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2002년 6월 29일,‘2002 한일 월드컵’경기 중, 터키와 대한민국의 3·4위 결정전에서 관중석을 수놓은 그 문장을 기억한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며, 그 꿈들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을까?


2009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아바타>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이후,‘아바타’란 이른바‘나의 분신’이라는 의미의, 가상 세계에서 사용자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며 활동하는 캐릭터를 이르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내 뜻대로 움직이는 사람. 참으로 유혹적인 상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인간을 조종하는 일은 단지 가상세계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임베디드’란 사전적으로‘(단단히) 박다, 끼워 넣다’라는 뜻이다. 컴퓨터 분야의‘임베디드 시스템’이란 특정 작업에 적합한 하드웨어 및 기계 부품을 내부에 장착하고, 사용자의 뜻대로 작성된 소프트웨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특수 목적의 컴퓨터 시스템이다. 최근의 경향은 고성능 마이크로 컨트롤러 또는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로 구성된 메인 프로세서 코어를 내장하거나, 기존의 범용 컴퓨터에 특수 목적에 맞춰 끼워 넣기에 알맞도록 감량시킨 마이크로 커널 프로그램을 실행시킴으로써 작업을 제어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임베디드 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경제적인 크기를 가지며 개발 난이도가낮고 개발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는 특징을 가진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이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대표적인 임베디드 시스템으로는 이미 2011년 10월에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선 스마트 폰 외에도 스마트 TV, 인터넷 냉장고, eBook, 자동차 엔진 제어, 산업용 로봇, 생명 유지 장치, 각종 게임기 등이 있다. 이처럼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부분에서 우리 삶으로부터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된똑똑한 기기들…. 이제 이들 임베디드 시스템은 인류 역사상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를 도출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개인의 손에 들려진 아주 작고 똑똑한 임베디드 시스템들을 이용함으로써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새로운 인맥을 구축하여, 이들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한다. 군중 속에서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작은 행동에 반응하는 대중들을 바라보며 자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 중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SNS를 통한 거짓된 말 한마디가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그 사건들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인간에 의한 인간 조종의 꿈…… 결국, 우리는 인간의 신체 내부에 메인 프로세서 코어를 내장시키는 형태가 아니라 외장 형태의, 그러나 분리하기 힘든 특정 목적의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그 꿈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편리함을 위한 똑똑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삶 속에 지나치게 깊숙이 침투하도록 허락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조종할 수 있는 새로운 거대 시스템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이 순간, 스마트한 임베디드 시스템 사용자의 더욱 스마트한 자발적 판단과 사고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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