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와인’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그냥 술 아닌가요?”, “과실주요.”, “포도로 만든 발효주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날에 먹는 고급술이요.”, “마시기 복잡한 술입니다.” 등 다양한 의견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온다. 학생들의 답변에서 보듯이 와인은 단순한 술이지만 어렵게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이 시간 이후로 와인에 대한 모든 형식과 절차의 복잡성을 무시하라고 말하고 싶다. 와인은 편안하고 즐겁게 마시는 것으로 와인을 마시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와인에 대한 유희적 표현으로 와인에 대한 정의를 와인(臥人)이라고 한다.

  즉, 와인에 담긴 역사적 문화를 살펴보면 고대 그리스나 로마 벽화에 누워서 편안하게 와인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서구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와인은 역사 속에서도 형식과 방법을 강조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즐기는 문화를 중요시했다.

  와인의 복잡성을 버리라는 말의 근거로 두 명의 인물을 거론하고 싶다.

  먼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 연설은 남녀노소,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잘 사는 자와 못 사는 자 등 모두에게 공감의 말을 간결하고 쉽게 전달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로 오프라 윈프리다. 오프라 윈프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인물 1위(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선정)로 4번 이상 선정되었다. 윈프리의 토크쇼 진행은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 여기에는 윈프리만의 아름다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토크쇼에 초대된 출연자들의 말을 잘 들어 주는 ‘듣는 지혜’를 가진 것이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와인을 간결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지혜를 가진다면, 와인이 대화의 술로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와인 마시는 법도 따로 없고 그저 편안하고 즐겁게 마시라는데, 왜 사람들은 굳이 와인 잔에 마시는 건가요?

  와인 잔을 가지고 와인을 마실 때 와인 잔의 다리를 잡고 마셔야 하는 건가요?

  여러분은 와인의 형식을 버리고 간결하게 접근하라는 말에 위 질문들이 궁금할 것이다.

  먼저 와인은 시대와 사회적 환경이 변하면서 상업적으로 발전했다.

  결국 와인 잔의 등장은 와인과 결부된 상업적 결과물이다. 와인 잔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은 와인 잔에 와인을 마셔야 되는 이유를 나름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와인의 종류에 따라 다른 와인 잔에 마셔야 되는 이유로 우리가 생물시간에 배웠던 혀의 맛지도를 강조한다. 혀에 닿는 부위별로 쓴맛, 신맛, 짠맛, 단맛 등이 다르게 분포되어 있어서, 크기와 모양이 다른 와인 잔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다양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혀의 맛지도의 해석은 틀렸다. 혀의 부위별로 맛이 다르게 분포된 것이 아니라 혀에는 모든 맛이 존재하기 때문에 와인 잔 제조업체들의 주장은 과학을 가장한 상업적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와인 잔을 고집하지 않고 머그컵이든 유리컵에 상관없이 마셔도 된다는 말이다. 그럼 와인 잔에 와인을 마실 때 다리를 꼭 잡아야 하는가? 이에 대한 이유를 사람들은 와인 잔에 손의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와인 잔을 잡아야 된다고 말한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생각해 보라. 와인 잔을 잡은 손의 열이 그 짧은 순간에 와인 맛에 영향을 줄 정도로 높은 온도인가? 거꾸로 와인 잔에 손의 열이 전달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온도계를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항상 체크하는지 물어 보라. 와인 잔의 다리를 잡든 볼을 잡든 와인 마시는 데 문제되지 않는다. 여러분은 서양인들이 와인파티를 할 때 와인 잔을 든 모습을 유심히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오히려 볼을 편안하게 잡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와인 전문가들이 테이스팅(Tasting)을 할 때는 와인을 시음하는 요령의 하나로 다리를 잡고 평가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 이상의 어떤 의미도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일상생활에 와인 마시는(Drinking) 일들은 형식과 방법이 없이 편안하게 즐기면 된다. 와인과 음식에 대한 조화를 물어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 역시 중요하지 않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책의 내용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점에 이끌려 사랑했지만, 나중에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강조하다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된다. 와인과 음식도 마찬가지다. 화성에서 온 음식, 금성에서 온 와인으로 서로 다른 것을 억지로 맞추고자 하는 것은 와인에 결부된 또 다른 상업적 결과물이다.

  레드와인은 육류가 잘 어울리고 화이트 와인은 회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화이트 와인에 육류가 맛있다고 하고 레드와인에 회가 맛있다고 거꾸로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강요할 수 있겠는가?

  ≪와인, 소주처럼 마셔라≫ 라는 책 제목은 와인을 정말 소주처럼 편안하게 마시라는 말이다. 가끔 학생들 중에는 책 제목에 있는 것처럼 ‘와인, 소주처럼 마시면 안 된다.’라고 주제 발표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럼 나는 “지금, 나에게 도전하는 거야?”하고 우스갯 소리로 이야기한다. 와인에 대한 대중화에 대한 생각은 나나 학생들이나 같은 입장이다. 표현 방법이 다를 뿐이다. 와인은 주관적이며 개인의 다양한 성향을 인정할 수 있는 관대한 ‘신의 술’이다.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은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위대한 선물을 행복하게 즐길 권리가 있다. 이 선물 속에는 사랑, 꿈, 추억, 행복 등을 가져다 주는 행운을 가지고 있다.

  와인이라는 이 위대한 선물을 통해 지금의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내와 와인 한 잔에 아름다운 추억과 꿈을 만들며 행복한 가정을 이어가고 있어 무엇보다 즐겁다. 지금은 여러분과 <와인문화 이해>라는 수업으로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을 같이 공유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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