째 영화 은 스펙터클로 가득하다. 영화는 SF 장르이자 호러 스릴러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할리우드의 쇼 비즈니스 산업의 병폐를 탐색하기도 한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나쁜 기적’이라는 모순적 주제처럼 영화는 온갖 다층적인 상징을 선보이며 해석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감독은 이전 작인 , 에 이어 이번 작품도 흑인 배우를 주연으로 한 ‘블랙 호러’를 연출하며 그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이어나간다. 영화는 UAP(미확인 공중 현상)로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여의고, 가족 목장의 운
인간은 죽음 이후를 상상하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 이후에 자신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로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인간이 객사(客死)를 꺼리는 이유 역시 자신이 죽은 이후에 의미 없는 존재로 떠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이겠죠. 또한 모든 내러티브가 결말을 통해서만 최종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처럼, 인간의 궁극적인 정체성이나 삶의 의미 역시도 죽음이라는 절대적 순간을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김멜라의 「제 꿈 꾸세요」(『창작과비평』, 2022년 봄호)는 사후(死後)에도 인정
아이가 내게 묻는다. “선생님. 제가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 걸까요?”. 나는 가슴이 철렁한다. 글쓰기에 관한 얘기만 주고받던 우리 사이에 훅 들어온 질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의심하는 사람에게 행복은 없다.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자기만의 방은 지금 무엇으로 가득할까. 서사 구축을 가르치면서 우선으로 세운 원칙이 있다. 1. 주제를 정할 것. 2. 결말을 정할 것. 3. 인물의 욕망을 정할 것.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동시에 가장 빈번하게 지켜지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어렵다’라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각각의 스
영화 으로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관객수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시리즈인 영화 으로 돌아왔다. 1부의 압도적인 성공만큼이나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기를 스크린에 옮긴다고 하는 것은 막대한 중압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영화 의 김한민 감독은 전작 의 아쉬움을 보완하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지략과 거북선의 위대함을 가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가 전작, 그리고 여타 전쟁 영화와 차별성을 지니
지난 호에서 자금조달이야 말로 사업의 성공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타트업에게 금융은 기업의 핵심이며, 개발해야 할 무기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와 파트너가 되는 방법을 안다면 스타트업 시장에서 핵심 무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누구이고 무슨 일을 하는가? 벤처 캐피털리스트(Venture Capital: VC)는 스타트업에 대한 연구와 금융조달, 그리고 지원이 유일한 직업인 전문 투자자 계층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모여 벤처캐피탈 회사를 구성하며, 막대한 자금과 지식을 바탕으로 투자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