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확보만이 아닌 합격 위한 특강도 절실



경상대 한 학생은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던 중 학교에서 운영하는 연구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과성적도 높았고 토익시험도 대비해둬 입실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실의 시설부족과 타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지원을 이유로 교내 연구실이 아닌 다른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학교는 고시와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법률연구실 △회계연구실 △인문연구실 △자연기술연구실 △행정/재경연구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실 모두 생활관 8층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 연구실은 단과대학 소속이었으나 3-4년 전 생활관 7-8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2개 층을 사용하던 것마저 7층을 여자기숙사로 사용하게 되면서 8층만을 연구실로 사용하고 있다. 생활관 2개 층을 사용하고 있을 당시에도 열악한 공간문제가 제기된 바 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한 층이 축소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진 실정이다.


현재 연구실은 각 지도교수와 연구실장을 두고 있으며 총 실원은 최대 약 36여명 정도다. 지도교수는 연구실의 총괄 관리를 담당하고 있고 연구실장은 실원들의 대표로서 지도교수와 소통하며 실무를 담당한다. 청소와 같은 연구실 관리는 실원들의 몫이다. 연구실을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없어 실원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연구실 담당직원들이 있어 각종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에 모 연구실장은 “타대학과 비교해 봤을 때 실원들이 연구실 청소까지 하는 곳은 우리학교 뿐인 것 같다”며 “공부하는 시간도 부족한데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적인 면의 지원에 있어서도 타대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고시에 합격한 선배들이 한 두차례 강의를 한 사례를 제외하면 연구실에서 특강이 이뤄진 경우는 드물다. 강의가 필요한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비싼 돈을 내며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법률연구실의 모 실원에 따르면 인터넷강의를 개인적으로 신청하면 35만원의 비싼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하지만 학교 기관명의로 신청을 할 경우 학생들은 1/3의 가격으로 강의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교내 연구실을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은 다양한 특강을 원하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해 타대학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에 모 실원은 “현재 서적 구입비로 대부분의 지원금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며 “책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실원들은 강의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많은 고시합격자를 배출하는 연세대의 경우 각 연구실마다 전과목 특강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학교 연구실에 대한 학교의 지원은 타대학에 비하면 소극적이다. 중앙대는 학교에서 강의자료들을 기관명의로 구입해 학생들이 보다 싼 가격으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와 한양대는 학생들이 공부만이 아닌 숙식까지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고시합격은 학생을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서 장려할 일이다. 그러려면 그만큼의 지원이 필요하다. 시설부족문제는 학내 고질적인 문제로 건물이 신축되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 어렵지만 재정적인 지원을 늘린다면 연구실 여건은 충분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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