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북 'Blue Way' 제작 사업에 뛰어든 임미섭(국제통상·4) 군

 ‘코코펀’을 아는가. 각종 음식점과 쇼핑·학원·뷰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할인 혜택이 들어있는 쿠폰북이다. 드디어 우리학교에도 이러한 ‘쿠폰북’이 상륙했다. 이 쿠폰북은 우리학교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학교 근처에 위치한 음식점·미용실·안경점·학원 등을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임미섭(국제통상·4) 군을 만나보았다.

 

 

▲ 임미섭(국제통상·4) 군
  ‘쿠폰북’ 제작,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나.  

 어렸을 적부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 1학년 한 학기를 마치자마자 입대했던 군대에서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주식, 경제 관련 도서를 많이 읽기도 했다. 제대 후 1학년 2학기로 복학을 했을 때, 우리학교에 창업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반가운 마음에 바로 가입을 하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수시로 학교 내에서 장사할 기회가 있었으며, 여러 가지 많이 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중고책을 팔기도 하고, 빼빼로 데이 때는 직접 빼빼로를 만들어 팔기도 했었다. 축제 때는 그야말로 장사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소규모로 이것저것 장사판을 벌였기 때문이다. 낮에는 이벤트성 장사를 하다가 밤이 돼 백마가요제를 보기 위해 대운동장으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관중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쥐포를 팔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장사들은 자신의 자본을 투자해야 했고, 지속성이 없었다.

 학생 신분인 나에게는 많은 자본이 없기 때문에 무자본으로도 할 수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 ‘무언가’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바로 ‘쿠폰북’이었다.

 사실 쿠폰북은 작년부터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창업 동아리 사람들 몇몇과 사업팀을 꾸려 보다 실질적인 경험을 함께 하고 싶었다. 처음 조직됐던 5명의 사업팀과 함께 학교 주변 상권에 있는 업체 수와 업종 수를 파악하는 등 시장조사 단계까지 진행됐었다. 그러나 초창기 멤버의 학과도 모두 다르고, 수업시간도 다르고, 이것을 꼭 해야 겠다는 의지도 약해 중간에 흐지부지 돼버렸다. 당시에도 언제가 됐든 혼자서라도 쿠폰북을 꼭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작년,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일들로 인해 쿠폰북 제작을 미루고 미루다가 올해 2월부터 본격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쿠폰북’을 제작, 발간한 후에 현재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까지는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번에 제작한 1000부의 쿠폰북은 다 배포가 됐고, 홈페이지 클럽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총 방문자 수 2000여 명에 가입자 수는 50~60명 정도이다. 처음 시작이다보니 이번 3월호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쿠폰북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 관련 논문을 많이 찾아봤다. 한 논문에서 쿠폰북을 배포한 것의 7%를 사용하면 성공적인 경우이며, 4%를 사용해도 괜찮은 편이라고 하긴 하더라. 그걸로 약간의 위안을 삼았다.


 ‘쿠폰북’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첫 시작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도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현재 학교 주변 상가의 사장님들 인식은 학생이 해본다니까 그냥 ‘어디 한번 해봐라.’라는 수준으로 그닥 큰 기대를 안 하고 계시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3월 한 달 동안 쿠폰북을 통해 광고부터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점차적으로 혜택을 늘려준다는 것이 사장님들의 입장이다.

 게다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업종인 음식점의 경우 굳이 이렇게 쿠폰북에 할인 혜택을 주거나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장사가 잘 되고, 원가 자체가 낮기 때문에 할인 혜택을 잘 주지 않으시려는 어려움 또한 있다.

 단순 광고만 하는 업체는 따로 모아놓고, 신규 가맹점을 앞에 배치하는 식으로 갈까 구상중이다. 현재는 다른 업체의 할인 쿠폰과 앞뒤로 겹치게 돼 있는데 이 또한 위치 재조정을 통해 겹치는 것을 방지할 생각이다. 여러 시도를 통해 4월호부터는 음식점 개수를 보다 더 늘리고,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획에서부터 제작, 발간, 배포까지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특히 힘들었나.

 크게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쿠폰북 제작에 돌입했다. 계약서 양식을 만들고, 각 가게마다 제안서를 들고 다니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제안서를 돌리는 데만 해도 일 주일은 넘게 걸리더라. 2월 둘째주부터는 제안서를 돌리는 동시에 계약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 어려웠던 것을 꼽자면 상가 사장님들과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이었다. 이번에 제안서를 돌리면서 느꼈던 것은 근처 상가 사장님들의 학생들에 대한 큰 불신감이다. 축제나 학과 혹은 동아리 행사를 하기 위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근처 상가를 돌며 스폰서를 따간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와서 스폰서를 따가고, 소정의 후원금을 줬지만 정작 그러한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정문 맞은 편에 위치한 한 탁구장에 갔을 때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 제안서를 꺼냄과 동시에 사장님께서는 자세히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으시고는 무작정 나를 내쫓으려고만 하시는 것이 아닌가. 5년 전 이 자리에가게를 내시고부터 매해 학생들이 스폰을 받아갔음에도 가게에 큰 도움이 안 됐다는 게 사장님의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그 가게에 찾아가 ‘이번은 그 전과 다를 것이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계속된 설득과 설명을 해드렸다. 그런 나의 끈질김은 결국 사장님의 입에서 “일단 해보고, 결과물이 나온 뒤 다시 이야기 해보자.”는 말이 나오게끔 만들었다. 쿠폰북이 발간된 후 가져다 드리자 좋아하시더라. 학생들이 스폰을 받아가면서 브로셔 제작 후 가져다 드린다고 약속했음에도 잊어버리고 가져다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러한 불신들이 쌓였던 모양이다.

 이렇듯 계약을 맺기 위해서 같은 가게를 적게는 두 번, 많게는 다섯 번 넘게 방문했던 것 같다. 첫 대면에서는 계약서를 절대로 들이대지 않는다는 것이 나만의 철칙이다. 또한 첫 만남에서 제안서를 드렸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면 두 번째 방문시 계약서를 들고 가서 계약을 맺고 사진 촬영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혼자서 진행하기에는 벅찬 일인 것 같다. 같이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있던데 어떤 관계인가.

 현재 나까지 3명이서 하고 있는데 모두 친한 친구들이다. 아무래도 나 혼자 모든 것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특히 디자인과 같이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는 더욱 그랬다. 그렇다고 디자인 전문 업체에 맡기자니 그 돈도 만만치 않더라. 마침 광고홍보 쪽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그 쪽으로 나가길 희망하는 친구가 있어 잘 됐다 싶었다. 그 친구에게 소정의 수고료를 주면서 디자인을 맡기면 그만큼 돈에 대한 부담도 덜고, 친구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하게 됐다. 또, 사장님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가게 내부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동분서주했던 친구의 경우는 상부상조의 관계다. 그 친구도 지금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려고 준비중에 있는 터라 나도 그 친구를 돕고, 그 친구도 나를 도와주는 그런 관계랄까.


 아무래도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쿠폰북’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다. ‘쿠폰북’의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것들을 계획하고 있나.

 지금으로서는 학교에 홍보 전단지를 붙이고, 학교 건물 내에 쿠폰북을 비치해 놓는 정도다. 앞으로는 클럽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일 주일에 한 번씩 대학생 공모전 등 학생들이 필요로 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소식지를 매주 발송해 가입자 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쿠폰북의 활성화를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할인되는 업종을 다르게 해 집중적으로 각 요일에 해당하는 업종의 쿠폰북을 돌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이제 4학년 취업반이다. 부모님이나 주변에서는 ‘쿠폰북’을 제작하는 데 있어 별다른 말씀은 안 하시나.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거 할 시간에 토익 공부나 해라.”는 말을 나에게 하곤 한다. 나는 그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토익과 같은 것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들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나만큼은 남들과 약간은 차별화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요즘 20대들의 최대 고민은 아무래도 취업일 것이다. 취업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정도로 어렵다고들 한다. 내 생각에는 모두가 똑같은 것만 해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비슷한 자기소개서에 비슷한 스펙에 비슷한 경험에 어디 하나 특별할 것 없으니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비슷한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색다른 면이 있다면 취업은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코코펀이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면 나는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쿠폰북을 제작해나갈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쿠폰북’ 사업을 최대한으로 키워보고 싶다. 이를 위해 우선은 ‘쿠폰북’을 우리학교를 시작으로 근처에 위치한 대학인 중앙대·서울대까지 확대,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이 분야에서의 최고 목표는 ‘M25’와 같은 무가지 형태의 잡지를 만드는 것이다.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똑같은 시간 내에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경험을 하길 원한다던 그. 남들과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들과 비슷하게 하기보다는 약간의 차별성을 두고자 노력하는 그. 최대한 살아 있는 공부를 하고자 생각에 그치지 않고, 그 생각들을 실행에 옮기려는 그. 하나의 책을 읽어도 그 속에 있는 개념을 현실에서 어떻게든 적용시켜보려는 그의 시도들.

 이러한 그의 모습 속에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그만의 길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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