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어요] - 창간 90주년 특별기고

 

창간 90주년을 맞이하여 현 숭대시보 신문ㆍ방송 편집지도위원들이 전하는 숭대시보는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학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기능과 올바른 여론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현 숭대시보의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5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숭대시보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면 이번 면에서는 신문ㆍ방송 편집지도위원 교수들 중 총 5분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숭대시보에 당면한 문제를 확인하여 숭대시보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조언을 들어 볼 수 있었다.        편집자 주

 



▲ 김선욱 교수님 < 철학 >
“더 좋은 것은 덜 통속적이므로 더 적은 수의 독자들에게 어필하게 된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것은 아주 통속적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오는 말이다. 《숭실시보》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 나으면서도 모든 숭실 구성원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므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숭실 구성원들은 이미 나름의 정체성과 공통의 운명을 나누는 소수 집단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읽어 내는 통찰력이다.


내가 숭실대에 들어온 1979년 당시의 신문(《숭실대학신문》)은 학생들에게 별 인기가 없었다. 동기생이 수습기자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설문지를 들고 찾아 왔다. “어떻게 하면 좋은 신문, 많은 학생들이 찾는 신문이 될 것인가?”를 묻는 것이었다. 그런 설문조사를 하고서도 그 이듬해까지 신문은 여전히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신문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우리 신문을 타 대학의 친구들에게 우송하기도 했다. 급기야 발행부수가 수요를 미치지 못할 정도까지 되었다. 이는 신문이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읽어내었기 때문이었다. 5공 독재치하에 일반 신문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몇몇 대학신문들만 시대의 소리를 외쳤는데 우리 신문이 그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다.


《숭실시보》가 양질의 인기 있는 신문이기 위해서는 시대의 목소리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시류를 타려해서는 한 발 늦을 뿐이다. 독자보다 한 발 앞서 정곡을 찔러낼 때 신문을 펼치는 독자에게서 ‘앗’ 소리가 날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려하지 않을 때 모두를 만족시키는 신문이 될 수 있다는 변증법적 논리를 기억하라.

(철학과 김선욱 교수님)


 


▲ 조은식 교수님(교목)
숭대시보는 역사성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단 그것이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교내뿐만이 아니라 교외에도 숭대시보의 존재를 알리는 일이 숭대시보의 위치를 자리매김하는데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 국내외 동문들, 학교와 관련된 기관 및 단체들(정부기관, 복지관, 교회, 선교단체, 자매학교 등), 후원 단체나 후원인 개인(장학금이나 기타 행사 후원 등 포괄적으로), 기타 고등학교(학교 소개 차원에서), 대학교 도서관, 기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관이나 개인에게 매번 숭대시보를 발송함으로 학교소식도 전하고, 학교가 그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알리며, 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요즘 대학신문이 전체적으로 침체상태에 있는듯 합니다. 인터넷의 발달과 취업과 성적 등 개인적인 것이 치중하는 풍토가 학교일의 무관심을 가져와 더욱 그럴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눈길이 가는 신문, 읽지 않고는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신문, 뭔가 스크랩하고 싶은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아침 지하철 신문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숭대시보가 학교소식을 전반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사문제에 있어서는 특정신문을 복사한 듯한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대학신문은 적어도 일간지와는 성격이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일반 일간지도 성향에 따라 객관적인 보도보다는 편향적인 기사를 쓰기도 합니다만 대학신문마저 그래서는 안될 것이라고 봅니다. 비판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이고 객관적인 그리고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부한 내용이나 지면을 채우는 수준의 신문이면 별 의미기 없을 것입니다. 참신하면서도 대학신문으로서의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나친 요구일까요?


특성화가 되지 않은 것이 문제점입니다. 그 부분이 독자를 잃게 되는 부분입니다.


숭실시보만의 색깔, 숭실시보만의 맛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교목 조은식 교수님)

 


 

 

▲ 박창희 교수님<언론홍보>
올해로 창간 90주년을 맞이한 ‘한국최초의 대학신문’ 숭대시보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대학신문 성격 이상의 뜻 깊은 의미를 가지면서 지금의 숭실대학교를 존립케한 역사적인 산증인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숭대시보는 학교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삶의 체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훈훈한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장 가까운 매체로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눈높이, 우리들의 스타일로 실감나게 전달해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숭대시보는 단지 학생들만의 신문이 아니라 더 나아가 교수와 직원을 포함한 대학사회와 지역사회의 현안의 문제점들을 고민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대학과 지역공동체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했으면 합니다. 따라서 그러기 위해서는 약자를 위한 언론, 가진자를 위한 비판의 기능이 좀 더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한 지성인을 가진 독자를 위해 ‘포플리즘’이 아닌 ‘객관적인 가치’를 정확히 전달하는 전령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그럼으로써 숭대시보는 모든 구성원들의 욕구를 후련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마음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대학이 올바른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언론홍보 박창희 교수님)


 

 


▲ 김명숙 교수님(협동주간 영어영문)
숭대시보는 한국 최초의 대학신문이라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며 다른 대학신문들과는 차별화되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있다. 또한 대학신문으로서의 숭대시보는 일간신문과는 달리 학생과 교직원이라는 내부의 직접 구성원뿐만 아니라 동문과 학부모라는 외부의 간접 구성원까지도 동시에 만족시켜야만 하는 대학 언론으로서의 책임도 지고 있다. 숭대시보의 미래는 이러한 시대적 사명과 학내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얼마나 균형 있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생기자들과 편집위원들이 감내해야할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의 날카로운 질책과 건전한 비판, 그리고 함께 하려는 협동정신 또한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제 창립 90주년을 넘어서서 100년을 향해,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향해 가는 시간 동안, 모든 숭실의 구성원들이 함께 하고 함께 노력함으로써 다른 어떤 대학신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대학언론의 모습을 숭대시보가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영어영문 협동주간 김명숙 교수님)




▲ 이항모 교수님<물리>

현 숭대시보를 평가하자면 학생과 가까운 신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들이 학생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회 소식이나 학교의 대내외적인 뉴스, 유익한 강좌나 모임의 공고,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점이나 고민에 대한 기사 등 많은 좋은 정보들을 매주 숭대시보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숭대시보는 타 대학신문과 다른 특별한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대학신문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전통은 다른 학보에 비해 숭대시보만이 누릴 수 있는 큰 자산이 되는 동시에 그것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큰 부담을 우리에게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담감을 발전의 추진력으로 삼는다면 숭대시보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좋은 정보매체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충분히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몇 가지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숭대시보가 더 발전하고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자들을 충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사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또한 모든 학생들이 숭대시보가 우리 학교 전체의 중요한 자산임을 자각하고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숭대시보도 숭실의 모든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신문이기 때문에 학생 독자들이 찾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늘 섬기는 자세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신문이 되겠다는 자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정진해 나간다면 더 많은 독자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물리 이항모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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