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 저서 이 2017년 영화화되며 헐리우드 초호화 캐스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성공 이후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다시 한 번 감독이자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로 분하며 영화 (2017)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작품이 모든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주목했다면 이번 작품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추리물이지만 ‘사랑’이라는 만국공통의 소재를 영화 전반에 짙게 깔며 에르큘 포와로라는 인물도 함께 평가할 수 있게 만든다. 영화는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감독, 1967년)에서 공동묘지에 묻힌 월향은 왜 자꾸만 유령이 되어 나타날까요? 이유는 그녀가 완전히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몸은 죽은 것이 분명하지만, 억울하게 죽은 사연은 아직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월향은 자신이 제대로 죽을 때까지 달빛 아래(月下)의 공동묘지에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유령의 탄생 조건을 두고, 한 철학자는 유령이란 상징적 죽음과 실제적 죽음의 간격으로 인해 태어난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강화길의 「복도」(『창작과비평』,
창업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이다. 창업팀의 구성 문제는 단지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할 것을 결정하는 문제와는 다르다.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 성장시키는 문제와 같다. 제일 먼저 단독으로 창업할 지, 공동으로 창업할 지를 고민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동업은 하지 말라고들 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단독으로 창업하는 벤처는 16%에 불과하며, 이들 단독 창업자들은 여러 개의 벤처를 연이어 창업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운영전문성을 가지고 나름대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에 창업을 수
영화 는 수학이라는 소재를 한국판 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내 상위 1% 자사고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한 지우(김동휘)는 고액 과외를 할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늘 하위권의 성적을 받는다. 그 중에서도 지우를 괴롭히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수학이다. 설상가상으로 내신이 하위권에만 머물자 담임선생님은 지우에게 전학을 권한다. 그의 성적은 240명중 238등으로 쉽사리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점수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지우는 학교 경비원이자 탈북민인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안보윤의 「밤은 내가 가질게」(『자음과모음』, 2020년 겨울호)는 두부 자르듯이 재단하기 어려운 선악(善惡)의 문제를 파헤친 문제작입니다. 이러한 애매함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세계에서 살아가며 겪는 숙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나’의 주위에는 선한 자들이 가득합니다. 서른 네 살의 언니는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가족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감에도, 늘 자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내 선행을 베풉니다. 일테면 제주도로 여행 갔다가 만난 남자와 대뜸 살림을 차리고는, 그 남자의 아이를 돌봐주면서 미역 말리고 밭일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서 궁리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의 핵심은 교육이나 전문적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을 때 나오기가 쉽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단지 첫 단계에 불과하다. 벤처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 생태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생태계는 생물학에서 적응하고 자급자족하는 단위로서 함께 기능하는 유기체의 공동체이다. 창업생태계는 이러한 개념을 확장하여 고객, 공급업체, 투자자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무려 3년 만에 수업을 온전히 강의실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찬 눈빛을 보며, 저는 소설의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 한참을 더듬거리다가 첫 번째 시간을 마쳤습니다. 소설은 우리에게 세상의 감춰진 진실을 알게 해주고, 참다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해주며, 그것을 통해 미적인 감동을 준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임솔아의 「초파리 돌보기」(『Littor』, 2021.8/9)는 잔잔한 음색으로 우리 시대 소설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몫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초파리
헨리 포드는 T모델로 크게 성공한 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만약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사람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했을 것이다.” 블록버스 터급 사업 아이디어가 한 사람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시장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보통 전통적인 산업경계를 넘나드 는 촘촘한 관계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다양한 정보원에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들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해 나간다. 기업가는 사람들과 깊이 관계를 맺 으며 패턴을 발견하고, 잠재고객들이 미처 니즈를 인식하기
필자의 어릴 적 꿈은 사업가였다. 그 꿈이 기록에 남은 것은 고등학교 학생부였다. 장래희망이 사업가로 되어 있고, 그 옆의 담임선생님의 코멘트는 늘 “사업가에 맞지 않음. 교사나 회사원에 적합”이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선생님의 코멘트가 불만이었지만 줄기차게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사업가라고 적었고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학년 말에 항상 같은 코멘트를 다셨다. 사회생활을 광고회사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선생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역시 선생님들은 매의 눈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선생님의 날카로움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 같지는
넷플릭스에서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된 「오징어 게임」을 시작으로 하여 「지옥」 그리고 이번에는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들 드라마가 하나같이 고통과 폭력으로 점철된 한국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K지옥도’ 장르의 탄생이란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염승숙의 「믿음의 도약」(『Axt』, 2021년 11/12월호)도 일종의 ‘K지옥도’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어디에도 의지할 것 없는 젊은 부부
모두가 자그마한 스크린을 가지고 있는 지금,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새삼스레 영화의 역사를 굳이 다 언급하지 않아도 일제강점기와 70년대, 80~90년대, 2000년대 사람들에게 각각 영화 관람의 형태와 의미가 전부 다르다는 사실은 그만큼 ‘영화를 본다’라는 행위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빠르게 변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와 관련된 기술은 끊임없이 과거를 참조하고 포함하며 발전해왔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OTT 시대의 관람형태 역시 과거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다. 개별화된 관람은 이미 TV, 비디오 시대
영화 로 2017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새로운 장르로 돌아왔다. 델 토로 감독은 신작 를 통해 첫 누아르 장르에 도전했다. 델 토로가 구현해 낸 누아르는 미장센과 스토리의 구성에 있어 치밀하고 완벽하다. 주인공 스탠(브래들리 쿠퍼)의 등장부터 영화의 막이 내릴 때까지 모든 요소가 복선이자 암시이다. 거기다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헐리우드 톱스타 군단과 델 토로 감독의 만남은 연기에 있어서도 시네필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영화는 크게
2021년 8월부터 10회에 걸친 창업 네비게이션 연재에서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1차년도 기고를 마무리하는 본 회에서는 스타트업의 실패를 다루고자 한다. 2021년 8월,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CB Insight는 실패한 스타트업 111개사에 대한 사후분석을 통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12가지를 발표했다. 본 기고문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직접적인 이유는 가진 현금을 모두 소진하고 신규자본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막대한 자금을 가진
조용하지만 꾸준한 자세로 자신만의 소설 세계(이를테면 모호한 시공간의 설득력 있는 배치, 미스테리적 구성을 통한 불가해한 진실의 탐구, 관계의 결락을 통한 인간 심연의 환기)를 구축해 온 손보미 작가가 이번에도 문제작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열 살이 갓 넘은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불장난」(『창작과비평』, 2021년 가을호)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 한 여자아이(少女)가 있습니다. 어리다는 것은 찬란한 미래의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세상에 언제든지 베어질 수 있다는 아픔의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이 아이는
이 소설은 악한 권력의 상징인 절대 반지를 둘러싼 투쟁 이야기다. 이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반지의 위력과 마주한다. 간달프, 아라코른, 갈라드리엘처럼, 반지의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는 고귀한 존재들이 있다. 고귀한 자의 손에 있다고, 악이 선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악이 될 뿐이다. 끝내 타락한 사루만과 달리, 이들은 이런 악의 본질을 통찰했고, 또 자신의 한계도 잘 알았다. 반면 반지를 갈망하는 이도 있다. 권력을 탐내는 사우론과 사루만, 반지에 사로잡힌 골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선한 이에게도 힘은 절실하다. 사
천문학과 박사과정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미지의 혜성 하나를 발견한다. 지도교수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계산 결과 이 혜성은 지구를 파괴할 만큼의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다. 지구와 혜성이 충돌하기까지는 약 6개월의 시간뿐, 다시 말해 지구 종말이 반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지구 종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소수의 과학자들뿐이다. 혜성 충돌로 인한 지구 종말이라는 지극히 거대한 이슈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며 정치와 미디어의 활용하기 좋은 먹잇감이 된다. 영화 은 영화 와
산다는 건 만남과 이별의 연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인정이라는 것을 모르기에, 지상의 모든 것을 망가뜨리고 변화시키는 탓이겠지요. 그렇기에 인간은 늘 떠나간 상대에 대한 애도라는 과제를 숙명처럼 안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정용준의 「미스터 심플」(2021)은 평범한 남녀의 소소한 만남을 통해 애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여기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한때 오케스트라의 호른 연주자였던 남자는 아내가 자기를 떠나가는 아픔을, 교정 교열과 번역의 전문가인 여자는 남편이 자살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 책은 해방 이전부터 ‘삼순이’라는 이름으로 호명되어온 한국 여성 노동자의 궤적을 좇는다. 여기서 칭하는 ‘삼순이’는 식민지 시기를 전후로 노동 시장에 대거 진출했던 여성 ‘식모’와 ‘버스 안내양’, 그리고 ‘여공’을 뜻한다. 정치외교학자인 저자 정찬일은 오늘날의 시점에서 다소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이들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당대 신문 기사나 잡지, 르포 또는 문학 작품 등의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 흥미롭게 재구성해낸다. 이 책에 담긴 여성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기억들은 마치 본인의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
창업단계에 있는 창업자들을 보면 의외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전에 사업 경험이 없거나 창업 규모가 작은 경우 이러한 경향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창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역량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사업계획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인을 사전에 고려할 수 있게 하고 사업에 관련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사업계획서는 목표 시장과 사업 기회를
20세기 초 프랑스에 위치한 가상 도시 블라제에는 미국에서 온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리)가 만든 주간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사옥이 있다. 이 잡지는 편집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폐간되고, 편집장의 죽음을 기리고 잡지의 마지막을 완성하고자 ‘프렌치 디스패치’의 최정예 기자 4인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그들은 각자 한 편의 특종 기사를 써 마지막 호를 완성한다. 영화 는 잡지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널리즘을 향한 웨스 앤더슨의 존경이 담겨 있다. 4인의 기사를 영화로 한 옴니버스물인 는 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