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필요하는 가치에 부합한 인재가 되어라.”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인류에게 누리게 해주는 것, 이것이 내 신념이에요. 여 러분도 이 자리에서 그런 신념 하나씩 은 생각해 갔으면 합니다.”
 지난 10일(월), 베어드학부가 처음 개설한 <공공가치와 리더십> 첫 강좌 에 전 월드비전회장 박종삼 회장이 초 청됐다. 사회 각 계에 진출한 유명 인 사를 초청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 과 사회 진출에 필요한 조언을 직접 들 을 수 있는 이색적인 강좌의 첫 주인공 이다.
 수강생들은 벤처관 309호 강의실을 가득 채우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강 의 개설을 추진한 김선욱 베어드학부 대학장이 강좌에 대해 짧은 소개를 마 치자, 반 백발에 금테 안경을 쓴 노신 사가 강단에 올랐다. 그는 자신을‘박 종삼 전 월드비전 회장’이라고 간단히 소개한 후 지체 없이 강의를 시작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나 유머는 없었다. 하지만 75분 동안 학생들은 지루해하 는 기색이 없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 는 박 회장의 입담 덕분이었다.“진정 한 리더는 어느 곳에 소속돼 있든지 자 신만이 가지는 신념을 지니는 것이 중 요해요.”그가 월드비전 회장을 역임 할 당시, 수도권 명문 대학을 졸업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젊은 이 가 많았지만, 정작 스스로의 뚜렷한 신 념이 없다 보니 허송 세월을 보내는 사 람들이 많았단다. 또한 그는‘기독교 적 가치를 지닌 지성인’을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닐 수 있지만, 사람을 도우 려는 기독교의 봉사 정신은 어떤 가치 보다도 앞선 가치다.
 박 회장은 치의학·신학·사회복지 학·사회산업학의 박사학위를 받았으 며, 교수·치과 의사·목사라는 세 개 의 직업을 동시에 갖고 있다. 작년 11 월까지 월드비전 회장을 역임했고 현 재는 한국글로벌사회봉사연구소 소장 으로 근무하고 있다. 75분 강연 후 본 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지친 기색 이 없었다. 박 회장은“이번 강좌를 통 해 학생들이 자기 만족과 동시에 사회 에서 인정받고, 어떤 분야를 전공하든 지 전공에 맞게 사회에 헌신해 보람 있 는 인생을 살았으면 합니다.”라며 다 시한번,‘봉사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봉사의 정신을 강조하 는 이유는 어릴 적 영향이 컸다. 박 회 장은 이북에서 태어나 아동기·청소 년기를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거 치며 성장했다.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절박한 시절,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 리를 갖지 못한 아이들을 봤다. 그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그는 가진 것 없이 공부를 시작해 서울대 치의예과에 입 학했다. 그 시절 난민들을 위한 의료봉 사를 했다. 그러던 중 결핵에 걸리기도 했다. 투병중 치과의사로서는 많은 사 람을 도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 학과 사회복지를 다시 공부했다. 박사 과정 후, 조그만 교회에서 교육자선사 업을 시작했다. 작은 자선사업이 나중 에는 성남시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크게 확장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신념과 이를 실천하는 책임감. 이것 만 있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명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공공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학생들 이 대학에서 배웠던 전공 이론이 사회 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 갔으면 좋 겠어요. 대학생 모두가 사회인이라는 미래에 멀지 않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수업이 사회의 열쇠가 되는 방향을 제시했으면 합니다.”덧붙여 그는 베 어드학부에도 당부의 말을 했다.“단 순히 학생들이 소극적으로 듣는 입장 이 아니라 주도권을 가지고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명사를 직접 요청하고 베 어드학부도 많은 학생이 관심 있는 분 야의 명사를 초청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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