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어 캠퍼스에 새로운 얼굴들이 여럿 보인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본교에 오게 되었고, 또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을까. 갓 고3 생활을 탈출한 입학생부터 교수·편입생·대학원생까지 다양한 새내기 학교 구성원들을 만나보자.


편집자

 

 

▲ “산학협력 중점 교수랍니다.” 신기철 교수(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숭실대에 오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저는 보험 관련해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같은 감독당국에서 15년 정도 근무를 했죠. 거기서 퇴직연금이라든지 개인연금 같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새 제도들을 도입했어요. 보험계리사 정식 시험에서는 세 명이 합격하던 때에 붙었고요. 그리고 삼성화재에서 상품 담당 임원으로 8년 동안 일했어요. 그곳에서 오랜 기간 일을 했고, 나이도 지긋이 들었죠. 우리나라 기업은 55살 전엔 일을 그만 두거든요. 그런 와중에 서울의대에서 연구교수로 일할 수 있게 됐어요. 제가 박사학위가 있고, 과거에 정부용역도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 기회가 열렸던 것 같아요. 의대에서 건강보험정책, 보건의료정책을 가르치진 않지만, 의대생들에게 꼭 필요한 거잖아요. 전 그런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로 있었어요. 숭실대에는 우연히 이런 자리가 생긴다는 연락에 오게 된 거에요. 아무래도 의대보다는 통계학과 쪽이 제 전공이니까요. 이 학과에 보험수리를 가르치는 분은 계셔도 일반보험을 가르치는 교수는 없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삼성에 있을 때 직원들을 뽑았던 경험이 있어요. 신입사원들은 아무리 좋은 학교 나왔어도 일 년간 더 가르쳐야 했죠. 그런데 통계학과 같은 학과에서 좋은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면, 학생들이 4년 동안 공부한 걸 회사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어요. 교과서를 벗어난다는 게 아니고, 교과서에 있는 내용 중에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가르칠 거예요. 계산기만 두드리는 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도 가르치려고 해요. 엑셀 프로그램은 보험회사에서 보험료를 산출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인데, 책에는 표만 나와 있거든요. 이런 실무적인 걸 직접 해봄으로써,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죠. 제가 20여 년 동안 실무에서 했던 것과 학교 교과서가 연결되는 부분들을 활용해서 강의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숭실대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에요. 우선, 사회 진출 면에서 제가 가진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잘 지도하는 게 제일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배출하는 게 제 목적이거든요. 두 번째로, 산학협력 활동을 많이 할 계획이에요. 제 공식 타이틀도 ‘산학협력 중점 교수’거든요. 학문적으로 진일보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산업계와 정부와 함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위한 연구를 많이 하려고 해요. 산학협력을 활발히 해서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숭실대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굉장히 투철한 거 같더라고요. 숭실대에 오는 걸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바로 그거에요. 제 나이에 아들이나 딸 같은 학생들을 위해, 몇 년이 될지는 몰라도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사랑과 소명의식 같은 우리학교의 장점을 더욱 키워, 졸업했을 때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는 좋은 학교를 만드는 데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대구 지역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었어요. 2년 동안 공부를 해보니까 적성에 맞지 않았고 실용적인 면도 약하더라고요. 저는 좀 실용적인 학문을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고, 숭실대에 지원하게 됐죠. 숭실대 편입시험이 굉장히 어려운 편이라서 정말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합격하게 돼서 기뻐요. 2월 중순쯤 합격 발표가 나던 당시, 그때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1년 동안 공부했던 것들이 생각도 나고, 저 자신에게 뿌듯하고 기뻤어요.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게 가장 좋았죠.


  편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도 있었어요. 전공을 바꾼다는 건 2년 동안 공부한 것과 전혀 다른 성향의 학문을 접하는 거잖아요. 새로 선택한 학과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긴 했어요. 그래도 그런 걱정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원하지 않는 공부를 2년 더 할 바에야, 차라리 조금 힘들더라도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 거죠. 새로운 학과 공부를 기존 재학생들 수준으로 해내는 게 어려운데도, 그런 걸 모두 감수하고 편입을 결정했어요.


  숭실대에 처음 왔을 때, 전에 다니던 학교랑 여러 면에서 달라 신선했어요. 수업 분위기도 전적대학에서는 좀 산만했었거든요. 지각하는 학생들도 많고 수업시간에 왔다 갔다하는 학생도 많았어요. 제가 전 학교 분위기만 생각하고 첫 수업 날에 한 5분 정도 지각을 했어요. 그런데 저 혼자만 지각을 한 거예요. 부끄럽기도 했죠.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라서 저한테도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아요.


  합격하고 나서는 원치 않던 공부를 하지 않고, 새로운 걸 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어요. 또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학생들, 교수님들과 같이 공부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어요. 제일 하고 싶은 공부는 금융이나 경제 관련된 실용적인 쪽이에요.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까 그래도 아직 많이 어렵지 않고 재밌어요.


  재학생 분들은 편입생들이 어떤 식으로 편입해서 학교에 들어왔는지 궁금해 해요. 편입도 보통 대입과 다름없이 정당하게 시험을 치고 들어오는 제도에요. 수능은 네 개 영역을 평가하는 데 반해, 편입의 경우는 각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영어 한 과목 시험을 출제해요. 영어만을 평가하다 보니까 경쟁률이 세고, 시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요.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어휘도 많이 나오죠. 어떤 학교는 영어시험 점수와 전적대학에서의 성적을 합산해서 뽑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학교가 영어시험 점수 비중이 굉장히 높아요. 숭실대의 경우는 전적대학 성적은 보지 않고 영어시험 점수로만 뽑아요. 이번에 경제학과의 경우도 8명 모집하는 데 386명 정도가 지원을 했어요. 그 중에서 영어시험을 통해 뽑는 거죠. 그때 전 무슨 정신으로 시험을 쳤는지도 모르겠네요.


  집이 울산에 있어서 지금은 자취를 하고 있어요. 자취하다 보면 외롭기도 하죠. 그래도 아직 심심하진 않은 것 같아요. 요즘 편입생 동기들이나 서울 사는 친구들도 만나서 노느라 정신이 없어요. 1년 동안 못 놀고 참아 왔던 걸 지금 다 해소하는 것 같아요.


  편입이란 것도 하나의 입학제도고, 시험이라는 정당한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 거잖아요. 일부 학생들은 편입생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안 좋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시선으론 보지 말아 줬으면 해요. 저도 이렇게 숭실대 학생이 된 만큼 같이 재밌게 학교생활하고 싶어요. 잘 부탁드려요!

 

 

 

▲ “욕심 많은 새내기랍니다.” 김연교(언론홍보·1)

 

  제 꿈은 아나운서예요. 정시로 세 개 대학에 지원을 했는데, 그 중에 숭실대에 합격했어요. 그리고 학과도 원하던 과인 언론홍보학과가 됐죠. 수시에서는 열군데 정도 대학에 논술 전형으로 지원했었는데 다 떨어졌고요. 정시에서 제 점수도 맞고 적성에도 맞는 곳이 숭실대라서 지원하게 된 거예요. 추가합격이라서 2월 쯤 그 결과가 나왔는데, 합격 당시에는 제가 드디어 대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어요.


  숭실대에 처음 왔을 때, 느낌이 참 좋았어요. 수시 때 논술 시험을 치러 여러 대학들을 다니잖아요. 신촌의 번화가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런 곳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숭실대에 오니까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져 신기하고 좋았죠.


  제 첫 수업은 <디지털미디어의 이해>라는 전공 수업이었어요. 아침 일찍 수업을 하다보니까 좀 졸리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땐 50분 수업을 듣다가, 대학에 와서는 1시간 15분 동안 앉아 있으려니 적응이 잘 안 됐고요. 그래도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듣는 수업이라 재밌었어요. 전공수업은 학과 동기들이랑 듣는데, 교양은 전 학년이 다 함께 듣잖아요. 또 자신이 배우고 싶은 걸 선택해서 듣는 거고요. 그때 ‘진짜 대학생’이 됐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한 일주일 정도 학교를 다녀봤는데 정말 즐거워요. 전 지금 학생회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소심한 편인데, 그렇기 때문에 학생회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 보려고 해요. 누구한테 전화해서 뭐 물어보고 그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예전에 반장은 많이 해봤지만, 소심한 반장인 탓에 뭔가를 적극적으로 하진 못했어요. 대의적인 걸 잘 못하고 시키는 일만 해왔던 거죠. 대학은 아무래도 개인주의가 강하잖아요. 그래서 일단 1학년 때는 선배님들한테 많이 배우고, 점점 학년이 높아지면서는 스스로 대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할 거에요. 언론홍보학과는 다른 사람들과 많이 대화해보며 사교성을 기를 수 있는 곳이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하죠. 사교성 있고 적극적인 면을 많이 기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싶어요.


  앞으로 학교에서 영상 제작을 가장 배워 보고 싶어요. 또 라디오 소모임에 참여해 라디오 기술이나 디제이 등 많은 실무적 면을 배우고 싶어요. 찾아보니까 저희 학과가 숭실대에서 아주 인기 있는 과더라고요. 그런 만큼 학교의 지원을 충분히 받아서, 기술 위주로 많이 공부하고 싶어요. 학과 관련된 활동뿐만 아니라 미팅 같은 것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아직 어떤 과목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앞으로 전공 관련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도 받아보고 싶어요. 소심한데 욕심은 많아서 학회 활동도 다 참여해 보고 싶고요.


  저희 과 동기들이 정말 좋고, 선배님들도 잘 해주세요. 학교 다니는 동안에 좋은 선·후배·동기가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를 통해, 중학교 때부터 생각해 온 아나운서라는 제 꿈도 이루고 싶어요.

 

 

 

▲ “학문적 깊이와 넓이를 갖추고 싶어요.” 강승희(평생교육·석사 1학기)

  숭실대 부설연구소로 있는 CK교수학습계발연구소에 먼저 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됐어요. 저희 연구소는 자기주도 학습을 특히 공교육과 연결 지어 연구하는 곳이에요. 연구원이 된 이후, 연구소의 비전에 적합한 인재가 되자는 목표를 삼고 평생교육학과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어요. 교육연구소이기 때문에 연구원이라면 어느 정도 학문적인 깊이와 넓이가 다 갖춰진 사람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학사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 자신에 대한 발전과 연구소의 비전에 적합한 인물이 되자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볼 수 있죠.

 


  숭실대에 대한 첫인상은 긍정적이었어요. 대학의 정문은 보통‘문’의 형태를 어떤 식으로든 갖추고 있잖아요. 그런데 숭실대 정문에는 문패나 특별한 표식도 없죠. 제한 없이 탁 트여져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사립대학임에도 폐쇄적이라는 느낌보다는 개방적이고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평생교육학과는 학사부터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요. 석사과정도 전체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죠. 그리고 학술대회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요. 교수님들 개개인의 역량이 워낙 뛰어나셔서 여러 가지 학회에 참여하고 계시거든요. 대학원생들까지 덤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더라고요. 학술적으로도 깊이가 있는 학과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강의보다는 토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에요. 학구적으로 지원도 충분하고,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얻어갈 수 있는 점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원에선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보다도 더 학술적인 것들을 공부할 수 있어요. 하나의 연구 주제를 가지고 그와 관련된 학문들을 다 흡수해, 그에 따른 자신의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거기에 따른 수정과 평가도 할 수 있어야 하죠.


  대학원에서의 이러한 배움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희 연구소에서도 새로운 연구원을 뽑기 위해서 면접을 진행하잖아요. 그런데 이때 스펙보다도 그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전문성, 경험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요.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건 경험이 있는 거지, 자격증을 많이 가진 걸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 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실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험을 쌓아 가다 보면 길이 열리죠.


  앞으로 대학원 생활을 충실히 하고 싶어요. 학점을 잘 받기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학기 목표하고 있는 것을 성취했으면 해요. 예를 들어 세 시간 수업 중에 두 시간은 영어를 알아듣겠다든지, 과제는 제 시간에 내겠다든지, 그런 목표들을 세워 실천하고 싶어요. 연구소 생활도 열심히 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기주도 학습능력 연구원이 됐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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