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에게서 듣는다] - 이창규(사학ㆍ09년 졸)

 

우리학교는 언론계 진출에 있어서 유독 약하다. 직종이 가지는 전문성과 신문방송학과의 부재를 들춰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부끄러움은 감출 수 없다. 그래서인지 언론과 관련된 직종에 첫 발을 내딛은 졸업자를 만나보고 싶었다. 이창규(사학ㆍ09년 졸) 군은 ‘스포츠서울닷컴’의 편집기자로 작년 6월에 채용돼, 6개월의 인턴과정과 3개월의 수습과정을 밟았다. 이 군에 대해 알아보기 전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 째, 스포츠신문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날 것. 둘 째, 편집기자라는 조금은 생소한 단어에 익숙해질 것.


이 군과의 인터뷰는 한편 수월했다. 특유의 자신감과 시원한 대화법이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이 군의 꿈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라디오PD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청취자로서 세상 이야기를 들었고, 대학시절엔 ‘학교방송국 SSBS’의 PD로서 세상 이야기를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앞서 알고 싶었다고. 하지만 언론계통에 진출하는 것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고 흔히 ‘언론고시’라고 불리울 만큼 쉽지 않아 주변사람들이 포기할 때 수 차례 포기하고 싶었다고. ‘8월까지만 도전해보고 안되면 9월부터는 다른 쪽을 찾아보자’라는 생각도 했단다. 큰 언론사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세 가지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 세 가지는 ‘사람이야기를 하는 라디오PD’, ‘사람이야기를 하는 언론인’, ‘스포츠이야기를 하는 언론인’ 등의 구체적인 목표다. 목표는 최대한 세밀하게 그리되, 경험은 폭넓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외주프로덕션 조연출, KTV(한국정책방송), KBS?MBC인턴 등 분야를 막론하고 뭐든 기회만 닿으면 다 했다. 입사면접 당시, 다른 지원자들과 다르게 영상편집 기술이 있고 스포츠에 대한 평소상식이 깊었던 것이 본인이 가진 스펙에서의 부족함을 메꿀 수 있던 이유란다.


PD라는 어릴 적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스포츠 기사를 편집하는 일도 사람이야기를 한다는 데에 있어서는 큰 매력을 느낀단다. 편집기자는 취재기자들이 작성한 기자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기사제목과 기사위치를 정하는 일을 한다. 취재기자가 옷을 만드는 ‘재단사’라면, 편집기자는 옷들의 조화를 꾀하는 ‘스타일리스트’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군은 웹상에 동료들이 작성한 기사를 적시적소에 배치한다. 아직 신참내기이지만, 신문지면상에 편집을 하는 것과 다르게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기사의 방향과 편집기자들의 편집점이 일치하지 않을 때라고. 또한 스포츠신문이 흥미성에만 편중돼 있다는 비난을 많이 받는 것도 큰 고민이란다. 학내 언론사에서 일 해온 탓에, 몸에 베인 언론의식이 무척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군은 “앞으로 일하면서 스스로 풀어나가야할 숙제인 것 같다”며 당찬 미소를 보였다. 편집기자를 ‘이슈메이커’라 표현하는 이 군의 현재 목표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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