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은 야곱이 가장 사랑했던 라헬의 소생이었다. 라헬의 언니 레아의 소생이었던 형들을 제치고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철부지 소년 요셉은 열일곱 살 나이에 비극적 운명의 울돌목 아래로 휩쓸려 간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형들의 비리를 고발하던, 그저 밝게만 자란 요셉은 형들에게 붙잡혀 이집트의 노예시장으로 팔려가는 신세가 된다. 그는 이집트 노예시장에서 이집트 왕의 경호대장 보디발의 가정에 팔려 가정의 대소사를 섬기는 노예가 된다. 거기서 보디발 아내에게 집요한 동침 요구를 받지만 거절하다가 성폭행 미수범으로 몰려 국사범 감옥에 갇힌다. 어린 나이에 감내하기에는 매우 충격적이고 파국적인 불운과 역경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격렬한 추락과 파란의 순간마다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 하셨다. 국사범 감옥에서 쿠데타 음모로 투옥된 이집트 왕의 측근 신하들의 꿈을 해몽해 주다가 어느 순간 이집트 왕 파라오의 꿈을 해몽해 주는 자리에 나아가게 된다. 파리한 황소 일곱 마리와 살진 황소 일곱마리가 연이어 꿈에 나타나는 파라오의 꿈을 보고, 7년 풍년 후 7년 흉년이 올 것을 꿰뚫어 본 요셉은 파라오에게 이 사태를 종합적으로 대비하도록 충고한다. 이집트 왕은 야훼의 신으로 가득 찬 요셉을 서른 살의 나이에 이집트의 국무총리로 임명하고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이집트ㆍ시리아ㆍ가나안 일대에 엄청난 가뭄과 흉년이 들기 시작한다. 가나안 땅의 야곱 일족에게도 기근이 찾아왔고, 야곱의 아들들은 이집트의 흉년 대비 양곡을 사러 오기에 이르렀다. 요셉은 자신을 팔아넘긴 형들을 만났다. 13년 만의 해후였다. 요셉은 형들이 자신을 팔아넘긴 후 과연 죄책감을 느꼈는지, 또 자신의 친 동생 베냐민을 과연 친형제로 생각하는지를 테스트한다. 자신을 팔아넘기는 데 앞장섰던 이복형들의 진정한 회개를 확인한 요셉은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자신이 이집트의 총리가 된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요셉은 놀랍게도 이 모든 비극적 사건들 배후에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자손들을 살리시기 위하여 자신을 미리 이집트에 보냈다고 말함으로써 형들에 대한 모든 원한 맺힌 마음을 청산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선으로 악을 이긴 것이다. 요셉이 악을 선으로 이길 수 있었던 까닭은 마지막 반전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신원하심 때문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함께하신 비극적 사건들만 긍정적으로 재해석할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