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2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에서 4년 만의 경선 끝에 당선된‘With you’총학이 어느덧 임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는 29일(목)이면 현 총학의 공식적인 임기가 끝나게 된다. 임기가 10일 남짓 남은 지금, 이민형(컴퓨터·4) 총학생회장을 만나 지난 총학 활동들을 짚어 보는 대담을 가져 봤다.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탈퇴는 총학의 주요 공약이었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지난 4월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후 설문 결과를 왜 공개하지 않았나?
설문 결과는 조사 이후 바로 나왔으며, 전체 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때 공개했다.
그럼 결과를 대표들만 알 수 있지 않나? 일반 학생들한테는 왜 공개하지 않았나?
당시 설문조사의 목적이 한대련 탈퇴 안건 회의 때 자료로 보여 주려고 했기에 학생들에게 공개할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당시 전학대회를 취재했던 기자의 말에 따르면 총학이 한대련 탈퇴 안건에 대해 다소 편향적으로 설명했다더라. 한대련의 장점은 대 학생들이 연합해서 활동할 수 있다는 추상적 인 이야기였고, 단점으로는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며 회비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던 걸로 안다. 사안을 잘 모르는 학생이라면 한대련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것 같다.
스스로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설명했다고 생 각했는데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본보 설문조사에서 전학대회 참석자 들 대부분이 한대련 안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어떤 생각이 들던가?
안타까웠다. 사실 전학대회 안건은 이미 한 달 전에 결정이 됐었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단 과대학 학생회장들을 만나며 안건들을 미리 공 지했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대표자들이 몰랐 다고 답해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이번 확대운 영위원회는 개회되기 전에 학과 학생회장들에 게까지 직접 연락을 했었다.
총학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상시정원관리 제도(이하 상시정원제) 재검토였다. 주요 공약 에 넣을 만큼 문제로 인식했음에도 정작 공론 화를 시도한 것 같지는 않다.
잘 안 된 것 같다.
재검토는 이뤄졌나?
학교측과 올 초에 상시정원제로 인한 폐과를 발생시키지 않기로 하고, 평가 지표도 동종 학 과 평가 확대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후에 나온 개정안은 우리와 상의한 내용과 달랐다.
그럼 지금 개선안은 어떻게 보나?
정말로 문제가 있는 학과라면 조정이 필요하 겠지만, 우수한 학과에 지원해주는 방식이 더 좋지 않나 싶다.
우수 학과를 지원해 주는 방식은 이미 자체 평가도 있는데 굳이 같은 방법으로 할 필요가 있나?
글쎄. 어쨌든 정원을 건드리는 것보다 제재 든 포상이든 금전적인 걸로 하는 게 낫다고 생 각한다.
올 초 이후에 학교와 상시정원제에 대해 논 의한 적이 있었나?
없었다.
왜 안 했나?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계속해서 논의를 했을 텐데.
곧바로 전학대회 준비를 하느라 잊고 있었 다. 총학의 인원이 적은 탓에 업무 부담이 많아 재논의 과정이 미흡했던 것 같다.
지난 6월, 학교에서 호치민 산업대의 초청 으로 컨퍼런스에 갔었다. 그런데 당시 일부에 서는 베트남 컨퍼런스에 대해 참가 인원과 예 산이 불필요하게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컨퍼 런스와 상관없는 총학도 참석을 했는데, 총학 생회가 거긴 왜 갔으며, 이와 같은 비판을 듣지 못했나?
듣지 못했다. 학교가 준 자료에서는 참가 인 원에 대한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관계자만 간 줄 알았다. 베트남 컨퍼런스는 학교측이 의미 있는 행사 니 계속해서 가자고 설득해 간 거다. 대신 불필 요한 과정 없이 진행할 것이며, 이후 예결산 공 개를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예결산 공개를 하지 않았다.
사전 약속을 했는데도 공개하지 않았다면 요구할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요구했지만 못 받았고, 돌아오자마자 농촌 봉사활동을 준비해야 해서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관광 일정도 있었다. 문제가 될 만한 여지가 있는데, 문제 제기 시도는 왜 안 했나?
하루 먼저 입국해서 그 일정에 대해서는 몰랐다.
이번 총학은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기본에 충 실한 총학이 되겠다고 했는데, 정작 그 기본적 인 공약을 이행한 게 별로 없다. 어떻게 된 건가?
공약보다 학생회의 내부적인 개편에 신경 쓰 다 보니 그렇게 됐다. 예컨대 학생 회칙이 낡았 다거나 예산이 불투명한 것 등 학생들에게 피 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 그래서 이런 내 부적인 회칙 개정이나 감사에 신경을 쓰다 보 니 공약 이행이 늦어졌다.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 △유어슈 게시판 △총학 신문 △총학 홈페이지 △페이 스북을 제외하고 이용한 다른 게 있었나?
2학기초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도 만들었다. 컴퓨터학부 학생들과 함께 개발 한 앱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앱이 있다는 사실을 지금 알았다. 왜 홍보를 하지 않았나?
덜 완성돼서 홍보를 하지 못했다. 애초에 의 도했던 것은 앱과 총학생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연동해 공지사항 확인 및 설문조사를 할 수 있 게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기능이 아직 추가되 지 않았다.
이번 총학은 전 총학과 다르게 학생들과 소 통을 활발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학생들과 소통이 잘 됐다고 생각하나?
부족했다고 본다. 너무 온라인에 치중해 소 통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총학은 본보에 협조를 잘 해주지 않 았다. 의도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았던 때도 있 었고, 총학에서 논의된 일들을 제때 알려 주지 않기도 했다. 협조를 잘 안 했던 건 언론의 비 판을 피하기 위해 그랬던 건 아닌가?
글쎄. 일부러 피하거나 비협조적인 행동을 하진 않았다.
이번 학기초, 총학에서 블루큐브 대관료나 운동장 사용 신청 방법 등을 문제 삼았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 외에 베트남 컨퍼런스나 사이버대학 인수 등 학교 내 굵직한 이슈에는 침묵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들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베트남 컨퍼런스나 사이버대 인수 관련 사안 은 학교측에서 준 자료를 보고 우리가 판단했 을 때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따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학교측에서 주는 자료만으로 판단하는 것 뿐 아니라 자체 조사도 해야 하지 않나?
학교가 자료를 총학에게 그냥 주진 않는다. 우리도“요즘 이런 얘기가 들리던데 자료를 달라.”는 식으로 요구를 해야 제시한다. 정확한 자료를 알기 위해 무작정 본부에 들어가서 막 무가내로 수색할 수는 없지 않느냐.
교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SSU Forum’ 에 들어가 본 적 있나? 이곳에서는 학내 주요 한 사안에 대한 의혹이나 비판 글이 자주 올라 온다. 이를 모니터 한다면 총학으로서 학교에 요구할 게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 움직임 도 없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올해초에 모니터하다가 한동안 들어가지 않 았다. 요즘 들어 총장 선거 때문에 다시 모니터 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곳의 주 장이나 자료는 믿기 힘든 게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섣불리 그 소문만을 근거로 행동하기에 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총장 선거에서 학생 대표를 맡은만큼 총장 후보자들 개개인의 공약들을 다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어떤 기준으로 추천을 할 것인가?
교외 후보자들은 잘 모르겠으나, 교내 후보 들은 교수님이고 하다 보니 잘 알고 있다. 보면 재단 등에 대한 입장만 다를 뿐 공약이 대체로 비슷하고 두루뭉술하다.
후보들 공약이 비슷하다면 어떤 기준으로 총장 후보자를 추천할 것인가?
학생 대표로서 학생들에 대한 생각이나 소통 방법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
이제 곧 있으면 총장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 다. 총학은 지난해, 총장 선거가 학생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호 신문을 보면 알 수 있듯 587명의 학생들 중 71%가 선거 여부도 몰랐다고 답했다. 그렇 다면 복잡한 선출 방식도 알 리 만무하다. 이 런 기본적인 사항을 학생들에게 직접 알려 줬 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도 공약 자료집을 통해 홍보를 하고 싶었는데 자료집은 한 권만 있어 불가했다. 인터넷 홍보 방법도 교수협의 회에서 후보자들 개개인의 양해를 구하지 않는 한 자료를 줄 수 없다고 거절해 무산됐다. 오늘 (16일) 총 6명의 후보들이 최종 결정이 나는데, 이들을 만나 직접 자료를 요청해 인터넷에 게 시하겠다.
다음 총학이 해결하기를 바라는 이슈가 있다면?
이슈라기보다 앱을 기왕 만들어 놓았으니 다음 총학이 꼭 활용해 줬으면 한다.
스스로 평가하기에 임기중 어떤 부분이 잘 됐다고 생각하는가?
선거 과정을 감시하는 공정선거평가단과 총 학생회비 감사를 실시하는 감사특별위원회를 시행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기존 의 학생회칙에 있었지만 예전 총학들이 따르지 않았던 것들이다. 때문에 총학 신뢰에도 문제 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이번 총학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총학들도 시행할 수 있게 해주길 바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