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탐색 기획 인터뷰 이미라(미디어ㆍ05년졸)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장학생 베이징 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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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학업’으로 잡게 된 계기를 말해 달라.
처음엔 수학과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성격이 비슷할 거란 생각에 미디어학부에 들어왔다. 복수전공은 컴퓨터학부를 선택했는데, 두 전공의 수업을 들으며 할만하다 싶기도 했지만, 내 기대에 석연치 않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소모임의 선배가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추천했다.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전산분야의 이론에 강한 흥미를 느꼈고 교수님의 도움을 받았다. 내가 원하는 바를 찾기 위해서 엇나갔던 퍼즐을 하나씩 꿰맞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턴쉽 경험이 내 적성을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일랜드에서 인턴으로 있을 때 정말 즐겁게 회사를 다녔지만 공부를 안 하다 보니 뭔가 이상하고 어색했다. 좋은 곳에 있어도 마음 한구석이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때 진짜 내 적성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항상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 적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들을 보면 딱히 적성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잘해 속상할 때가 많았다. 카이스트는 워낙에 한다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더욱 심했고, 허탈한 마음도 컸다. 하지만 결론은 즐기면서 한다면 남들 보다 느릴지는 몰라도 결국엔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일을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슬픈 게 없다. 진정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았다는 것이 더 기쁘고, 그것에 만족한다.
- 학부생활은 어땠는지 말해달라.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이면 미국에 위치한 UIUC대학교에 6개월 간 있을 예정이다.
많은 인재들이 모이는 곳인 미국에 꼭 가고 싶었다. 마침 카이스트에 전산이론분야의 권위자이신 교수님이 오셨을 때 미국에 가고 싶다고 어필했고, 정말로 같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UIUC는 전산분야에서는 다섯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다. 최고의 학생들만 모이는 곳에 간다니 부담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 학생으로서 다음에 올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하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아시아 장학생으로 뽑혀 베이징 연구소에서 6개월 동안 인턴쉽을 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에서는 아시아 각 대학에서 박사과정 1년차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천을 받는다. 최종합격자를 선발해 베이징 연구소에서 6개월 간 인턴쉽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은 매년 5명이 지원 가능한데 이번에 고려대학생 1명과 내가 기회를 얻게 됐다. 일반적으로는 바로 인턴기회를 활용하지만, 나는 내년 6개월 간 미국에 위치한 UIUC에 아마 내년 가을쯤에 베이징 연구소에 가지 않을까 싶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숭실대 학생들이 매년 2명 쯤은 들어오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우리학교 출신들이 잘하고 있다. 몇 년 전 석사를 1등으로 마친 사람도 우리학교 출신이었다. 학생들 뿐 아니라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인정받기 때문에 굉장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좋은 평가와 앞으로 올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후배들도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나는 진로를 찾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또 고민했고, 그렇게 내 적성을 찾아갔다. 그만큼의 도전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학과공부 외에 소모임 같은 곳에도 다양하게 참여해보길 바란다. 그것은 대학생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즐길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맞는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행복이다. 그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