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 창간 90주년 특별대담 ] 제 18대 서울시 동작 을 정몽준 국회의원


숭실인들에 대한 인사 한 말씀 부탁합니다.

- 우선 숭대시보 창간 9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지면을 통해서 드리는 인사지만 반갑고, 이렇게 저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가 1920년에 창간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숭대시보가 그보다 1년 전에 창간되어 금년에 창간 90주년을 맞이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평소 신문을 꼼꼼히 보는 편인데 앞으로는 숭대시보도 잘 읽어보겠습니다.



지역구를 옮겨서 동작에서 생활하신지 1년여가 다 되었음. 지난 1년에 대한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 처음 동작에 왔을 때 저나 지역 주민 분들이나 서로 대하는 것이 조금 어색했었는데, 점차 손도 잡아주시고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감사했습니다.
지난 1월에 사당동의 아파트로 이사했고, 이제는 반상회도 참석하고 이웃 주민 여러분들과 편안하게 얘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4월 초에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과 함께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는데, 우리 문화재도 함께 관람하고 동작의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이런 행사를 한 달에 한 번씩은 하고 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를 볼 때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이웃 주민들을 뵈면서 이곳에 오기를 잘 했다,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숭실대학교에 대한 평소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숭실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진리와 봉사를 교육 이념으로 설립된 학교입니다. 1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숭실대학교는 발전을 거듭해왔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부흥을 이끌어왔습니다.
또한 숭실대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양과목에 제 선친의 이름을 딴 ‘정주영 창업론’이라는 과목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얼마 전 김대근 총장님의 취임식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숭실대학교의 비전을 들으면서 앞으로 숭실대학교가 더 큰 발전을 하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지금 현역 최다선 의원 중 한 분이신데,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
- 6선의 국회의원으로서 20년이 넘게 정치를 하고 있는데, 저는 ‘공공에 봉사하겠다(public service)’는 마음가짐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지금도 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해 불만을 넘어서 불신, 무관심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 여러분의 눈앞에 놓인 여러 문제들, 취업 문제나 등록금 문제, 학자금 대출 문제들도 역시 정치가 잘 되고 경제상황이 나아져야 보다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정치인들도 더 나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인데, 이것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제도입니다. 우리 정치에서 일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신과 취지는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형식만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화와 합의, 양보와 같은 민주주의 정신에 대해 고민하고 이것을 실천할 수 있어야 정치의 발전도 가능할 것입니다.


숭실인들을 포함해서 대학생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으시다면.
- 요즘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대학생 여러분 앞에는 어려운 경쟁상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선배로서 또한 정치인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들고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께서도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셔야 합니다. 대학을 學問의 전당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로 대학이 질문하는 방법, 해답을 모색하는 방법, 폭 넓게 말하면 생각하는 방법을 묻고 배우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대학은 기업에 가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직업훈련소가 아닙니다. 물론 취업은 학생 개개인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학 교육의 결과이어야지 대학교육의 목표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대학 시절만큼은 인생과 사회와 세계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 폭넓게 배워나가야 하는 일생에 한 번밖에 없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그럴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좋은 질문을 많이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 그곳이 대학입니다.
질문하는 시기를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질문을 하고 본인 스스로 그 해답을 진지하게 모색하기 바랍니다. 답을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정답이 없을 수도, 답이 둘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질문을 한다고 해서 다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시기에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답을 찾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이러한 마음자세를 가지고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들로 성장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본교 벤처중소기업학부의 강좌 ‘정주영 창업론’이 인기가 높은데, 개인적인 소감과 학생들이 가져야 할 ‘기업가 정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정대용 교수님께서 창업의 성공적인 모델로서 선친을 꼽으신데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선친께서 현대를 처음 설립하실 당시를 생각하면 요즘 표현으로 벤처기업이라고 하는 데에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정대용 교수님께서 1997년 처음 과목을 개설하시면서 생존해 계신 분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고 연구하시는 데에는 적잖은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목이 현재 숭실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성장하였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기쁜 마음입니다. 아무쪼록 본 수업을 듣는 학생들마다 계획하는 꿈을 모두 성취해가시기 바랍니다.
제게는 선친의 정신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글귀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길이며,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될 수 있는 길이다.” 이는 선친께서 생전에 기업을 세우시며 강조해 오신 말씀으로 지금도 현대중공업 공장 벽면에 커다란 글씨로 새겨져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직원이라면 누구나 신입사원 때부터 퇴직할 때까지 이 글귀를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창업을 하고 일을 한다면 누구나 훌륭한 기업가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말씀 기억하시면서 창업을 생각하는 학생들마다 더 큰 꿈을 그려 나가시기 바랍니다. 


 숭실대학교에는 전통과 실력을 갖춘 축구명문이기도 한데, 숭실대학교 축구부의 발전을 위해 한말씀해주신다면 
- 110년 전에 세워진 평양 숭실학교는 우리나라 축구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우리 나라 축구 역사가 100년이 넘는데 숭실학교에서는 초창기 때부터 축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당시 평양 축구의 대표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에 축구는 단순히 스포츠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정신을 고취시키는 방편으로 널리 사랑을 받았습니다.
해방 이후 대학 축구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국가대표 선수 대부분을 키워낸 ‘축구 산실’의 역할을 했습니다.
프로 축구가 시작되면서 대학 축구가 그늘이 가려진 면이 있는데 대학축구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2년 전부터 대학축구 리그인 U리그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수도권 리그 등 3개 리그에서 22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데 숭실대학교의 경우 아직 참여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대학교 운동장에서 선배와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축구하는 것을 보면 젊음이 넘칩니다. 숭실대학교도 내년부터 리그에 참가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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