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목),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야신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고양 원더스’김성근 감독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저녁 6시부터 두 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강연회 에는 김성근 감독의 인생 철학과 야구 경험담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다. 그런데 이번 강연회를 누구보다 뜻깊게 들었을 이들이 있다. 바로 본교 야구 동아리 ‘ONERS’학생들이다. 33년의 역사를 가진‘ONERS’는 그들이 속한 AUBL(대학 아마 야구리그)에서 올해 동아리 결성 이후 처음으로 결승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다음 주 AUBL 결승 시합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ONERS’학생들을 만나 강연회에 참여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성근 감독님이 강연 내내 한 이야기가‘포기하지 말라’는 말이에 요. 이 말처럼 감독님은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아요. 일반적인 경우 에는 선수들 실력이 안 되면 감독이 방출을 시키거나 포기를 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김성근 감독님은 그 선수가 하 고자 하는 의욕이 있고 자기를 믿고 따라오기만 해주면 끝까 지 끌고 가서 결과를 내줘요. 사실 프로감독이라는 건 팀이 랑 금전적 계약 관계잖아요. 못하는 선수는 버리면 되고, 잘 하는 선수는 돈으로 사서 자기 팀을 이끌어 가면 돼요. 그 런데 김성근 감독님은 팀을 가족같이 이끌어요. 선수들에 게 쓴소리도 하고 때론 토닥이기도 하면서, 정말 못하는 선 수도 끝까지 키워 줘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 가 는 마음가짐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제가 지금 야구 동아리 감 독을 맡고 있어서인지, 리더는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 다고 했던 말도 기억에 남아요. 사실 사람이라면 친분이나 이해관 계 등 사사로운 감정을 아예 배제하기가 힘들잖아요. 물론 저는 아무리 고참 선수라도 실력이 안 되면 중요한 자리에 배정하지 않지만요(웃음). 감독님이 강연중에 말했던‘절박하게 살라’는 이야기는 학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에요. 저는 사실 절박하게 살아오지 않아서 절박함이 뭔지 몰랐어요. 학점이나 대외활동이나 남들 하는 만큼만 하면서 대충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근데 막상 취업할 때가 되니까 지금까지 절박하지 않게 살아왔던 게 느껴져요. 후회와 반성도 들어요. 이 걸 읽고 계시는 후배님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저희 야구 동아리에도 관심을 가져 주세요. 오늘 강연회에 사람 꽉 차신 거 보셨잖아요. 학교에는 충분히 야구 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운동장 여건이 축구에 밀려 연습 공간도 부족하고, 최근 3년 동안 홈경기도 한 번 못해 봤어요. 저희 야구 동아리가 학교 대표로 대외 경기를 나가는만큼, 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
신민재 (정통전·4)

우리 야구팀은 프로팀이 아니어서 승리보다 즐거움이 먼저지만, 열정만 큼은 프로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아요. 야구의 즐거움은 승리와 연 관이 큰 것 같아요. 경기에서 이기면 야구를 하는 재미는 몇 배가 돼요. 그러다 보니 이기고 싶고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저는 이기는 야구를 하는 김성근 감독님을 존경 해요.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는 세밀하며 완벽해요. 이번 강 연회에서 감독님은 방법론적인 리더십보다 철학적인 리더 십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방법을 찾지 않을 뿐 안 되는 것은 없다.’김성근 감독님 은 젊은이들이 고비를 만났을 때 새로운 방법을 찾기 않고 포기를 한다며 안타까워했어요. 한때 유망주였던 김성근 감독 님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어요. 인생을 걸었던 목 표가 한순간에 엉망이 된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모 색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의 야구감독이 되겠 다는 결심을 했다고 해요. 평탄한 삶을 살아온 저는 큰 고비를 만나본 적이 없 어요. 과연 제 앞에 큰 고비가 나타난다면 제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 말이었어요. ‘어떤 일이든 치열하게 고민하고 발전시켜라.’김성근 감독님이 신문 배달을 할 시절 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르고 정확하 게 배달을 할까 고민했다고 해요. 신문 배달을 하면서도 그는 프로였어요. 위기가 오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라는 말 속에서도 그의 프로정신이 엿보였어요. 실제로 그는 아주 단순한 야구 동작을 가지고도 치열하게 고민해서 개선할 점을 찾 아 낸다고 해요. 뒤돌아 보면 저는 항상 적당히 살아왔던 것 같아요. 법학을 전공하면서도 전공에 대해 치밀하게 고민해본 적 이 없어요. 감독님의 프로정신을 보면서 반성을 했어요. 현재 우리 팀이 대학 동아리 야구대회에서 결승전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에요. 이번에 얻은 원동력으로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문승운(법학·3)

저는 우선 20년 동안 한화 팬이에요. 사실 한화가 SK랑 붙으면 항상 졌 었기 때문에 SK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님은 한화 팬 입장에서 보면 되게 미워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한화 한대화 감독님이 물러나 면서, 한화 팀을 김성근 감독님이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을 했어요.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재미없는 야구’, ‘시시한 야구’라고 보는데, 저처럼 야구를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이 봤을 때는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는‘이기는 야구’, ‘섬세한 야구’거든요. 야구 팬으로서 감독님이 야구에서는 원래 대단한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나 훌륭하 고 멋있는 인생 철학을 갖고 계실지 몰랐어요. 제가 감독님의 이야기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포기’를 하 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포기를 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쉽 지, 사실 되게 어려운 일이에요. 대학생 입장에서‘내일 중간고사 야? 포기하고기말고사잘보자.’,‘ 전공3개니까하나포기하고나 머지 두 개 잘 봐야지.’이런 식으로 입버릇처럼 포기라는 단어를 해왔 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포기를 절대 안 한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대단하게 느껴 졌어요. 마지막에‘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같이 가라’는 말도 우리 청춘들에게 굉장히 좋은 말이라 생각해 요. 사실 요즘 대학생들이 되게 조급해요. 취업 때문인지 정말 각박하게 자기 것만 챙기고 학교 끝나자마자 공무원 시험·자격 증 시험 학원으로 달려가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친구들이랑 동아리 활동하고 취미 활동하면서 청춘을 즐기는 것이 인 생을 크게 봤을 때는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이 야구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주위 친구들과 함께, 조금 느리 지만 멀리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이제 대학생활에 있어서 야구 경기가 딱 한 경기 남았어요. 경기가 끝나면 자동으 로 야구 동아리 YB회원 자격도 끝나는데 아련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해요. 그래도 이번 인터뷰로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 이 기념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백경훈 (행정·4)

김성근 감독님은 야구 분야의 장인인 것 같아요. 야구 팬 입장에서 감 독님이 이끄는 경기를 보면,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다는 걸 느껴요. 본인의 팀과 상대팀의 장단점과 특성에 대해 정말 잘 아세요. 김 성근 감독님이 강연 중에 선수들이 그들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고 말했잖아요. 저도 동아리 훈련을 할 때, 펑고(선수들의 수비 연습을 위해 코치들이 공을 쳐 주는 일)를 많이 치거든요. 감독님이 말했듯이 선수들이 한계가 있으면 그 한계를 벗어나도록 펑고를 쳐서, 선수들 스스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야 돼요. 근데 그러다 보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는 모습이 보여요. 그럼 또 저는 선수들이 다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끔 타협을 해요. 잡기 쉽게 공을 치는 거죠. 그런데 정말로 동아리 선수들을 위한다면 타협을 버려야 될 것 같아요. 감독님 말처럼 힘들더라도 선수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리더는 조직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시킬 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되게 기 억에 남아요.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나 사랑이 높아도 자신의 이익을 먼 저생각하잖아요.‘ 자기가살아야조직도산다.’라는마인드가아닌‘자기를희생해조직을살린다.’는마인드가정말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지금까지 약간 개인주의 쪽에 가깝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말로 표 현할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 찡한 무언가를 느낀 것 같아요. 이제 4학년이고 취직을 해서 회사라는 조직 안에 들어가야 하는 저에게많은생각을하게해주는말이에요.‘ 노력하는사람이재능이있다.’는말도좋게들었어요. 저는지금까지재능이선 천적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 말을 듣고 재능이 있는 사람은 그 뒤에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요. 저도 많은 노력을 통해서 남들 눈에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어요. 졸업을 앞두고, 야구 동아리 후배들에게 한 마 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게임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야구 자체를 즐기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다고요.
김재경 (법학·4)

김성근 감독님이 강연을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야구 동아리 팀원 들과 함께 참여하기로 했을 때 사실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살 아오면서 한 번도 리더였던 적이 없고, 리더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없어요. 강연회장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약력이 간단하 게 소개 됐을 뿐 목차도, 대본도 없었어요. 김성근 감독님은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십이 무엇인가 솔직하게 강연했어요. 딱딱할거라 생각했던 강연이 진실이 묻어나는 목소리와 특 유의 재치로 의외로 재미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말은‘누군가 지나갔던 길을 가지 말고 자신 만의 길을 개척 하라.’였어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 제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는 남들이 이미 지나 간 길, 조금 냉정하게 보면 대다수의 사람이 지나간 길을 따르며 살 아왔어요. 방송인을 꿈꾸고 있지만 저만의 길보다는 일반적인 방법으 로 이루려고 했어요. 김성근 감독님의 그 한 마디가 제 마음속에 깊이 파고 들었어요. 안주하며 살아왔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했어요. 강연은 중반으로 갈수록 야 구 이야기가 많아져서 재미있었어요. TV 중계로는 볼 수 없었던 사소한 사건들과 해설자들이 놓쳤던 부분들을 해석해 줬는데 흥미로웠어요. 그렇게 강연이 끝나갈 무렵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는 야구에 인생을 걸었고 머릿 속에는 24시간 야 구가 있어요. 야구를 뺀 김성근은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그가 야구에 기울여온 노력이 한마디 한마디 말에도 묻어났어요. 한 가지 일에 인생을 걸고 노력하는 김성근 감독을 보며 제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단순히 야구를 좋아해서 참여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잊었던 목표에 대해서 떠올릴 시간이 되서 좋았어요. 약속된 시간이 끝나자 아쉬운 듯 시계를 보며 한마디라도 더 가르침을 주고자 했던 모습, 약속된 강연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학생들의 질문에 성의를 다해 답변해 주었 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김연경(언론홍보·1)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