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다가, 문득 스스로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망하는 내용을 쓰곤 했습니다. 하지만 재능이 없다고 푸념했던 대상도 시였습니다. 이 세계는 아무래도 아이러니한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非文’이라는 졸작도 이러한 아이러니를 낱낱이 들여다보고 절망하며 쓴 시였습니다. 사실 ‘잘못된 문장’이라는 것은 우리들의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잘된 것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세계를 똑바로 보기 위해, 앞으로도 문학에 정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보잘 것 없는 작품을 심사해주신 엄경희, 김인섭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국어국문학과 교수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苦樂을 함께 했던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와 학우 여러분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非文 이기주(국어국문ㆍ3)영부인의 품에 안긴, 떨고 있는 검은 개는 긍정적이다. 그는 풍만한 가슴을 가진 그녀에게 몰입하였고, 결과는 상투적이다. 검은 옷을 입은 그녀에게 그의 털이 모두 박히면, 그 과정은 암묵적일까.짧은 털, 날리지도 않은 채 그녀에게 매달려 세상을 고한다.작은 음악들은 이미 거대한 찰나의 투견장으로 끌려 갔다. 이별이다. 두껍아 두껍아 뭐하니? 밥먹는다. 무슨 반찬? 개고기 반찬. 오늘 우리의 만찬은 진수성찬이다,아마도 소화되지 못한 분노들이 이 거리를 걸어 간다
제35회 다형문학상 시 부문에는 총 142편이 응모 접수되었다. 이번 응모작을 읽으면서 느꼈던 전반적인 인상은 문학청년다운 패기와 과감함이 결핍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어를 추동하는 정신적 기반의 허약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좋은 시는 정신과 표현이 서로 긴밀하게, 절묘하게 교감하는 가운데 탄생한다. 수사와 표현이 현란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그 언어를 뒷받침 하는 주제의식이 불분명하거나 미약한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말만 잘 한다고 좋은 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왜 시를 쓰는가, 무엇을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한 자의식과 고민이 좀더 강렬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차례 논의를 하는 가운데 아쉽게도 올해 다형문학상 시 부문에서는 당선작을
글을 쓰겠다고 문창과에 들어 온 지 삼 년이 되갑니다. 한 줄의 문장을 쓰고 방점을 찍는 일이 감히 힘들다고 말하기엔, 펜을 잡지 않는 게으른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습작을 호명해 주실 때 마다 많이 설레이고 기쁩니다만, 성실치 않은 제가 이런 칭찬을 받기엔 마음으로부터 퍼져오는 부끄러움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진심과 진실로 몸을 가다듬고 치열하게 쓰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번번히 잊으며 지내는 저로썬, 수상소식이 따끔한 매 같기도 하고 아픈 자리 아물게 하는 약 같기도 합니다. 그저 시가 좋아서 많은 시인들의 작품을 찾아 읽고 내 습작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다가 열등감에 휩싸이던 날들과, 어설픈 재주로 뽑아낸 습작에 혼자 만족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곧 무렴해지곤 하던 낮과 밤들이 있었기에 이 순간
혼수 김현정(문예창작ㆍ3)새벽이면 찬 골방에 놓여지는 것 어머니 두 무릎이 오늘도 외따로이 낡은 방석위에 꿇려져 있다 곤하게 잠든 식구들 뒤로 하고 어머니가 마주하는 시간 골방 한 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혼수 자개장 가끔, 오랜 기도에 지친 이마를 받아주는 묵은 살림이 있다 아직 한 모서리도 돌아 나오지 못한 아픈 일상을 고하는 오야(五夜) 개칠한 검은 장롱 문짝이 녹슨 경첩 소리를 내며 열릴 때 그 속에 고이, 깜깜한 생활들을 개켜 넣고만 싶은 어머니 아니, 늙은 새색시 매일 돌아오는 황혼일지라도, 이제는 무거운 시장바구니에 몇 번을 쉬는 짬 삐걱거리는 무릎을 알고 있다 방석 위로 늙어가는 해묵은 혼수를 알고 있다
상투적이지만 감사인사로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8학기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신 철학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철학과 시가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저에게는 모든 것이 철학과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시를 읽는 것과 쓰는 것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해주신 문창과 김인섭 선생님과 고진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다형 문학상에 시로 응모할 생각도 해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힘겨웠던 대학시절을 버티게 해준 친구들, 감사합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든지 많든지 간에 친구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고 힘을 얻었습니다. 혼자서 교정을 무수히 빙빙 돌았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어 감사했던 대학시절이
사다리 위의 그리스도김인건 (철학ㆍ4)퍼런 가을하늘 위에 십자가가 걸리었습니다. 2000년 동안이나 걸려 있었지요. 어느 순간부터 가시 면류관 대신 피뢰침도 올렸어요. 가시의 피빛보단 전기의 푸르름이 그리스도를 더욱 높이네요. 점점 십자가는 높이 올라가요. 사람들은 거기에 기다란 사다리 하나 예물로 드렸지요. 그리고 수염이 덥수룩한 그리스도가 사다리에 걸렸어요. 십자가가 너무 높아 쳐다보면 울렁증이 나시나 봐요. 그리스도는 어찌할 바를 모르셔요. 중간에서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셔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유행가처럼 여기에 임하셨네요. 가난했던 사나이, 어지러운 예수그리스도에게처럼 제게도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사다리를 저만치 밀어버리고 육수처럼 뽑아져 나오는 땀을 모든 높아지는 것에
미국발 경제위기는 올해를 넘겨 언제가 끝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 유럽을 거쳐 아시아는 이미 국제투기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다. 한국의 혼란은 더욱 심각하다. 경제체질의 미국화, 시장지상주의화가 종교였던 한국은 미국식의 파산으로 대혼란에 빠졌다. 실물경제는 아비규환에 빠졌고, 주가폭락으로 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식을 아직도 고집하는 건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뿐이다. 미국 채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이 협력해 미국의 명줄을 죌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미국의 51번째 주에서 벗어날 상황이 언제 또 오겠는가. 미국에 대한 환상과 공포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미국식 자본주의 가치가 붕괴하고 있다. TINA(There Is No Alter
학생회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선거방법에 대해 다룬 기사에 관심이 갔다. 이 기사를 통해 선거에 따른 회칙을 제정하는데 있어 자율권이 부여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공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의 부작용에 대해 공감했고 좀 더 선거방식에 대해 철저히 회칙을 정하고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연재되고 있는 숭실대 설립자 ‘베어드’에 대한 기사를 잘 보고 있습니다. 평소 제가 다니는 학교의 설립자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참 좋은 시리즈다. 숭실대 학우 중에서도 우리학교에 대한 역사와 전통을 잘 모르는 학우들이 많은데 숭대시보에서 숭실대의 역사를 사진과 함께 시리즈로 다루어 줬으면 좋겠다.
4인 가정이든 독신가정이든 그 작은 단위에도 재정이란 것이 있다. 학문의 상아탑이라 일컬어지는 대학도 언제나 재정에 고심한다. 어느 곳도 한 해 재정을 운영하면서 돈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다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학생들의 원망에도 등록금 올리는 것만큼은 절치부심이었던 대학들도 등록금 동결을 선언하는 마당이다. 이 와중에 청와대는 올해 3~9월 관내 물품구입에 14억 4046만원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구입 항목들이 커피메이커, 쌀 씻는 장치, 우산꽂이, 헬스사이클 등 너무 소소한 것들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자를 위한 감세니 부자를 위한 정부니 이런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건 참외밭에서 신발끈 고쳐맨 꼴이다. 의자 및 가구 교체에는 1억 882
전국대학의 등록금, 학과별 취업률, 교원 확보율 등 모든 정보를 들여다 볼 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의 순위마저도 항목별로 검색가능하게 되면서 대학의 서열화가 한눈에 드러나게 되는 학교 정보 공시 포털사이트(www.academyinfo.go.kr)가 어제부터 공개되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국 199개 4년제 대학의 현황을 13개 영역 55개 항목으로 세밀하게 나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열화 논란을 막기 위해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있도록 하진 않았지만 대학 간의 비교와 순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대학이 본격 무한경쟁에 들어간 신호탄일 수 있다. 대학의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은 성적평가 결과, 편입학 계획, 졸업생 현황 및 취업률, 교원수, 등록금 현황, 도서관 예산 등 55개 항목에 이르지만,
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쟁이 뜨겁다.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은 간송미술관의 「미인도」 앞에서 “신윤복이 진짜 여자래” 하고 수군거리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놀라, 신윤복이 남자였다는 명백한 사실을 “이 지경까지 왜곡을 한 방송사와 원작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질책했다(「 심각한 역사왜곡」,《한겨레신문》2008. 10. 29). 이에 대해 원작자 이정명은 신윤복이 여자라는 ‘오답’을 통해서 그의 삶을 다시 보는 계기를 갖는다면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신윤복 왜곡? 무관심보다 낫다」,《한겨레신문》2008. 10. 31). 은 영화 로도 제작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어서, 이 논란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논란의 핵심은 역사를 소재로 한
썰렁한 학과 게시판과 장애학생센터 기사가 좋았다. IT 학부생으로서 다른 과의 과목을 듣다가 시험 장소를 몰라 헤맸던 경험이 있다. 일부 과들은 학과 혹은 학부 게시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긴 하지만 그 과의 학과 게시판 위치를 몰랐던 그 때는 크게 당황했었다.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기획 동문 인터뷰’였다. 학교 내에서야 선배들을 많이 마주치지만 정작 이렇게 사회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을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획 동문 인터뷰’를 통해 선배들의 말씀을 전해 듣고 싶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나는 ‘대학’이란 곳이 참 낯설고 두렵게 느껴졌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장애인 특수학교 한 곳에 다녔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은 대부분 장애인이었다. 더구나 나는 언어장애도 가지고 있어, 사람들과 사귀고 친해지기가 대단히 힘들 것 같았다.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중에 도태돼 버리면 어쩌나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입학하고 지내보니, 대학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들하고 다른 나를 스스럼없이 대하였다. 70명의 학부 동기 중에서 특히 세 명의 동기들은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여, 휠체어를 탄 나를 매 수업시간마다 강의실로 이동해 주었다. 만약 그 친구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새내기 때의 대학
오는 12월 31일 부로 그 역할을 마감하게 되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군의문사 위원회)의 기간연장 여부와 14개 과거사 관련 위원회 통폐합하는 법 개정안 발의가 논란을 빚고 있다. 군의문사 위원회는 군에서 일어난 여러 사망사고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발족됐다. 이는 곧 군대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통로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애초 300건 접수를 예상으로 구성된 위원회였다. 2006년 12월 진상규명을 실시한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나서 300여 건의 사건이 추가로 접수돼 총 600여 건의 사건을 맡게 됐다. 이는 군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의문과 불만이 상당히 축적돼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현재 절반의 사건이 처리가 끝나고 아직 300여건이 미해결로 남은 상태에서 군의
1915년 5월 22일자 매일신보에는 숭실학교의 운동회 기사가 소상히 소개되고 있다. 운동과목이 30여종이며 운동회 참관인의 숫자만 해도 5천에서 6천명에 이른다고 하니 그 규모면에서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조선체육회가 1920년 만들어졌을 때 숭실의 운동회가 모태가 된 것은 여러 기록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1924년 제1회 ‘전조선 육상경기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것은 숭실의 최응천(崔應天)이었다. 숭실의 축구단이 만들어진 것도 정확하지 않으나 1918년쯤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학교는 스포츠에 있어서도 남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운동을 권하고 또 이를 통해 구성원들간의 연대감을 갖게 한 것은 이미 숭실의 오랜 역사에서 보여지고 있다. 이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의 스포츠에
김춘수 시인은 그의 이라는 시에서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 그에게로 가서 나도 / 그의 꽃이 되고 싶다.”고 노래한 적이 있다. 모든 존재는 그만의 빛깔과 향기를 가지고 있고, 그에 알맞은 이름을 부여받을 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꽃은 활짝 피었을 때 그 선연한 빛깔로 우리의 눈길을 끌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로 우리의 후각을 자극하여 자신의 아름다운 존재를 한껏 발산함으로써 자신에게 알맞은 단 하나의 이름을 가지게 된다. 그럼으로써 ‘무명(無名)의 어둠’에서 의미있는 존재로 탄생하게 된다. 필자는 시를 읽고 가르치는 선생이라, 사람들에게서 그만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빛깔에 매료되고 보이지 않게 다가오는 향기에 흠뻑 취하여 그의 이름을 마음
“삐-삐-” 월요일 아침 영어회화 수업시간이었다.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울리는 화재경보기. 리스닝 테이프만 돌아가던 조용한 강의실의 긴장감은 깨지고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물론 우리의 예상대로 화재경보기 오작동이었다. 그 때 나도 그 상황이 우스워 따라 웃긴 했지만 기분이 편치는 않았다. 잘못 울렸기에 다행이지, 만약 정말 불이나거나 사고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언제부터 그랬던 것일까? 화재경보기나 비상벨이 울려도 ‘설마 무슨 일 있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안일한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은. 무엇이 우리를 안전의식에 둔감한 상태로 만든 것일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전의식 불감증’이란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