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가치와 리더십>강의를 기획한 김선욱 베어드학부대학장

 뉴스에서나 접하던 사회 명사들을 매주 한 명씩 만난다. 사회 문제 현장에 직접 나가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내기도 한다. 이는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학기부터 새로 개설된 <공공 가치와 리더십> 과목에 대한 얘기다. 이런 형식의 강의는 본교는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최초다. 본지는 이 특별한 강의를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다. 오는 10일(월)부터 시작되는 강의에 앞서 이번 강의를 기획한 김선욱 베어드학부대학장과 강의를 담당하는 양세진 교수(이하 양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공가치와 리더십>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한다.
 김: 공공가치와 리더십에 걸맞는 명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학생들이 공공가치 리더십을 현장에서 직접 실천하는 수업이다. ‘리더십’하면 보통 민간영역의 리더십을 생각하고 기업체의 CEO를 떠올린다. 그러나 공공가치와 리더십은 공공영역(public secter) 에서의 리더십을 발휘한 명사들을 초청한다. CEO가 아니라 시민사회운동가나 정치가가 강의를 하고, 학생들이 그들을 통해 작게는 시민 사회의 리더에서 더 나아가서는 국제사회의 주역으로서 어떻게 활약할 수 있는지 답을 얻는다. 강연자로는 △한국글로벌사 회봉사연구소 박종삼 소장(전 월드비 전 회장) △민주통합당 이학영 국회의원(전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전 이화 리더십개발원 원장) △서울대학교 윤영관 외교학과 교수(전 외교통상부 장 관) 등이 나서며, 공공성, 행복, 성 평등, 인권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강의는 본교에서 처음인데,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 지난 학기에 베어드학부대학 학장이 되고 교과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학생들의 롤모델을 학교로 초청해 수업시간에 강연을 들을 수 없을까?’하고 고민했다. 본교에는 사실상 이제까지 리더십 관련 교과목이 존재하지 않았다. <섬김의 리더십>이라는 교과목이 있지만 봉사활동 을 독려하는 것으로, 리더십보다는 ‘섬김’에 방점이 찍혀 있다.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과목의 필요성이 이 과목을 개설한 이유다.

명사들을 초청하는 과정이 어려웠 을 것 같다. 어떻게 컨택했나?
 김: 명사들의 컨택은 전적으로 양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초청된 명사들 모두가 양 교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사실 나는 책임자의 역할만 하고 양 박사는 실제 강의 운영을 한다. 양 박사는 본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사회 운동에 뛰어들어 참여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다양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사람이다. 양 교수는 시민사회 운동에서 영향력이 굉장한데, 명사 초청은 그와의 관계로 가능했다. 사실은 제일 첫 번째로 초청하고자 했던 사람이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2000년 양 교수와 함께 참여연대에서 낙선운동을 하면서 총 지휘자와 총무로 깊은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90일 전에는 공식적 활동이 모두 선거운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올 수 없었다. 내년엔 기대해 봐도 좋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김: 매주 월요일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씩 수업한다. 그 중 전반 75분은 강연자의 강의와 학생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된다. 수업의 후반 75분은 양 교수의 리더십 철학 강의로 이어진다.

p/f 과목이 아닌 상대평가 과목인 데 학생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양: 출결과 온라인 토론, 과제 등(20%), 기말고사(40%), 팀별 발표(40%)로 평가가 이뤄진다. 기말고사는 공공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철학 강의를 토대로 시험을 본다. 팀별 발표는 공공가치와 사회이슈에 어울리는 현장에 가서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고 여론화하는 퍼포먼스를 한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올려야 한다. 영상의 조회 수가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동영상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클릭할 수 있도록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친구나 친척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조회수를 높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리더의 역량으로 평가에 반영된다. 공공가치와 리더십을 현장 에서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이론과 실천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수업이 될 것 이다.
 처음 인원이 100명이었는데 오리엔테이션 후 인원이 빠져 현재 57명의 학생이 남았다. 수업이나 과제에 대한 부담을 알고도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학생들이 굉장히 활동적이고 재밌는 결과를 만들 것을 기대한다.

다음 학기에도 개설되는가?
 김: 물론이다. 내년에는 민간영역의 리더십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공공영역에서 5명, 민간영역에서 5명의 명사를 초청하면 매주 각 영역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강의 신청을 놓쳐서 아쉬워하는 학생이 많을 것 같다. 신청을 놓친 사람 도 명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나?  
 김:학생들이 강연을 들으러와주기만 한다면 환영이다. 홍보를 열심히 한다고 하고는 있는데(웃음). 애초에 좌석에 여유가 있는 큰 강의실로 준비했다.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명사의 특강만큼은 많은 학생이 와서 들었으면 좋겠다. 청강을 하는 경우 따로 추가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된다. 놓치기 아까운 강연이니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한다.

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 개인의 이익과 욕망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은 아름다울 수 없다.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공공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공공영역이 무엇인지, 그 안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공공영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학생들이 자기만의 무대와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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