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에 와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나보다 잘난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고, 내가 최고인 세상은 오로지 비좁은 내 일기장 안이라는 것. 그것은 씁쓸하고, 차갑고,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는 초조하기도 한 일이어서, 나는 한 학기를 혼란과 질투와 우울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나의 3개월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쫓고, 넘어지고, 부서지고, 그리고 아무런 성과 없이 밀려나기를 반복했다. 그 무거운 시간의 수레바퀴는 고장 난 것처럼 빠르 게 흘렀다. 물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도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