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KOBACO Young Lions Challenge Cyber부문 대상 수상자 김정미(미디어ㆍ4)양

 

흔히 ‘15초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광고. 길을 걷다가도 귀에 들리고 고개만 돌려도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의 매력에 푹 빠져든 사람이 여기 있다. 광고의 화려함 뒤에 숨어 ‘크리에이티브’에 목숨을 걸며 아이디어 싸움을 하는 그는 자신이 그리는 미래를 위해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세계 광고인들의 축제 2009 칸 국제광고제로 간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광고계의 거물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TV에서나 보던 프랑스 칸의 레드카펫을 밟아본다는 그의 마음은 벌써 저 멀리 프랑스에서의 일주일로 온통 설레일 그를 만나보자.


숨막히는 2박 3일, 우연함을 가장한 아이디어 발굴기


그를 만난 건 칸 국제광고제 한국대표로 선발된 지 한참 뒤의 일이었다. 한국대표가 됐다는 사실이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는 그의 표정은 긴장감과 설레임이 교차된 모습이었다. 그가 출전했던 2009 KOBACO Young Lions Challenge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주최한 광고공모전인 동시에 칸 국제광고제 한국대표 선발전이다. 총 네 개의 부문 Film, Cyber, Media, Print 중 그가 출전한 부문은 Cyber 부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란 주제로 열린 예선전에서 당당히 입상을 하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 본선에서는 2박 3일동안 KOBACO 연수안에서의 고군분투였다. 컴퓨터는 초기화 된 상태에 인터넷 사용이 금지된 그곳에서 주제에 맞는 결과물을 30시간 이내로 제출하는 과정은 피말리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주제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 만들기’였지만, 작품 제출 10시간 전까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조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단다. 초조함이 극에 달했을 때, 그와 2인 1조가 되어 함께 참여했던 선배가 머리를 식힐 겸 빙고게임을 했고, 아이디어는 그렇게 ‘빙고게임’에서 얻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아이디어란 그 어디서 불쑥 튀어나오질 모르는, 동시에 우리 주변에서 발상의 전환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악플에 해피엔딩은 없다!

 그들은 주요테마를 ‘악플’로 잡았고, 그들이 전달하려고 한 최종 메시지는 ‘악플에 해피엔딩은 없다’였다. 말 그대로 악플러나 악플을 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해피엔딩은 존재할 수 없다는 틀 안에서 시작됐다. 빙고게임 칸을 보다가 키보드의 자판이 떠올랐고, 이 키보드의 자판은 빌딩의 창으로 표현됐다. ‘죽여버려라’라는 자판의 키를 하나 하나 쓸 때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표현한 작푸미다. 즉 악플을 하는 행위자체가 살인행위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반전을 통해 보여준 참신한 발상이었다.

하나의 작품을 위해 2박 3일동안 고생했던 기억에, 함께 참여했던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에, 그리고 마지막 기쁨의 눈물. 수사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그는 시상식 내내 울었던 기억 뿐이라니 그 당시 흥분과 기쁨이 전해오는 듯 했다.

 

5번의 시도, 그리고 2번의 수상?

 

그가 처음부터 ‘광고’라는 분야에 매료됐던 건 아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던 그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해야만 했고 대학을 진학하면서 굳이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본교 미디어학부로의 입학을 한 사연을 들려주었다. 막연한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1학년 당시 선배를 따라 소모임을 통해 광고 공모전에 참가한 계기로 ‘광고’에 대한 열망으로 바뀔 수 있었다.

 본격적인 광고공모전의 도전은 작년 중순쯤이었고 5번의 시도와 2번의 수상경력이 그동안의 그의 이력을 말해주었다. 허나 광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5번의 시도와 2번의 수상경력, 그리고 이번 칸 국제광고제의 한국대표가 그 두 번의 수상경력에 포함된 것이라면 놀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광고인들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수차례 공모전에서의 고배를 마셔봐야지만 이만한 대회에 자격조건이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전에서의 수상경력이 꼭 자격조건이 될 수는 없을 터. 그는 교내 뿐만이 아니라 교외에서도 실무자들을 비롯, 타대의 학생들과 함께 광고모임을 통해 활동했고, 디자인 관련 분야의 다양한 행사 스태프 활동, 외부전시회 등의 참가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아갔다. 하지만 진짜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했다.

 

조화는 곧 최고의 작품을 위한 밑거름


비결은 의외로 간단한 대답이었다. 바로 '조화의 아이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큼은 열정적으로 끊임없이 해왔다는 그도 크리에이티브의 세계에서 한계에 부딪힌 적이 많다고 했다. 이번 한국대표 선발과정에서 준비했던 작품에서 그는 아트디렉터의 역할을 맡았었다. 디자인을 주로 전공한 다른 아트디렉터들에 비해 큰 표현력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아트와 프로그래밍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었기에 사이버부문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플래쉬 배너였기 때문에 Flash라는 툴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고 좀 더 전문가적인 배너광고를 만들려면 프로그래밍을 잘해야 되는 건 필수였다. 그런데 기술면쪽에서는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다행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한다.

 광고의 세계에서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자기 분야를 확실히 정하고 자기 분야에서의 출중함이 잘 조화를 이뤄 이와같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교내 디자인 소모임뿐만 아니라 외부 광고모임에서도 그는 그만의 분야를 만들었고, 그 분야를 특화 시켰다. 그리고 그 특화된 분야는 광고라는 큰 틀 안에서 잘 버무려져 맛있는 작품이 됐다. “광고란 경험에 의한 작품활동이에요. 혼자서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예요. 광고에 분야가 세분화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올 6월에 있을 대회에서 깔끔한 작품을 위해 더욱 더 플래시 툴 공부에 매진할 것이라 전했다. 함께 맛난 광고를 만들 팀원은 이번에 카피에 매진한다고 전했다.

 

 광고:대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특권을 만들다!

그에게 광고란 ‘스케치북’이다. 특히나 대학생 신분에서의 광고는 더더욱 그러하단다. 그 이유인 즉 슨, 실무에서 광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자신이 기획하는 광고보다는 광고주의 입맛에 맞춰 광고를 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진짜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만드는 광고인들은 몇 안 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새하얀 스케치북에 표현하고 싶은대로 표현할 수 있는 대학생의 신분이 오히려 ‘특권’임을 알 수 있었다. 결국 광고주에 의해 몇몇 스타급 배우들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 광고들이 즐비한 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을 터. 외국 광고들에 비해 크리에이티브가 덜 하고 외국처럼 일반인들이 모델이 되는 경우보다는 연예인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을 걱정하기도 했다.



기자가 만나본 그는 ‘하고 싶은 게 많은’ 그래서 더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비디자이너였다. 수상은 광고분야를 통해 했지만 평생 디자이너로 살고 싶다는 그는 웹디자인, 제품 디자인,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열정적 에너지의 소유자였다. 디자인이 재미있고 재미있다보니 계속해서 디자인과 관련된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취업에 대한 걱정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 나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래도 4학년이다 보니 휴학 중인 그는 영어공부도 하고 6월에 있을 칸 국제광고제를 위해 제작적인 면에서 툴 공부를 하며 해외 광고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주제가 주어지면 24시간 내에 또 다시 아이디어 싸움에 몰입하게 될 그의 모습이 초조하기 보다는 도전하는 즐거움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지금 그의 열정은 광고에 빠졌다. 하지만 이 열정이 또 어디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더 기대되는 그의 행보에 늘 지금처럼의 열정이 묻어나길 바란다.


본선에 진출한 '악플에 해피엔딩은 없다' 플레쉬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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