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중 학생들의 로망은 뭐니뭐니해도 교환학생일 것이다. 외국 대학의 캠퍼스를 누비고, 외국인 친구들과 유창한 영어 혹은 다른 언어로 대화를 나누며 외국인 교수에게 수업을 듣는 생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풍경이다.
우리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인도의 학교로 교환학생을 떠난 학생이 있다. 또, 그 학교에서도 외국인 교환학생이 온 것은 처음이란다. 김지우(미디어·4),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Chapter 1. kalasalingam University

이 학교는 인도 타밀나두 주에 위치해 있는 공대 전문학교이며, 인도 전국에서 유일한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학교이다.

이곳 여학생들은 등교시 추리다를 입어야 한다. 추리다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탑과 바지, 그리고 스카프로 구성돼 있는 인도의 전통 옷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귀걸이와 뱅글을 추리다의 색깔에 맞춰 코디하며, 긴 머리를 가지런히 땋아 그날 싱싱한 꽃을 사서 머리 뒤에 꽂고 다닌다. 남학생들은 정장같은 바지와 와이셔츠 차림으로 등교를 해야 하며, 운동장에서 체육을 할 때는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후 운동한다.

 

Chapter 2. 수업

여기서는 4년간 졸업시까지 200학점을 들어야 한다. 한 학기 최소 25학점 이상을 들으며, 아침 8시 4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풀 수업을 할 만큼 학구열이 남다르다. 학년마다 전공과목은 모두 필수과목이며 다른 학년의 수업을 재수강으로 들을 수 없다. 대신 학기말까지 시험을 다 치르고 난 뒤 1주일간 make-up시험이 있다. 이는 낙제된 시험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교양과목은 졸업시까지 최소 20학점 이상을 들어야 하며 Pass/Fail로만 성적이 나뉜다.
중간고사를 비롯한 시험은 모든 과목이 초·중·고등학교 때 시험처럼 4일간 짜여진 시험 스케줄에 따라 시험 좌석도 배정된다. 시험시간, 복도는 교실 안에 들고 가지 못한 학교 가방으로 가득하다. 나는전공 세 과목과 교양 과목을 이것저것 많이 신청했는데, 교양은 시험이 없이 시간을 채우거나 과제를 제출하면 통과되는 과목들이 많아 학점 관리하기는 좀더 수월하다.

 

Chapter 3. 교양, 그 외 시간

전공과 관련된 수업이 오후에 모두 끝이 나면 저녁엔 교양 수업으로 전통 요가를 배운다. 이곳에서의 전통 요가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 동작 위주가 아니라 정신집중 위주다. 주말엔 취미로 인도 요리사와 친구들에게 인도 요리와 전통 음악을 배운다.

내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가르치는 것은 한국어다. 취미로 시작하려 했던 것이 일이 크게 벌어져 정식 교양수업이 됐다. 수업을 듣는 많은 친구들이‘안녕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게됐고, 언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에 대해 알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사실 처음에는 한국을 아는 친구들이 거의 전무했으며, 심지어 한국·중국·일본을 같은 나라로 생각하는 친구들까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곳 친구들의 열의가 합쳐져 한국어 강의를 좋은 수업으로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Chapter 4. 기숙사 이야기

내가 생활하는 이곳‘Ladies hostel 2’. 학년마다 성별마다 다른 기숙사를 사용하는데 나는 전공을 모두 1학년 수업을 신청했기 때문에 여기선 1학년 대접을 받고 있다‘. Ladies Hostel 2’는 모두 순도 100% 여자로 구성된 기숙사로 어떠한 남자도 이곳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학교 기숙사는총6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고각건물마다 500~800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기숙사 구성원은 이러하다. 기숙사 전체를 관리하는 교수님과 성별 기숙사를 관리하는 교수님 두 분. 기숙사마다 4, 5명의 사감, 청소, 요리 모든 걸 담당하는 수십 명의 워커들과 워커들을 담당하는 직원 두 명이 건물마다 있다. 기숙사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모두 제공하고, 하루 두 번의 티타임을 가진다. 우유는 아침과 티타임을 포함해 하루에 세 번 제공되는데, 이곳의 뜨겁게 살균한 우유는 유통기한이 두 시간이 채 안 될 정도로 자연 그대로이다. 또한, 기숙사에서는 한 학기에 세 번 기숙사 축제를 열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게임과 장기자랑 시간을 가지고, 특별 뷔페를 제공한다. 가끔씩 투어 프로그램으로 바다나 폭포 같은 관광지를 단체로 다녀오기도 한다.

꽃으로 장식된 기숙사 안 미용실인‘Room no.5’는‘Ladies Hostel 1’에 위치해 있다. 이 미용실에 오는 주된 손님들은 눈썹 정리를 하러 오는 학생들이다. 새하얀 실로 쓱싹쓱싹 짧은 시간 안에 눈썹 정리를 하는 원장님의 솜씨는 대단하다. 인도 친구들의 정말 예쁜 아치형 눈썹이 사실은 정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대부분 머리를 길게 기르는 친구들이라 머리를 자르는 손님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 미용실처럼 커트에서 염색, 발 맛사지와 페디큐어, 얼굴경락 맛사지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핀에서 각종 귀걸이, 이마에 붙이는 여러 가지 빈디 스티커들에서 허브 재료로만 만들어진 herbal 화장품들, 천연 100% 헤나 염색 파우더까지 없는 게 없는 뷰티 만물상이다.

 

Chapter 5. 축제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교에서 4일간 축제가 시작됐다. 타밀 전통춤과 악기 연주, 학생들의 토론 대회, 춤, 개그, 차력쇼 등 학생들의 장기 자랑으로 이뤄진 무대까지…. 첫날, 시작된 축제는 타밀 전통춤과 악기 연주로 꾸며졌다. 인도 특유의 화려한 장식과 역동적인 댄스가 어우러진 무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학생들의 장기자랑 시간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코너는 청각 장애 친구들의 댄스였다. 듣지 못하는 친구들이 춤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놀라웠다.

 

인도에 대한 Tip!

인도를 너무 오지라 생각하고, 커다란 캐리어와 이민가방에 생활용품들을 가득 넣어 무려 50만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며 인도에 도착했다. 유난을 떨었다고 생각이 들 만큼 학교 안에는 롯데 초코파이서부터 켈로그 시리얼, 도브 바디용품, 팬틴 샴푸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곳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옷은 이곳에서 인도 전통 옷인 추리다를 즐기면 되고, 생필품은 이곳에서 구입이 가능하니 나처럼 모든 걸 다 챙겨올 필요는 없다. 학교 미용실에선 다양한 화장품을 구비해 놓고 있으며, 인도에서 유명한 허브 화장품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하나 권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한국음식이다.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에 김치매니아가 된다는 말이 맞긴 한가보다. 여기서 먹는 한국 음식들이 모두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마른 반찬이나 얼큰한 컵라면,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주의자 친구들이라면 육포, 참치 캔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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