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란 학내 구성원들이 서로 칭찬해주자는 모토로 만들어진 신문사 인물면 연재코너입니다. 교직원ㆍ학생ㆍ교수들이 서로 다른 소속집단의 구성원을 칭찬하고, 신문사는 칭찬받은 대상을 찾아가 다음 칭찬받을 구성원에 대해 인터뷰를 합니다.

 


1. 이번주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두 가지 이유에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한 가지는 학보사로부터 전화를 받기 전까지 칭찬릴레이라는 코너가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인터뷰하자는 말에 꽤 놀랐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김수은 군이 저를 다음 칭찬 주인공으로 추천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습니다. 매우 뜻밖이었기 때문이지요. 저를 기억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2. 수업시간엔 엄격하시지만 강의실 밖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진솔한 고민을 상담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학생과의 상담시간을 어떻게 갖고 계시는지 알려주세요.
매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해당 학기 면담일정표를 만들어 제 연구실 문에 붙여둡니다. 매 학기 일주일에 4시간을 학생면담을 위한 시간으로 비워두고 있지요. 학생들은 제가 정해놓은 시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연락처를 남김으로써 저와 면담 약속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도저히 시간이 맞지 않으면 시간을 조정해서 다른 날 다른 시간에 면담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9월이면 숭실대학과 인연을 맺게 된지 11년째가 되는데 숭실대학의 교수가 되던 1998년 9월부터 항상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3. 학생들과 상담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학생들과 했던 모든 상담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항상 제 머릿속에만 그 기억들을 가두어 두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정말 미안합니다만,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해해주시겠지요? 다만, 이 말을 해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저와 상담했던 기억을 정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같은 학생을 두 번, 세 번 거듭해서 만나게 되면 알게 됩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4. 특별히 상담을 통해서 자신만의 길을 찾은 학생이 있다면, 그래서 유달리 보람차다고 생각돼셨던 상담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역시 같은 이유에서 구체적으로는 말해줄 수 없지만 저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제게 수줍게 건네는 학생들의 모습은 제 기억 속에 항상 남아 있습니다. 보람은 바로 그럴 때 느끼지요.


5. 교수님께 있어서 학생들과의 만남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은사님들로부터 배운, 스스로를 ‘멘토’라고 부를 수 있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것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학생들과의 상담입니다. 저 스스로를 멘토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저를 멘토라고 생각하는 또는 제가 멘토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있는 한 저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가야 하겠지요.


6. 교수님의 교육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혹은 어떤 모습으로 이뤄지는 상담이나 교육이 교수님의 ‘이상’인지 알고 싶어요.
흔히 대학교수의 역할을 연구와 교육이라고들 하지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것이 더해진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육을 한 차원만 더 세분화한다면 교육의 목표는 학문적인 지식의 전달하고 전달받는 것과 서로 다른 두 인격체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으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학생들과의 만남은 방금 말한 교육의 두 번째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입니다. 첫 번째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저는 필요하다면 학생들이 모멸감을 느끼기 않는 한도 내에서 엄격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두 번째 목표에 관한 한 학생들로 하여금 문제가 있을 때 언제든지 저를 찾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존중되어야 할 인격체로서 대하고자 노력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말 망설여지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학생들이 다시 오지 않을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누군가를 위해서 컵을 닦고 누군가의 화분에 묻은 먼지를 닦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으면 교육의 두 번째 목표는 달성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7. 다음호 칭찬릴레이의 주인공이 되실 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교수 직위에 계신 분이 아닌, 직원이나 학생 중에서 찾아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도 말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전에 사회대 교학과에 계셨다가 지금은 학보사를 거쳐 자연대 교학과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순열 선생님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행정은 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되게 하는 것이지요. 누구든 행정의 길목에 서게 된 사람이 자칫 자신을 "serve"되어야 할 첫 번째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면 일은 공통체를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를 가리켜 목적전치현상이라고 하지요. 오순열 선생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항상 ‘일이 되게 하려는’ 입장에서 사회대의 행정을 오랜 기간 맡아주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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