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노무사합격자 김윤정(법학·97), 나일락(법학·03) 동문

유난히 올해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최연소 공인회계사’ 를 만난지도 얼마 안돼
‘수석공인 노무사’를 만난 기자에게는 이들 모두에게 ‘인내’를 배웠던 값진 시간이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진부한 진리지만, 참 지켜지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 진부한 진리를 지키고 당당히 ‘노무사’의 길을 걷게 된, 제18회 수석 공인노무사 합격자
김윤정(법학·97)동문 그리고 노무사 합격 소식 이후 급격히(?) 친해졌다는 같은해 합격자
나일락(법학·03)군을 만나보았다. 자랑스런 선후배의 모습이 보기좋았던 이들과의 대화를 시작해보자.

  - 두 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원래 친했던 선후배 사이셨나봐요? 두 분 모두 시험 끝나고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김윤정(이하 김) : 서로 잘 모르다가 합격 이후에 만나서 친해지게 됐어요. 시험 끝나면 아무래도 합격생끼리 친해지게 되죠. 글쎄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달라지는건없어요. 노무사로서의 자격이 주어진 것이지 바로 노무사로 활동할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 그렇기에 바로 실무에 뛰어 들기보다는 일정기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해요. 저희 둘도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노무사로 활동하게 되죠.

  나일락(이하나) : 저는 지금 4학년에 재학중이라 학교생활이 우선이에요. 합격이후, 많은 분들이 축하인사를 전해주고 아무래도 많이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죠. 저도 마찬가지로 일정기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정식으로 노무사로서의 역할을 다할 곳을 생각중이에요.


  - 재학생들 중에는 아직‘노무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소한 학생들도 많아요. 노무사란 직업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 : 제가 법학을 전공한 것도 이유였지만, 가장 관심을 가지게된 계기는 제 주변에서 일어난 상황들 때문이었어요. 주변에서 일어났던‘노동’관련 사건들 말이죠. 예를 들면,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근로자, 탈북 근로자, 장애인 근로자 등 가까운 주변의 근로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한 채 노동착취를 당하는 모습들을 많이봤어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런 크고 작은 노동문제에 그저 학생 신분이었던 제가 손쓸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저 약자라는 이유로 아무말 못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고 ‘노무사가 돼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졌고, 그게 제가이시험을 준비하게된 가장 큰 계기였죠. 많은 분들이‘노무사’란 따뜻한 시선으로 서로‘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그 말에 더욱 공감이 갔죠.

  김 : 나 군처럼 처음부터‘노무사’에 확고한 꿈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학생들은 드물어요. 저는 나군의 경우와는 달리‘노무사’에 관심을 가진 경로가 달랐어요. 전 우리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2007년 전까지만 해도 남들이 말하는‘고시생’이었어요. 법학과에 재학하면서‘사법고시’를 준비했고, 이 공부에 한창이었죠. 그러나 사법고시 자체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너무 많고, 경쟁도 심하고 사실 ‘시험운’이라는게 많이 작용되는 시험이었죠.

  그래서 졸업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시를 준비했지만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취업적령기의 동기들은 취업을 준비하는데, 사법고시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초조한건 사실 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사시를 준비하면서도 가끔 취업원서를 넣어보곤 했지만, 그간 준비해온게 사법고시 뿐이어서 많이 좌절도 했죠. 그런 와중에 노무사에대해 생각해봤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그리고 공부범위가 매우 유사했기에 노무사 준비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노력을 들인 만큼 시험에 합격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았으니까요.


  - 합격 전까지의 기분과 합격 후의 기분이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특히 김 동문은 사법고시와 노무사 시험, 두 가지 시험의 느낌이 많이 달랐을 텐데요, 게다가 수석합격이라면 이번 시험은 다른 시험보다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김: 노무사 시험은 다른 시험과는 달리, 1차가 끝나고 2차를 준비할수있는 시간이 매우 촉박해요. 그래서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2차를 준비해서, 그해 바로 붙는사람은 거의 드물어요. 대부분 유예기간에 붙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들도 전년도 1차에 합격하고 나서 올해 2차에 합격했죠. 시험 전의 긴장과 시험 후의 긴장은 매우 달라요. 특히 시험 후의 긴장은‘내가 과연 합격한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낸다고 보시면 돼요. 수석합격이라고 해서 시험을 매우잘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2차시험 이후 모범답안 과제 답안을 비교해 본 결과 많은 차이가 나서 기대를 안 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아무래도 논술형 시험의 특징인만큼, 정확한 답은 시험 결과 이후에 합격, 불합격 여부로 알 수 있었던 터라 많이 긴장하고 있죠. 그래서 시험 후의 해방감은 1차 시험 혹은 2차 시험 끝난 그 날 하루 즐길 수 있을 정도예요.

  나: 법학과 학생이라면 낯익은‘노동법’등은 다른 과목에 비해 수월하고 사법시험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그부분은 많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2차에있는 인사관리노무론이나 선택과목 중 경영조직 같은 분야는 경영학적 마인드 및 시사성을 상당히 요하는 문제예요. 1차는 각 영역당 40점 이상, 평균 60점이 넘어야 하는 룰이 적용되는데, 2차는 분야 모두가 주관식이라 합격, 불합격의 감이 없어요. 그래서시험 전과 시험후의 불안감이 다르죠.

  - 시험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텐데요. 합격을 위한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가 있다면요?

  김 : 저는 졸업 이후에도 사시를 준비하다가 노무사를 준비한 경우여서, 신림동에서 생활하면서 공부를 했어요. 왜 시험 합격자들이 그토록‘기본에 충실하라.’고 하는지 저도 합격 이후 알게 됐죠. 저 역시도 기본서 위주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정말‘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하지만 막상 수험생 입장이 되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빠른 시일내에 개념을 잡기 위해 학원가 강사들의 문제집을 찾게 되죠. 그래도 주는‘기본서’가 돼야 하고 더 필요하다면 학원가들의 서적들을 겸해서 공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스터디도 많은 도움을 주죠. 저희 스터디 조는 총 4명이었는데, 운이좋게도 이번에 3명이나 동시 합격해 다행이었죠.

  나 : 재학생이다 보니, 법대 열람실에서 공부했어요. 사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재학생이다보니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다른 학교 사람들과 스터디를 했는데 제가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보니 경영학적 마인드가 많이 없었어요. 다행히 스터디 조원 중에 중앙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조원이 있었고, 덕분에 경영학적 지식과 마인드를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다양한 구성원, 특히 법학과 학생들이라면 부족할‘경영학적’지식이 필요하다면 스터디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시험이든 단기적으로 어떤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그 목표를 실현할 때에는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을 해야 하는게비법이라면 비법이에요.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생각을 하는거죠. 물론그러기가 쉽지않죠.

 

  - 학교에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김 : 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의 지원은 이뤄지고 있고, 로스쿨 준비로 인해 법대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우리학교는 선후배가 끌어주고 밀어주는 그런 모습이좀약한것같아요. 확실히 합격생 수가 많은 타대는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어서, 합격 전이나 합격 후의 지원이 동일하죠. 합격 전에도 미리 사회에 나가 있는 노무사 선배들이 후배들을 지원하고, 후배들은 이런 지원에 힘입어 많은성과를 내죠. 우리학교도 체계적인 지원과 더불어 선후배간의 끈끈한 협력관계만 생긴다면 충분한 성과를낼수있어요. 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하는 학생들도적고 지원도 미흡하지만 합격생의 비율이 높은 것만 봐도 충분히 우리학교 학생들도 경쟁력이있는거죠.

  나:그간 노무사반을 만들기위해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노무사 준비반을 조직화해서 학교의 재정적 지원도 받으며, 타대와 같은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저를 비롯해 노무사 준비를 하는 학생들 몇몇이 모여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 적이었어요. 기획서의 내용은 좋지만, 결과는 한 마디로 거절당했어요. 그때 생각하면 많이 속상하죠.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경험자들의‘노하우’가 중요해요. 조금이라도 더 일찍, 또 고생을 줄일 수 있도록 시간을 단축 시키며 준비하는게 중요하거든요. 즉 커뮤니티할 수 있는 공간마련이 중요해요. 그리고 선배들이 후배들을 도와줄수있는 창구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공간들도 중요하고요. 이런 공간들은 후배들은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고생도덜하면서좀더빠르게 합격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는 거죠. 노무사에 합격된 이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게 체계화된 노무사 준비반을 꾸리는 거예요. 지금은 이를 위해 준비중이고요. 학교에서도 열람실이나 공간 대여같은 가시적인 지원보다는 사설 학원들의 온라인 강좌 수강, 그룹 스터디실, 노무사 자격 준비반등 실질적이고, 좀 더 체계화된 지원이 필요한게 사실이에요.


  - 이제 노무사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되셨는데, 어떤 노무사가 되겠다라는 다짐이나 생각이 있다면.

  노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비슷해요. 비록 고용자 측에 선 노무사일지라도 양심을 지킬수있는 노무사가 되야겠다고 생각하죠. 특히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근로자, 탈북 근로자, 장애인 근로자 등 가장 가까운 주변의 근로자들을 위한 앞서 말했다시피‘상생’을위한노무사가되고자 하는게 가장 큰 목표라면 목표죠.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자부심’을가져라!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예전에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떤 학생이 군대 제대 후 막막한 미래 때문에 고민하면서 글을 올린걸 본적이 있었어요. 계속 고시공부를 해야 할지, 다시 수능을 봐서 조금 높은대학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이었죠. 그런데 알고보니 그 학생이 우리학교 법학과 학생이더라고요. 같은 학교 학생, 그것도 같은 과 선배로서 글을 읽는 제 마음도 편칠않았죠.

  길은 많고, 길을 찾아나서는 방법도 많은데 너무한길만 고수하면서 남들이 가는 그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려면 처음부터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재학중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야 해요. 그래야만 졸업 즈음에 당황하며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을수있어요. 고시공부를 예로 들자면, 재학중‘1차시험은 언제까지 합격하겠다.’이런 식의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둬야만, 졸업 이후에도 2차를 위해서 매진할 수 있는 추진력이 생기죠. 1차도 합격하지 못한 상태에서 졸업 후 시험 준비를 하려면 심적 부담이 커서‘이것 저것 해볼까?’라는 식으로 흔들릴 수 있거든요.

  목표를 뚜렷히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미리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하나 둘 씩 이뤄 나가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못해낼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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