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김대근 총장이 취임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숭실다움’을 컨셉으로 한 광고들을 제작해 왔다. 숭실다움이 등장한 첫 해인 2009년에는 김 총장의 화보에 숭실다움을 설명하는 광고와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 여 주고 있는 동문들의 숭실다움 이야기 시리즈 광고를 만들었다. 이어 2010년에도 같은 동문 시리즈의 광고를 선보였다. 2011년 광고는 금융학부 특성화 장학금이나 7+1 프로그램 등 현재 학교가 갖고 있는 장점을 전면으로 내세워 숭실다움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2012년은‘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속담과 숭실다움을 연관 지어 광고를 제작했다. 학교 광고가 본교를 외부에 알리는 중요한 도구인만큼, 본보는 지난 4년간의 광고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알아 보고자 했다. 이에 광고 전문인 세 명을 만나 구체적인 평가를 들어봤다.

 

 

▲ 이노션 광고 2본부 김성현 국장

“숭실다움은 가져가되, 의미를 더 명확히”

숭실다움이 광고 콘셉트로 어떤가?
 숭실대도 하나의 대학 브랜드다. 보통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 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일관성’이다. 이러한 브랜드 관리 관점에서 바라봤 을 때, 숭실대 광고는 숭실다움을 일관 성 있게 제시해 왔다. 그 부분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숭실다움의 의미가 너무 넓은 게 흠이다. 2009년 첫 번째 광고에서 총장이 숭실다움은‘최초로서의 자부 심이고 최고를 향한 자신감’이라고 정 의했지만, 그 뒤에 나오는 광고들의 숭 실다움은 학교의 슬로건인‘진리와 봉 사를 세계로’에더가깝더라. 학교 슬로 건 자체도 너무 폭이 넓은 개념이라 숭 실다움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게 해석 된다. 오히려 처음에 총장이 내세운 숭 실다움의 의미보다 날이 서지 않아 무 딘 의미가 돼 버렸다. 재학생이나 교직 원 등과 같은 내부 고객에게는 숭실다 움으로 하여금 자부심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나와 같은 외부 고객이 봤을때 는숭실다움이 와닿지 않는다.

2009년과 2010년에 쓰인 동문 시 리즈 광고는 어떠한가?
동문들을 통해 숭실다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시도가 좋았다. 현업에서 좋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상을 받은 사람 등을 메인 비주얼로 내세우는 방 법은 다른 방식보다 더 설득력 있고 공 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인물들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광고가 더 설득력 있고 공감이 간다. 그런 면에서 외부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광고이고, 때문에 임팩 트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문구는 동문 들의 가족들이 좋아할 정도지, 외부 고 객이 혹할 만한 문구는 아니다. 카피 메시지 전달에 있어 조금 더 날이 서 있으면 좋겠다.

2012년 광고에도 숭실다움이 등장 하지만 이전 광고들과는 매우 다르다. 어떻게 평가하나?
2012년 광고는 예전 광고들보다 발전하지 못한 채 한 발 후퇴한 광고다. 인물이 메인 비주얼로 나왔던 전 광고 들과 달라 일관성 측면에서도 다소 뒤 떨어지고, 앞서 나온 광고들보다 더 추 상적이어서 딘번에 다가오지 않는다. 숭실다움을‘Rolling Stone’으로 표현 했는데, 사실 이러한 추상적인 표현 방 법은 내부 고객이나 외부 고객들의 공 감대를 얻기 힘들다. 현재 광고처럼 추 상적인 비주얼을 통해 학교를 상징하 고 알리는 방법은 서울대에나 어울리 는 광고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광고를 만드 는 게 좋겠나?
일관성은 브랜드에 있어 중요하므 로 숭실다움은 계속해서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숭실다움의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총장님이 처음에 내세운‘최초와 최고 를 향한 자부심’으로 정의했으면 한 다. 또한 기존에 있던 동문 시리즈 광 고가 계속됐으면 하는데, 이를 명확한 의미의 숭실다움과 연결 지어 만들었 으면 좋겠다. 예컨대 봉사활동으로 숭 실다움을 말하는 학생이 있다면 카피 를 지금처럼‘봉사로 아름답습니다.’ 가 아니라‘숭실대는 최초로 OO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다른 학교보다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자 신감을 갖고 있습니다.’하고 연관된 카피를 쓰는 것이다.
광고 메시지가 손에 잡힐 듯 구체적 이고, 조금 더 적극적이게 된다면 분명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을 것이 라 생각한다.

 

▲ 대홍기획 어카운트솔루션 7팀 김의중 팀장

“멋이나 기교보다는 사실적인 메시지로”

숭실다움이 광고 콘셉트로 어떤가?
광고를 보면 숭실다움을 여러 개의 사례로 풀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숭실다움이 뭐냐고 물었을 때, 한 번에 답하기가 어렵다. 광고에 나온 것 그대 로라면 숭실다움은 이런 의미도, 저런 의미도 다 된다. 즉 장황하게 정의가 돼 있다. 한 마디로 숭실다움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숭실다움은 최초의 가치다.’이런 식으로.

전반적인 본교 광고의 장·단점은?
일단 기본적으로 광고가 가야 할 방 향이 정해져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를 펼치는 방식이 잘못된 부분이 많지만, 초반에 총장이 정의한 숭실다움의 탄 생만으로도 반 이상은 해낸 거다. 이마 저도 없이 광고하는 대학들이 많다.
그러나 광고가 전반적으로 전형적 인 대학 광고 형식을 보여 주고 있어서 지루한 감이 있다. 임팩트도 전혀 없 다. 인물 위주로 광고가 꾸려지는데 광 고의 소재에 사람이 아닌 다른‘실체’ 가 있어야 한다. 실체라 하면 숭실대학 교만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2011년도 광고 시리즈 중 7+1이나 금 융학부 특성화 장학금과 같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실을 드러낼 필요 가 있다.‘어깨가 이만큼 넓어졌다’와 같이 본교의 혜택을 받았을 때 얻는 추 상적이고 궁극적인 반응이 카피로 들 어갈 게 아니라, 학교에서 제공한 혜택 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대학 광고는 혜택 중심인 게 좋다. 다른 멋이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

올해 광고를 평가하자면?
2012년 광고는 대학 광고에 전형적 으로 등장하는 동문·총장·학내 모 델이 나오지 않고 새로운 비주얼이 나 왔다. 그런데 색다른 비주얼을 썼다고 무조건 칭찬 받을 일은 아니다. 어떤 비주얼을 썼든 간에, 결국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이 광고에서는‘세상을 새 롭게 바꾸는 힘, 숭실다움’과‘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로 두 가지 카피가 나오는데, 이들 사이에 약간의 거리가 있는 듯하다. 숭실대가 굴러가 는 돌로 비유될 수는 있지만, 그게 세 상까지 바꾼다는 건 너무 멀리 나갔다. 그래서 메시지가 잘 와 닿지 않는다.

한겨레 1면 상단의 제호 광고나 중 앙일보 1면 하단의 돌출 광고는 어떻게 보나?
제호·돌출 광고는 사이즈가 작지만 사실 이는 문제가 아니다. 이 조그만 광고에도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그런 데 현재 숭실대의 제호·돌출 광고를 보면 학교 로고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숭실대가 알리고자 하는 게 로고가 아 니지 않느냐. 로고를 지금처럼 크게 노 출하기보다는 차라리 숭실대학교 이름 과 그 밑에 핵심 메시지인 숭실다움을 비슷한 크기로 넣는 게 좋겠다.‘진리 와 봉사를 세계로’슬로건도 굳이 들어 가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핵심 메시지는 한 가지인 게 좋다.

앞으로 어떻게 광고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 숭실다움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봤을 때 숭실대가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한국 최초의 근대 대학이라 는 사실이다.‘최초’라는 단어를 소비 자 언어에 맞게 만들어 광고를 하면 된 다. 예를 들어‘최초’대신‘앞서가려 는 노력이 숭실다움이다.’로 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게 광고의 콘셉트가 된다. 콘셉트는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끌고 가는 깃발이다. 반면 세부적인 이 야기들은 숭실대에 입학했을 때의 혜 택이 중심이 돼야 한다.‘우리는 금융 학부 특성화 장학금으로 또 한 번 앞서 간다.’이런 식으로 숭실다움 콘셉트 와 맞춰 광고가 표현되는 게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 마더 박광식 제작이사(전 대홍기획, HS애드 카피라이터)

“좀 더 임팩트 있게, 광고 매체는 더 다양하게”

숭실다움이란 콘셉트와 전반적인 광고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학교 이름을 붙여 단어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다움’을 붙일 수 있는 학교가 얼마 나 되겠냐. 숭실대는 서열에 있어선 뒤 쳐져 있을지 몰라도 근대 최초 학교라 는 점에 있어 가치가 높은 학교이기에 숭실다움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숭실다움 테마는 잘 잡았다.
전반적으로 숭실대 광고는 타대 광 고와 비교했을 때 못하지 않았다. 평균 이다. 그러나 숭실다움을 쉽게 설명하 는 데 그치고 있고, 임팩트가 다소 부 족하다. 예를 들어 숙명여자대의 예전 광고인‘울어라! 암탉아’카피처럼 시 선을 확 끄는 임팩트가 없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중 가장 좋은 광고는 무엇인가?
2011년도 광고가 가장 좋다. 물론 2011년 광고에서도 편차가 있긴 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전 광고보다 발전 했다. 2010년까지는 광고에서 동문 얘 기를 했다면, 2011년은 현재 학교의 실체를 보여 주고 있다. 오히려 이런 표현 방법이 이 학교를 오려는 학생들 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듯하다. 또 앞선 광고와 달리 레이아웃이 시원하고, 학 교 컬러인 파란색을 일관성 있게 유지 한 것도 좋다. 카피도 좋다. 예를 들어 ‘114년의 가치를 깨달았다.’는 카피는 숭실대가 114년이란 오랜 역사를 지 닌 학교라는 것이 한 번에 다가온다.

그렇다면 가장 최악의 광고는 무엇인가?
올해 광고를 뽑겠다. 이번 광고는 사실 뜬금없다. 대학 광고를 만들 때 자주 범하는 실수가 바로 이런 광고다. 메시지가 없이 겉멋만 중시한 광고 말 이다.‘굴러가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 는다.’는 카피는 진부하고, 이게 숭실 다움과 억지로 연결될지라도 일차적 인 아이디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올해 광고를 보면 광고 대행사의 고 민이 이해는 된다. 그동안 인물 중심으 로 광고를 해왔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 한 듯하다. 그러나 매년 새로울 필요는 없다. 대학 광고는 일반 기업 광고와 다르게 광고량이 적 기 때문에 노출 빈도도 적다. 그래서 굳이 일반 기업 광고처럼 항상 색다르게 바꿔야 할 필요는 없다.

한겨레 제호 광고나 중앙일보 돌출 광고는 어떻게 평가하나?
지루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차라 리 숭실대학교 로고만 있는 광고보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의 축소 그래픽판 광고가 크리에이티브 면에서 낫다.
기존에 있는 대학 광고의 틀을 깨고 톡톡 튀는 배치로 제호·돌출 광고를 제작한다면 좋을 것 같다. 사이즈는 작 아도 창의적인 요소를 담는다면, 충분 히 신문 구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본교 광고가 나아가야 할 길
숭실대가 갖고 있는 내재적 가치, 남 들이 잘 모르는 가치를 아낌없이 드러 내야 한다. 여러 분야에 다양한 동문들 이 많다거나, 어떤 평가에서 어떤 상을 받았다는 등. 그리고 좀 더 임팩트를 살려서 광고를 한다면 좋겠다.
또한 학교가 광고 집행 중에서 신문 광고를 가장 주요하게 본다고 했는데, 신문 광고에 의지하는 정도를 줄이면 어떨까. 인쇄 광고는 점점 더 영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적은 대 학 광고비로 TV 광고를 만들 수는 없 겠지만 SNS나 인터넷 광고 등 다양한 광고 집행 방식을 찾아보고, 신문 광고 에만 의존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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