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달콤ㆍ살벌한' 새내기
우리들의 '달콤ㆍ살벌한' 새내기
  • 이소현 (07) 기자
  • 승인 2009.03.11 01:26
  • 호수 9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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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싶었어요]시간표작성프로그램'유세윤'개발자 이희덕(물리ㆍ1)군


수강신청을 앞둔 학생들은 설렌다. 한 학기를 새롭게 시작한다는데 대한 기대와 그 학기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한참 부풀고 있을 때다. 그리고 올해는 학생들의 그 설렘에 또 다른 작은 도움이 주어졌다. 숭실대 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숭실대 갤러리에서 ‘희희덕덕’이란 닉네임의 이용자가 통칭 ‘유세윤’이라는 시간표 만들기 프로그램을 배포했던 것이다. 실제 수강신청기간동안 커뮤니티에서는 이 프로그램으로 짠 시간표들이 하루개도 몇십개씩 올라오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열렬한 반응이 줄을 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프로그램을 배포한 이용자의 인적사항. ‘프로그램 제작자’라고 하면 제법 나이가 있을 법한 고학번일 것이라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사실 올해 우리학교에 갓 입학하는 09학번 신입생이었던 것이다. 물리학과 1학년 이희덕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개발 관심 가졌죠”


“입학하기 전부터 알고 있는 선배들이 몇 있었는데, 이런 거 한 번 만들어보라고 해 보시더군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물었을 때 희덕군의 답이었다.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3일정도 소요했는데…유세윤 개발과 일을 병행하다보니 시간이 좀 더 걸렸죠.” 개발에 대해 경험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듯한 대답에 언제부터 개발에 관심을 가졌는지를 묻자 ‘관심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개발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릴 적 울산에서 살았는데 학교가 정보특성화 학교로 지정될때까지는 컴퓨터와 접할 기회가 없었단다. 그래서 컴퓨터를 접했을 때는 세상이 확장되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컴퓨터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세계’


“컴퓨터가 정말 유용하다고 느꼈어요.” 당시 계산을 배울 때였는데, 컴퓨터를 이용하면 훨신 쉽게 숙제를 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되니 이제 더 많이 알고 자신의 성향에 맞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소설 같은 거예요. 저자가 작품을 통해 사람을 만나듯, 사람들도 프로그램을 통해 그 개발자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희덕 군이 현재 가장 목표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과 프로그램을 통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프로그램이 그만한 역량을 갖춰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더 많은 피드백이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요


실제로 희덕군은 ‘유세윤’도 만든 이후 피드백을 통해 계속 발전시켜가고 있다. “과목에 따라 강의실이 요일별로 달라지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1학년이라 놓치고 있었는데, 지적을 받고 패치를 발표했어요.” 이 외에도 학생들이 원하는 기능을 추가시킬 계획이다. 지금 당장 계획중인 것은 여럿이 시간표를 보며 함께 작성할 수 있는 기능과 핸드폰에 시간표를 넣는 기능. 발전시켜나가면 친구의 시간표를 보는 기능이나 공강 때 친구와 약속을 잡는 기능, 혹은 점심약속을 위한 학교 주변 맛집과 메뉴 기능 등도 넣을 수 있을 거란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보다 많이 피드백을 해 줬으면 해요. 유세윤을 다운받은 학생들이 몇 명인지 집계해보니 대략 4,100명. 꽤 많은 숫자거든요. 근데 피드백은 그만큼 되지 못하는게 아쉬워요.”


기초에는 충실하되 경험은 다양하게


개발에 열정이 대단하다 싶었는데, 실제 훨씬 이전부터 개발쪽 일을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고 관련한 책도 출판 예정이란다. 그런데 왜 관련 학과를 가지 않고 물리학과를 선택했냐는 질문에는 “물리와 컴퓨터가 달라보일지 몰라도 과학 분야로서 서로 연관되는 부분이 있다”며 실제 업무에서도 기초가 부족하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부하고자 했다고 한다. 또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자 한 것도 있었단다. 실제 1학년이지만 타과 과목도 많이 신청했다고. 아르바이트에 타과수업, 유세윤 개발에 출판까지. 게다가 동아리활동에 학과 집행부까지 한다니 버겁지 않을까? 희덕 군은 그런 질문에 “그래도 해야 되는 일이니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IT명문숭실, 이 점도 고려해주세요!”


대부분의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희덕군이지만, 관심 분야에 있어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분에는 날카롭게 비판하는 편이다. “우리 학교 강의시간표는 너무 폐쇄적이에요.” 유세윤을 만들며 힘들었던 점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다. “책자나 PDF로 제공하다보니, 참고해서 진행하기가 어려웠어요. 3200건의 강의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거든요.” 상황이 그렇다 보니 졸업 전까지는 자신이 강의시간표를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지만, 그 이후로는 방도가 없어 걱정이란다. “학교에서 좀 더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소스를 제공해줬으면 좋겠어요.” 숭실이 IT대학의 진면목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희덕군은 그런 점에서 ‘유세인트’도 개선했으면 한단다. “사용자 동선 고려를 못해서 클릭수가 늘어난다거나, 비용대비 성능이 못한 것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해 하는 것 등은 꼭 수정했으면 좋겠어요.” 특히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장애학우의 문제. 액티브엑스 기반이기 때문에 장애학우들이 자주 쓰는 스크린리더나 화면확대기 등은 작동을 하지 못한단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사용자 고려’라는 부분을 꼭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숭실은 IT 명문이잖아요.”


모든 사람이 내 역할 모델


그렇다면 뚜렷하게 미래를 결정한 희덕군의 역할모델은 누구일까? 예상외로 희덕군은 ‘딱히 없다’고 답했다. “모든 사람과 교류하고 싶은 만큼, 만나는 사람의 장점은 모두 흡수하려고 노력해요. 굳이 말하면 모든 사람이 제 역할 모델이라고 해야겠네요.” 하지만 현재 가장 존경하는 분은 답할 수 있다고 했다. 물리학과 이항모 교수님. 정말 열성적으로 가르치는데,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의 평가 내용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걸 보면 실감하죠. 실제 교수님 의도대로 그런 걸 보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거든요.” 열심히 공부하고 또 한편으론 열심히 자기 꿈을 향해 매진하는 희덕군. 그가 꼭 “더 많은 교류를 통해 더 많이 성장하는 개발자”의 희망을 성취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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