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총학의 요구사항이었던 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새로 만들어져 필리핀의‘Central Philiphines Univercity’와 호주의‘Adelaide Univercity’, 두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시행됐다. 필리핀에서는 학교 기숙사 생활, 호주에서는 홈스테이를 하면서 연수자들은 한 달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호주로 단기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다녀온 박혜경(경영·2), 백지영(산업정보·3) 양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편집자

 

홈스테이

애들레이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홈스테이다. 홈스테이를 통해 나는 호주의 문화를 더 깊이 배울 수 있었으며, 호주에도 든든한 부모님이 하나 더 생겼다. 호주에서 지내면서 그 문화에 대해 궁금한 이야기들을 물어보면 그 이유를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그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는 좋은 기회였다.

홈스테이 부모님은 내가 학교를 다녀올 때마다“오늘은 뭐했니?”라며 따뜻하게 맞이해주셨다. 나중에는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오늘은 뭐했지?’라고 생각하며 할 말을 미리 준비해 가기도 했다.

또한 호주에서는 오후 5시만 돼도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서 처음에는 정말 의아했었다. 우리나라는 밤 문화가 발달한 터라 고작 5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내면서 적응하게 되고 이해할 수 있었다. 평일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찍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우리 홈스테이 집도 항상 6시 전에 집에 오셔서 두분이서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드시곤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커서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애들레이드 대학교 (Adelaide University)

애들레이드 대학교에 소속돼 있는 랭귀지 스쿨을 다녔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다. 실력대로 반이 배정돼 각자 다른 반에서 수업을 받았다. 월·화는 오후 수업이었고, 수·목은 오전 수업이었으며, 금요일은 교외 수업이었다. 내가 있는 반에는 모잠비크·독일·베트남·중국·이라크 등 많은 국적의 학생들이 있었다. 4시간 동안 수업을 받았는데 다른 나라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아서 그런지 색다르고 재밌었다. 수업은 비교적 쉽고 흥미롭게 진행됐다.

수업을 마치면 공원에 가서 친구들이랑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은 홈스테이에서 싸온 샌드위치와 사과, 음료수였는데 각자 집에서 싸온 다양한 샌드위치와 도시락을 보면서 홈스테이 가족들과 집안 환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각자 자신의 홈스테이 집안을 통해서 호주의 가정을 경험하고 있었다.

 

부시 댄스 파티

애들레이드 대학교에 소속돼 있는 랭귀지 스쿨을 다녔다. 셋째 주 금요일에는 부시댄스 파티가 있었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디너를 함께 먹고 부시댄스를 추는 시간이었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각자 가족들이 싸온 디너를 먹고 모두 스테이지에 나와서 손잡고 춤추며 엄마들은 사진 찍어주고 함께 춤도 추며 즐기는 저녁이었다. 많은 다른 나라 친구들과 춤이라는 또 다른 소통의 도구를 이용해서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프리젠테이션

5주 동안의 수업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프리젠테이션이었다. 각자 주제를 정해서 그것에 대해 조사를 하고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서 친구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처음엔 영어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내 주제는 인터넷의 역사였다.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파워포인트 만들기도 힘들고 번역해서 영어로 말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약 1주일간 했다. 내 파트너는 이라크 여성이었는데 함께 토론하고 발표를 준비해나가는 과정에서 가끔 의사소통이 안 돼 서로 다른 것을 할 때도 있고, 엉뚱한 것을 할 때도 있었지만 무사히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긴장해서 중간중간 말을 못할 때에는 선생님께서 괜찮다면서 천천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싶었는데 막상 마치고 나니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

졸업은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큰 홀에서 열렸다. 한 명씩 졸업증을 나눠줬고 우리들끼리 모여 5주를 회상하며 축하했다. 홈스테이 가족들과 졸업식에 함께 했다. 5주 동안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생각났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나는 섭섭하기만 했다.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정말 가득했다. 나에겐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처음에 와서 낯설기만 했던 이곳이 원래 내가 살았던 곳처럼 느껴졌다. 작은 만남을 통해 정말 큰 것을 얻게 됐다. 또한 학생이라서,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이라는 이유 하나로 교류하고, 때묻지 않은 만남을, 더 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에게 애들레이드란?

애들레이드. 기대한 것보다 정말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곳이다. 조용한 도시였기에 홈스테이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소박한 도시였기에 사람들의 잔정 또한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애들레이드에서 보낸 시간들은 내 마음 속에 오래토록 자리 잡을 것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