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제 키는 165cm에 체중이 45kg이어서 주위에서는 말랐다고 하 는데도 저는 더 살을 빼고 싶어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도 제 몸이 가 끔 뚱뚱해 보여서 그게 싫어요. 진짜 문제는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면 살이 찔까봐 남몰래 토해 내고 설사 약을 먹어요. 그런 제 모습을 남 들이 볼까 걱정되서 대인관계도 자꾸 피하게 되고, 살 빼는 생각 때문 에 수업도 집중이 안 되고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3:30am에 숭실이 올림

 

A. 고민 잘 들었습니다. 말랐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더 살을 빼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고 계셨군요.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 서 음식을 섭취하고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구토를 하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어떻게 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많이 되셨겠네요. 체중증 가에 대한 두려움이나 마른 몸매에 대한 강한 욕구, 다이어트에 대한 과도 한 집착, 굶거나 하제(설사제· 구토·이뇨제) 등을 먹는 부적절한 체중 조 절 행위 등의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비정상적 집착을 보이는 질환을‘섭식 장애(Eating disorder)’라고 합니다.

섭식 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만 돌리기는 어렵고, 날씬함을 강조하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걸릴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씀드 릴 수 있어요. 체중이나 체형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경향성, 자신감 부족이 나 완벽주의적 성향, 심리적 허기를 음식을 통해 채우려는 행동, 자신의 신 체에 대한 왜곡된 생각, 혹은 낮은 자존감이나 어린 시절 경험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날씬함을 강조하는 사회 현 상으로 인해 섭식 장애 환자가 늘고 있고, 심지어 여대생의 40%가 폭식증 (한 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른 데도 먹는 것을 멈출 수 없으며,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할 것인지 조절할 수 없는 상태)의 증상을 보인다는 통계가 있는 것을 보면, 사회적인 분위기가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복의 첫 걸음
 회복의 첫 걸음은 자신이 섭식 장애를 앓고 있다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보통 통찰(insight)라고 하는데요, 내가 섭식 장애를 앓고 있 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치료에 참석하거나 치료에 대한 동기를 갖지 못합 니다. 그리고 다른 장애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 전문가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며, 상담을 통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음식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 다가 폭식 했을 때‘나는 끝났어’라고 하며 폭식을 계속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자신의 생각이나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꾸준하게 식사일지를 쓰면서 자신의 식생활, 감정 상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폭식을 하고 재발이 잦아지면, 재발 역시 회복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생각해야 회복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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