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은 컸다. 지난 11일(수) 총선에서 많은 후보자와 정당은 소셜네트워크인‘SNS’를 사용하여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번 총선은 SNS의 영향으로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상대적으로 여당보다 야당이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19대 총선 투표율은 54.3%로, SNS가 보급되지 않았던 지난 17대 총선의 투표율인 60.6%보다 6.3%나 낮게 나타났다. 더불어 여당이 야당에 비해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했다. 총선과 SNS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고, SNS가 투표에 끼친 영향과 그것이 갖는 한계점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 소설가 이외수 트위터에 게재된 글들을 캡쳐한 자료다. 여러 후보들뿐만
아니라 저명인사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SNS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

  이번 19대 총선은 어느 때보다 투표 열기가 높아 사상 최대의 70%대 투표율이 가능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런 현상에는‘SNS’의 효과가 컸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과 유명 인사들이“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이렇게 하겠다.”는 식의 이색적인 공약들을‘SNS'’를 통해 걸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광화문 광장에서 후드티를 입고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약속했다. 또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추며 노래하겠다.”라고 유튜브에서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54.3%였다. 후보자들과 정당들 또한 SNS의 위력을 기대하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는 총선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SNS 상에서는 상대적으로 야당을 지지하는 쪽이 지배적이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새누리당이 패배자였다. 하지만 이런 예상 역시 완전히 빗나갔다. 총 의석 300석 중, 새누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총 152석을 차지했으며, 의석비율은 50.7%에 이르렀다. 민주통합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127석을 차지해, 42.3%의 의석 비율이 나왔다. 통합진보당은 총 13석으로 4.3%의 의석 비율을 차지했다. 새누리당 50.7%의 의석 비율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한 46.6%보다 높았다. 이로써 결국은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됐다.

 

SNS, 하는 사람만 한다.

  SNS 사용자 계층 자체는 소수자인 20대와 30대에 국한돼 있다. 50대 이상은 SNS를 거의 하지 않는다. 또한 사용자들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분포돼 있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SNS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정보사회학과 박창호 교수는“SNS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처럼 폭발력을 가지지 못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지역이 서
울에 국한돼 있었다. 그리고 20, 30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폭발력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지방에서 거주하는 중·장년층 인구의 표가 많았다. 따라
서 SNS가 그들의 직접적인 투표 행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SNS의 영향력이 미미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편 20대와 30대 중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정치외교학과 한정훈 교수는“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다. 선거기간중 SNS인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하는 사람의 수가 적었다. 단순히 팔로우하는 정도에 그치면 안 된다. 리트윗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참여를 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20대와 30대에게 SNS는 자신의 정치적인 색깔을 강화시키고 보여 주는 수단에 불과할 뿐, 그들에게 정치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한 교수는 “20대와 30대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같은 진보 세력은 받아들이지만, 새누리당이라는 보수 세력의 정보는 버린다. 이러한 성향을 지닌 계층이므로 굳이 SNS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진보 쪽에 한 표를 행사할 사람들이다. 때문에 사실상 SNS가 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 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분석했다.

 

SNS의 한계는 무엇이었나?

  또한 SNS 매체의 새로움이 이전보다는 덜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는“본래 SNS란 새로운 미디어. 즉‘새롭다’라는 의미로부터 시작했다. 이전에는 사람들에게‘새로운 것’이라는 의미가 강해 SNS가 큰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선관위가 SNS를 통한 선거 행위를 많이 용인했다. 또한 이제는 SNS가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온 것 같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박 교수는 이번 선거가 SNS보다는, 나꼼수와 같은 또 다른 미디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평가한다. SNS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행정학부 이윤식 교수는“우선 SNS를 보기 이전에, 언론 출구조사와 일반 동향조사 예측 또한 대부분 맞지 않았다. SNS도 마찬가지였다. SNS가 무슨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계적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지역마다 관심사와 이해관계는 각각 다르다. 예를 들면, 영등포나 구로구 같은 경우 노동자가 많다. 따라서 노동자 문제에 관한 SNS의 경우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노동자와 사업가가 동일한 비율로 섞여 있는 지역이 있다. 그곳에 노동자에 관한 SNS만을 보낼 경우에는 사업가들에게는 이것이 마치 스팸처럼 돼 버린다.”라고 말했다. 즉, SNS는 이를 받는 사람의 이슈와 관심사 그리고 이해관계에 부응하느냐에 관련돼 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SNS를 불특정 다수에게 돌렸다. 이 때문에 이것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따라서 올바른 반응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로써 SNS를 통한 총선 분석이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것은 뻔했다.

 

“SNS의 영향력 한정되지 않을 것”

  그러나 이런 분석이 SNS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강남을 투표함 문제’를 사람들이 SNS을 통해 가장 먼저 접한 것처럼, SNS의 정보 전달 속도가 최고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정보사회학과 배 영 교수는“사람들의 참여를 이끌고, 사람들의 인식의 변환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현실정치에 참여하는데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젊은층에서는 일종의 소통이 잘 이뤄졌다. 그러나 서울이 아닌 지방, 그리고 장년층이 SNS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있었다. 이렇듯 이번 선거에서는 SNS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에서 SNS을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그 영향력은 실로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배 교수는“이번 선거는 각 지역의 이해관계가 담긴 지역적인 이슈로 논란이 됐다. 하지만 대선은 전국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지역적인 이해관계와 영향력이 한쪽으로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외교학과 한정훈 교수는 SNS=SOCIAL NETWORK라는‘가상의 공
간’에서 사람들의 참여자 수를 늘리고, 그 자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정치적으로 SNS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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