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학과에서 술자리가 있었어요.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게 임을 주도하던 모임의 대표가 벌칙으로 어떤 선배와 3분간 포옹을 시 켰어요. 저는 애인도 있고, 잘 모르는 선배라 낯설기도 하고, 다른 사 람들이 웃으면서 쳐다보는 시선도 불편하고, 그래서 하기 싫었는데 거 부하면 저 때문에 괜히 분위기가 어색해질까봐 표현도 못했어요. 3분 이 길게 느껴졌고 그 선배가 저를 꼭 껴안아서 기분이 이상했어요. 술 자리에서는 그런 일이 빈번하다고, 다들 그렇게 하니까 기분이 나빠도 참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구요. 선생님,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예 민한 걸까요?

 

A. 고민 잘 들었습니다. 성희롱이란 업무·고용·기타 관계에 있는 사람 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혐 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이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법 률에서는 정의하고 있어요. 성희롱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입장을 토대로 건전한 상 식을 가진 일반인의 관점에서 문제가 된 행위에 대하여‘나라면 어떻게 느 끼고 반응하였을지’를 기준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친구의 사례에서는 그 자리에 있는 불편감·힘듦·민망함 등의 친구가 느꼈을 주관적인 감정과 더불어, 일반인(주로 비슷한 나이 또래의 동성)의 관점에서 내가그상황에 있었다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함께 고려하여생 각해 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술자리니까, 다들 그러니까’하 는 것은 성희롱인지 아닌지 여부의 판단에 대한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어요. 만약 내가 피해 감정을 경험했을 때는 내가 느끼는 경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주저하지 말고 그 느낌을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상대의 행동에 대 한 책임을 요청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아무리 벌 칙이라하지만, 잘 모르는 선배와 3분간 포옹을 하는 것은 제게 민망하고 불 편해요.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도 부담스럽고. 그런 벌칙은 시키지 않으셨 으면 좋겠어요.”하고 얘기해 보면 좋았을 것 같아요. 성희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예방’에 있어요. 성 역할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사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성 평등한 의식을 갖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힘의 영향력에 대한 것을 인지하고 자신이 우위의 입장에서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점검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 학교 안에도 양성평등센터가 있으며(신학생회관 504호) 상 담 및 사건 신고·예방교육 및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건강한 캠퍼스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사항이나 요청 사항이 있을 시 방문하시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어요. 11월 30일까지 E-campus에서 온라인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하고 있 으니, 수강해 보시는 것도 성희롱을 예방할 수 있 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자세한 내용은 숭실대 홈페이지 교내 행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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