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3월에 취임한 제12대 김대근 총장이 오는 1월이면 4년간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간 김 총장은 △문경연수원 착공 △브랜드선도 및 특성화학과 신설 △베트남 IT센터 설립 및 MBA 프로 그램 운영 △사이버대 인수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김 총장을 지난달 30일(금) 총장실에서 만나 지난 4년을 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 봤다.

최근 총장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연임을 결심한 이 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윤배 총장 시절 가장 앞장 서 연임을 반대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번 13대 총장 연임에 뜻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인가?
 10여년 전인 어 총장 시절과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 반대했던 이유는 어 총장이 교내 투표 과정 없이 재단 에 바로 후보 등록을 했고, 이를 이사회가 승인해 총장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들 대부분이 이를 반대했다. 만약 민주적인 절차를 따랐다면 반대할 이유가 뭐가 있었겠는가. 지금은 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기 때문 에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연임에 뜻을 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지난 4년간 추진한 사업들을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에서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위해 매듭을 짓고 차기 총장에게 넘겨주고 싶었다. 물론 새로운 총장도 이를 해낼 수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 과 조직이 바뀌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임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 총장이 12대 총장 후보일 때 내세운 3대 전략 중 하 나가‘재정이 튼튼한 대학’이었다. 그런데 아직 본교는 재 정이 튼튼한 대학은 아닌 것 같다. 지난 4년간 재정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나?
 본교는 타대에 비해 재정 상황이 열악하다. 이런 상황에 서는 종잣돈을 모으는 게 우선이다. 돈 한 푼 없는 신혼부부 를 생각해 봐라. 돈을 벌면 일부는 저축하고 일부는 사용하 면서 후에는 그 저축금으로 집을 산다. 본교도 이같은 단계 에 있다.
 그동안 재정 확보를 위해 수입 재정의 구조를 다원화했 다. △비교과 과정 △어학교육원 △외국인 유학생 유치 △평 생교육원 △호스피탈리티 등과 앞으로 가시화될 추진 사업 을 통해 재정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다. 사이버대 인수도 재 정 확보를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사이버대는 앞으로 본교의 재정 및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베트남과 탄자니아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지경을 넓혀 가고 있고, 이를 통해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한다면, 정원외학생들이기에수 익을 창출할 수 있다. 사이버대 특성상 외국인 유학생들의 숙식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없으니 플러스 요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외에 앞으로 코이카와 베트남 정부의 지원 금으로 베트남 정부 관할 대학을 관리할 예정인데,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세계로 본교의 지명도를 높인다면 재정적 확 보는 분명해질 것이다.
 또 하나가 ‘문경 연수원’이다. 문경 연수원은 임야를 대지로 바꾸는 작업인데, 이는 상당히 투자 가치가 있는 작업이 다. 거기다 문경시에서 30억 원을 지원 받았기에 돈도 얼마 들이지 않았다. 이곳에 앞으로 교회나 연수원, 리조트 등이 들어서면 상당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경 연수원 말이 나와서 묻는다. 쌍용 건설과 수의계약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문경시에서 30억 원을 지원받은만큼 명품 연수원이 지어 지길 바랐다. 때문에 취약한 지방 건설사보다는 이름이 있는 건설사로 하길 바랐고, 마침 쌍용 건설이 본교가 견적을 낸 것보다 20% 가격 이하로 제시해 쌍용 건설로 수의계약을 했다. 더군다나 대기업들은 지방까지 잘 가려고 하지 않는 다. 항간에는 쌍용과 금전이 오갔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교수들 중에 그런 돈에 현혹될 만한 사 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본다.

지난해 정주영창업캠퍼스가 개원할 당시, 비판적으로 보는 구성원들이 일부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학내 구성원들이 학교 공간 부족 문제를 들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다음 학기부터는 정주영 창업 캠퍼스가 서울대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강의실과 연구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에서 취업 지원을 해줄 기대를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사안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공간이 부족하다고 단편적인 것만 얘기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이를 대신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현재 추진중인 현대중공업·KT 산학연센터다. 원래는 교육문화복지센터가 세워질 자리였으나, 법적으로 허가가 나지 않아 이로 대신하게 됐다. 앞으로 정주영창업캠 퍼스에서 얻지 못한 성과를 현대중공업·KT 산학연센터에 서 기대해 본다.

취임 이후 신설된 브랜드선도학과와 특성화학과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 으로 지원 상황이 열악한 학과들도 생기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브랜드학과와 특성화학과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 을‘선택과 집중’이라고 한다. 물론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 면 일부 부작용이나 실수가 생길 수 있다. 말한 대로 재정 지 원이 쏠리다 보니 다른 학과들이 받아야 할 몫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를 두려워해 추진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일도 이뤄 낼 수 없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학과를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학교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실제로 금융학부 가 신설된 이후로 본교가 인문사회계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도약했다. 금융학부가 인정을 받으니 다른 학과들도 뒤따라 오지 않는가.

지난해 1월, 교무위원급 교직원들과 교비로 다녀온 성지 순례는 큰 논란이 됐었다. 당시 논란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나?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오해해 알고 있는 듯하다. 성지순례 의도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처음 의도는 타 대학들과 차별될 수 있는 본교만의 방법과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 과 또 본교를 세운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생각으로 성지순례를 계획했다. 그리고 이를 하나의 홍보 방법으로 사용해각 교회들에게 기금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기금을 통해 앞으로 있을 성지순례의 예산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1차는 교직원들이 다녀왔지만, 앞으로는 학생들도 성지순례를 갈 수 있게 하려고 했다. 그 런데 내 의도와 다르게 언론에 보도가 되고, 학내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일어나니 답답한 생각이 들더라.

지난 2011년 2월 서초구 반포동에 총장 공관을 마련했다. 학교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는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총장에 취임하고 2년간은 분당 자택에서 자가용을 이용 해 출퇴근을 했다. 그런데 총장 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출퇴 근 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 총장의 직무가 우선인지 학교의 비용 절감이 우선인지를 고민했지만, 학교 업무에 지장이가 선 안 된다고 판단해 공관을 서울로 마련하기로 평의원회와 재단과 협의해 결정했다. 그렇다면 왜 학교 근처가 아닌 서 초구 반포동에 마련했느냐, 이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이다. 나는 총장이 되자마자 학교 앞에 있던 노점상들을 철거하려 했는데, 이 때문에 노점상 주인들의 반발이 크게 일었다. 당 시 이들은 학교는 물론 자택과 교회까지 와서 시위를 했다. 이 이유로 공관을 마련한다면 보안이 철저하고 학교와 거리 가 좀 있는 곳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관을 마련할 때 전세금만 학교 돈을 사용했으나, 그 외의 것들은 학교 돈 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노점상 철거는 2009년이었다. 공관을 마련한 시기인 2011년에는 위험이 따르는 문제가 없지 않나?
 지금도 종종 시위할 때가 있다. 또 노점상 문제 외에 다음 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보안이 잘돼 있는 곳 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은 잘 이뤄졌다고 보나? 소통이 잘 안 됐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을 충분히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 해명을 하자면, 4년 동안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그 토대를 마련하자는 생각만으로 달려왔다. 이를 위해 해외 사업이나 사이버대 인수, 문경 연수원등네트워크를 구축하 는 데 힘을 써 왔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통 부분에서 소홀해지지 않았나 싶다. 우선순위라는 게 있지 않나, 소통 은 2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약 연임을 한다면 소통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총장으로서 했던 일들 중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이버대 인수를 내세우고 싶다. 구성원들은 말이 많지만 나는 가장 만족한다. 사이버대는 제3자 기부에 의해 거의 빈 손으로 인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앞서 밝혔듯 사이버대 수익 창출은 기대해 볼 만하다. 앞으로 학내 구성원들이 지 혜와 역량을 모아 잘 이끌어 준다면 사이버대가 본교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다. 그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 사업에 거의 목숨을 걸고 추진을 해냈다.

차기 총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게 내부 구성원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다른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밖 에 없다. 역량을 결집한다는 게 쉽지 않다. 각 단과대학과 학 과마다 내는 목소리가 모두 다른데, 이를 하나로 끌어모아 어떻게 추진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쓰 나미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본교도 대학 입학생 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니 내실을 잘 다 져 놓아야 한다. 그 방안이 내부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와 재 정 기초를 잘 다지는 것이라고 본다. 차기 총장이 이를 해결 해야 하지 않겠나.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서 학내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달라.
 지난 4년간 학교 순위가 많이 상승했다. 앞으로도 학교 순위가 많이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들이 힘을 모으고, 뭐든지 긍정의 눈으로 사안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본교와 1969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32년 동 안 본교와 함께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항상 내가 학교를 위 해 할 일은 무엇이고, 학교가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 인지 고민하며 살았다. 마태복음 37장에 나오는 구절처럼 ‘내 마음을 다하고 내 힘을 다하고 내 뜻을 다해’학교에 헌 신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학내 구성원들이 이런 마음을갖 는다면 앞으로 숭실대는 더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자세를 갖췄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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